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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디펜스] ‘뉴 디펜스’ 시대 안보와 경제, 기술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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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디펜스] ‘뉴 디펜스’ 시대 안보와 경제, 기술의 융합

2020.06.22 15:00
 

과학기술은 역사적으로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군사력과 무기체계 발전의 핵심 동력이자 인류의 성장을 추동해온 가장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였다. 혁신적인 과학기술의 등장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고 특히 전쟁 수행을 위한 국방과학기술은 최근까지도 민간의 영역에까지 그 영향력을 발휘했다.

 

미국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달 30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건’을 쏘아 올렸다. 이는 미국의 첫 민간 우주선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미래 전장은 이와 같이 새로운 기술 발전과 기술간의 융합, 그리고 나아가 민군협력을 통해 우주와 사이버 영역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터, 사이버, 로봇, 5G(5세대) 이동통신 등 민군 겸용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경쟁의 승패는 결국 21세기 패권의 주인공을 결정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군사경쟁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국가 경제성장을 위한 하나의 축으로 국방과 경제의 교착점에서 패권의 우위를 결정짓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미래전을 대비하고 차기 경제성장 동력으로써 국방과학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방면에 걸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건 시대적 흐름에 비추어보아 당연한 수순이다. 


지금은 안보와 경제, 기술이 융합하는 이른바 ‘뉴디펜스(New Defense)’ 시대이다. 뉴디펜스 시대에 눈에 띄는 글로벌 변화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국방과학기술 발전에서 민간 특히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및 벤처투자자 등 새로운 행위자의 등장이다. 더이상 국방과학기술개발을 정부, 군 및 대기업만이 주도하는 시기의 한계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국방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민·관·군·산·학·연 협업의 중요성이 그만큼 더욱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과학기술은 정부와 군이 주도하기에는 너무나 광범위한 영역에서 촌각을 다투며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와 우주군이 최근 앞다퉈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이유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중국과의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기인한다. 스타트업의 신속하고 유연한 기술을 획득함으로써 우주와 사이버 영역을 포함한 다영역(multi domain)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혁신적인 무기체계를 개발하고자 함이다. 

 

그리고 미 행정부와 군의 이런 혁신적인 투자는 미국의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A&D) 분야에 대한 민간 벤처투자를 이끌고 있다. 미 국방부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만큼 안전한 투자처도 없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 상황에서 최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라는 민간기업이 이뤄낸 기술적 경제적 안보적 놀라운 성과는 스타트업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하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 위주로 내수시장만을 바라보고 있는 국내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 다음으로 감지되는 변화는 기술들 간의 융복합 추세이다. 글로벌 방산업체들이 변화하고 있는 시장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은 바로 융합에 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방산업체 탈레스는 2017년 보안용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업체 `젬알토`를 48억유로(약 6조1739억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당시 방산업체가 정보기술(IT)  업체를 인수한다는 사실에 "놀랍다"는 시장 반응이 대거 나왔다. 탈레스는 6개월 전에는 암호화 솔루션업체 보메트릭을 3억7500만유로(약 4823억원)에 인수하는 등 미래 전쟁의 핵심축인 사이버전 관련 역량을 꾸준히 키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탈레스뿐만이 아니다. 영국과 미국의 방산업체 BAE시스템스와 레이시언도 IT업체 인수를 통해 `방산전자`라는 융복합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감지되는 글로벌한 변화는 국방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플랫폼이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국내 국방과학기술에 관련된 전시회, 세미나 등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관심을 갖기 어려운 주제나 참가대상이 군인, 방산 관련 업체 종사자 등 전문가로 한정돼 있다.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 자체가 기술적으로나 운용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제도적으로 외부의 인풋(input) 자체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또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는 영역으로 인식된 것이 사실이다. 반면 최근 글로벌 방산전시회의 모습은 이런 기존의 장벽을 허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한 예로 매년 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행사는 일련의 영화, 인터랙티브, 음악 페스티벌, 컨퍼런스이다. 1987년에 시작해 매년 규모가 커져왔으며 평균 50여 개국 2만여 명의 음악관계자들과 2000개가 넘는 가수와 밴드가 참여하고 있다. 이 행사에 텍사스주 오스틴에 주둔한 미 육군 미래사령부가 참여해 별도 행사를 열고 일반인을 초청하는 모습은 더는 낯설지 않다. 미래사령부가 처음부터 이곳에 주둔하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올해 최초 행사가 취소되기 전까지 미 육군 미래사령부는 SXSW의 스타트업과 함께 국방과학기술 획득을 위한 행사를 준비했다. 단순히 군 또는 방산업체를 위한 행사가 아닌 일반인이 자연스럽게 참석하고 즐기고 배우는 기회를 마련해 민군 협력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오는 9월 16일부터 19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DX코리아 2020은 국내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을 바라보는 시각과 문제의식을 해소하고 방산전시회가 실질적인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다양한 방향과 목표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제 '뉴디펜스 시대'에 걸맞게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은 투자와 첨단기술의 융복합 및 정부와 재계, 군과 민,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간의 협력 생태계 구축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 원천이 가능한 미래형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런 변화는 한두개 기관의 노력으로 가능하지 않다. 기업, 스타트업 등 민간 중심의 우주항공 및 방위 산업 발전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공간을 만들고 이들 산업이 국제적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플랫폼이 활발히 성장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자리를 통해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국내외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위한 협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민·관·군·산·학·연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DX코리아 2020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함께 국가 차원에서 국방과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마련했다. 또 뉴스페이스 코리아 컨퍼런스와 같은 국제 행사와 함께 연계한 것도 이런 노력의 시작이다. 

 

한국의 안보환경과 유사한 이스라엘의 경우 방위산업 총생산액 대비 수출비중이 75~80%에 이른다. 이스라엘은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을 국가 5대 수출주력 산업 중 하나로 키웠다. 한국의 뛰어난 IT기술을 바탕으로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에서 경제적으로 성장 및 지속가능하면서도 안보와 같은 가치를 구현하는 새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모색할 시기다. 이번 DX코리아2020이 그런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한국의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이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경제에 새로운 활력과 신성장 동력이 되기를 희망한다. 

 

※필자소개

조동연 서경대 미래국방기술창업센터장(예비역 육군소령). 육군사관학교를 60기로 졸업하고 이라크 자이툰사단, 한미연합사령부, 외교부 정책기획관실, 육군본부 정책실에서 17년간 복무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행정학 석사를 마치고 예일대 월드펠로우, 메릴랜드대 컬리지파크 국제개발 및 분쟁관리센터 방문학자를 거쳤다. 한미동맹재단 자문위원과 DX코리아2020 추진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공저로 《빅피처(2017)》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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