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목재에서 항공유급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하정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목재 폐기물 ‘리그닌’을 활용해 석유 대체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리그닌은 목재나 풀 같은 식물체의 20~40%를 차지하는 성분이다. 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폐기물로 배출된다. 리그닌은 분해하면 오일로 바꿀 수 있는데 점성이 너무 높아 산업에서 활용하기 어려웠다. 리그닌 폐기물의 사용처는 저품질 보일러 연료 정도로 제한돼 왔다.
연구팀은 리그닌 오일의 점도를 낮추기 위해 ‘수첨 분해’를 활용했다. 수첨 분해는 수소를 첨가한 후 고온과 고압을 가해 연료로 쓰기 어렵던 기름을 분해하는 기술이다. 이를 거쳐 제조한 리그닌 오일을 기존 끈적한 리그닌 오일과 7대 3 비율로 혼합했다.
그 결과 기존 리그닌 오일보다 점도가 7분의 1정도로 낮은 산업용 오일을 생산해냈다. 이 점도는 식용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 오일을 다시 수첨 분해에 활용해 석유 대체 연료로 대량 생산가능하도록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종 연료는 항공유처럼 어는점이 낮으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아 바이오항공유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 책임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연료로 활용하기 어렵던 리그닌으로 항공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성과로 유엔(UN) 산하 국제항공기구(ICAO)가 2027년부터 시행하는 항공유 온실가스 감축 규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달 1일 국제학술지 ‘에너지 보존 및 경영’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