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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교수, 中 파견 근무 중 받은 수억 정체 놓고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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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교수, 中 파견 근무 중 받은 수억 정체 놓고 '설왕설래'

2020.07.06 12:15
KAIST 제공
KAIST 제공

국내 과학기술특성화대의 한 교수가 중국과 공동으로 설립한 교육협력프로그램의 학장으로 재직하면서 중국으로부터 수억 원의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에서 드러나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교수는 본래 소속된 대학에서 파견을 나간 상태에서 학교로부터 급여는 물론 프로그램 참여에 따른 체제비까지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받은 돈이 대가성인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 돈이 중국의 ‘해외고급인재유치계획(일명 천인계획)’이나  ‘국가고급인재 특수지원계획(일명 만인 계획)’ 참여에 따른 대가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또 다른 일각에선 이 사안이 소관부처인 과기정통부가 아닌 '타 기관'에서 처음 인지된뒤 '혐(嫌)중국' 정서와 과학계에 대한 불신 정서 등에 기댄 산업기술 유출 사건으로 번지는 게 아닌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A 교수는 중국 정부로부터 수억 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현재 대전지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월 14일 A 교수에 대한 감사 뒤 처분요구서를 발송하고 A 교수를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A 교수 본인은 물론 주변 교수와 연구원, 학생들도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수는 KAIST와 중국 충칭 양강신구에 위치한 충칭이공대가 함께 개설한 국제교육협력프로그램의 공동 학장으로 재직해 왔다. 2015년 KAIST는 충칭이공대에 전자정보공학과와 컴퓨터과학기술공학과를 개설해 KAIST의 교육시스템과 커리큘럼을 적용한 학부 및 대학원 과정을 운영해 왔다. 이에 따라 KAIST 교수진 일부도 일정 기간 충칭이공대에 파견돼 학기 별로 4개월 남짓씩 연 8~9개월씩 머물며 강의를 하고 있다. 파견된 교수는 KAIST 본원에서 본래의 급여를 받고, 추가로 해당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현지 체류비를 받았다.


문제는 A 교수가 이와 별도의 돈 3억원을 중국으로부터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 돈의 정확한 출처와 명목은 현재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아직 조사 중인 상황으로 구체적인 말을 할 수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만 말했다.

 

KAIST는 이 사실을 미리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KAIST 관계자는 “교수가 국내에서 자문이나 사외이사, 심사 등을 하고 대가를 받을 경우 청탁금지법에 따라 학교에 신고를 하게 돼 있다”며 “반면 해외에서 받을 경우에는 아직 명확한 규정이 없어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알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인재계획 참여 의혹 "아직 밝혀지지 않아"


일각에서는 이 돈이 중국 정부에서 A 교수를 자국 내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유치한 뒤 준 급여나 연구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이 해외에 나간 자국 및 해외 과학기술자를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세운 천인계획이나, 이를 확대해 2012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만인계획 등 인재유치프로그램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받은 금액이 통상적인 중국 교수 급여보다 월등히 많은 점 등이 이유로 제시된다. 다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의혹에 불과하다.

 

만약 사실일 경우 두 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먼저 대학의 겸직 제한 규정을 어긴 것이 된다. KAIST 등 다수의 과학기술특성화대는 교수가 해외 대학에 겸직을 할 경우 해외 기관에서는 따로 보수를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제한된 기간(연간 3개월)만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해외 기관에서 보수를 받을 경우 그 기간에는 본래 소속된 대학에서는 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A 교수는 KAIST로부터 급여를 받고 프로그램으로부터 체류비까지 받은 상태이므로 추가로 받은 것은 규정 위반이 된다.

 

중국의 해외 인재유치프로그램으로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양쪽에서 활동하다 보니 실험 결과 발표 등을 통해 데이터가 중국에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이 같은 이유로 올해 초 나노기술 전문가 찰스 리버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기소하고 지난해에도 타오펑 캔자스대 교수가 중국과 미국 양쪽 대학에 적을 두고 연구비를 받았다는 이유로 기소하는 등 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천인계획 참여자를 기소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A 교수가 정말 기술을 유출했는지, 특별한 의도가 있는지 여부는 아직 조사 중이며 아직 명확한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다. A 교수는 연구 데이터 공유가 학회 등에서 이뤄진 만큼 통상적인 학술활동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ST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학내에서 개발된 기술은 모두 산업기술로 분류된다”며 “이렇게 개발된 내용을 통상적인 해외 학술활동 과정에서 발표한 경우 기술유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지만, 향후 이 같은 내용을 보다 정교하게 규정해 연구자가 연구 내용을 안심하고 발표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사건이 검찰을 통해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 먼저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우려를 제기했다. 조사가 진행 되는 과정에서 정황만 공개해도  최종적인 사실 관계와 상관없이 '산업기술 유출' '국부 유출'이라는 프레임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널리 펴져 있는 '반 중국' 정서와 KAIST와 같은 과학계 최고 집단의 비리에 대해 국민적 불신 더 크다는 점, 국부 유출에 대한 국민적 분노 등을 감안했을 때 메가톤급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계 관계자는 "국민의 혈세로 어렵게 확보한 기술의 무단 유출은 엄단해야하지만 반드시 충분한 근거를 확보한 뒤 이뤄져야 하고 억울한 사람 한 명이라도 나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 과학계 인사는 “기술유출 우려보다는, 겸직이나 국외로부터 급여나 연구비를 받을 때에 관한 규정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중국에서 돈을 받은 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비록 규정이 허술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도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는 “해외 활동 시 보수를 투명하게 관리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현재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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