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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증에 효과 ‘덱사메타손’ 뜨자마자 공급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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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증에 효과 ‘덱사메타손’ 뜨자마자 공급부족

2020.06.23 16:00
저렴하며 널리 활용되는 염증치료제 덱사메타손이 영국 임상시험팀이 수행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학정보원 제공
저렴하며 널리 활용되는 염증치료제 덱사메타손이 영국 임상시험팀이 수행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학정보원 제공

항염증 스테로이드 약물 ‘덱사메타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 효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적인 수요 급증에 조기에 소진되고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증 환자의 치명률을 최대 3분의 1 낮출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공개되면서부터다. 

 

22일(현지시간) 사이언스 등 주요 과학 외신에 따르면 덱사메타손이 전세계적으로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환자 치료를 위한 덱사메타손 수급에 문제가 있다는 공식 보고는 없는 상황이다. 덱사메타손은 특허가 만료됐고 저렴하며 다른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분해 수급에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덱사메타손의 특성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스티븐 숀델마이어 미국 미네소타대 제약및경제연구소장은 “덱사메타손이 흔히 구할 수 있는 오래 된 약물로 여겨지지만 손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데이터를 제대로 보지 않고 너무 성급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공개된 뒤 사재기에 따른 약물 부족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걱정할 만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WHO 의약품 규제 담당자인 에머 쿡은 “사재기나 투기 조달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지만 글로벌 수급 불안정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덱사메타손의 주사 제제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주사 제제는 경구용 덱사메타손보다 선호도가 높고 생산하는 데 더 복잡하기 때문이다. 

 

가격이 저렴한 스테로이드 항염증제인 덱사메타손은 영국 연구진이 수행한 코로나19 환자 대상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중증 환자의 치명률을 최대 3분의 1 가량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내 코로나19 환자 및 정상인 1만1500명 이상이 참여한 임상시험 프로젝트인 ‘리커버리’ 프로젝트 연구 수행 결과다. 

 

이같은 임상 결과를 근거로 영국 보건당국은 이미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표준 치료제에 포함시켰으며 수출 제한을 발표했다. 전세계적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이와 관련 국내 중앙임상위원회는 덱사메타손에 대해 연구결과가 논문으로 출간돼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투여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덱사메타손 관련 영국의 임상시험 프로토콜에서는 경구용과 정맥 주사용 약물이 모두 활용됐다. 대부분 환자 사례에서 경구용와 주사용 투여 효과 차이는 미미했지만 증상이 가장 심각한 환자의 경우 약물 성분을 흡수해야 하는 위장관에 문제가 있어 약물의 혈중농도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아질 수 있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정맥 주사용 덱사메타손의 경우 영국의 대규모 임상시험 리커버리 프로젝트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공급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미국에서 특히 그렇다. 미국 FDA는 주사용 덱사메타손을 ‘부족한 약물’ 리스트에 올려놓기도 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의약품 유통업체 2곳은 주사용 덱사메타손 재고가 없어 이월 주문을 받아놓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맥 주사용 덱사메타손 대부분은 인도의 의약품제조회사인 ‘워크하트(Wockhardt)’와 카딜라헬스케어에서 생산된다. 워크하트는 현재 수출이 가능한 매우 제한적인 공급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앞으로 수요가 급증하면 대규모 제조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카딜라헬스케어는 생산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맥 주사용 덱사메타손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도 고민거리다. 경구용 덱사메타손은 상대적으로 제조가 쉽지만 정맥 주사용 덱사메타손은 멸균 상태에서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이 복잡하다. 멸균 상태에서 제조하지 않으면 다른 미생물 침입으로 인해 약물 효과가 떨어지거나 미생물에 의한 오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인도의 워크하트가 제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공급량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균 정맥 주사용 덱사메타손을 실제로 얼마나 더 생산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미국 FDA는 지난 2004년 덱사메타손의 품질 문제로 카딜라헬스케어의 약물을 폐기처분하기도 했다. 멸균 절차 불이행, 박테리아 검출 등 카딜라헬스케어의 제조 시설에 결함이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WHO 의약품 규제 담당자인 에머 쿡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맥 주사용 덱사메타손의 품질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며 “비축과 투기, 사재기가 이뤄지고 무분별한 생산시설 확대는 품질 불량 문제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이유로 덱사메타손의 효과가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고령의 심각한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적절하게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덜 심각한 코로나19 환자에 투여할 경우 심각한 수급 불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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