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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블랙홀인가 초대형 중성자별인가...중력파로 발견한 미지의 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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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블랙홀인가 초대형 중성자별인가...중력파로 발견한 미지의 천체

2020.06.29 06:00
왼쪽은 태양 질량의 23배인 블랙홀을 형상화했다. 이와 충돌한 짝별의 존재가 이번에 밝혀지지 않았다. 태양 질량의 2.6배로, 기존에 관측되던 중성자별보다 무겁고, 블랙홀보다는 가볍다.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무거운 중성자별이거나, 가장 가벼운 블랙홀일 것으로 추정된다. 중성자별일 경우 이 충돌 현상은 최초로 관측된 블랙홀-중성미자 쌍성의 충돌 병합 현상이 된다. 라이고 과학협력단 제공
왼쪽은 태양 질량의 23배인 블랙홀을 형상화했다. 이와 충돌한 짝별의 존재가 이번에 밝혀지지 않았다. 태양 질량의 2.6배로, 기존에 관측되던 중성자별보다 무겁고, 블랙홀보다는 가볍다.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무거운 중성자별이거나, 가장 가벼운 블랙홀일 것으로 추정된다. 중성자별일 경우 이 충돌 현상은 최초로 관측된 블랙홀-중성미자 쌍성의 충돌 병합 현상이 된다. 라이고 과학협력단 제공

질량이 큰 별은 수명을 다 하면 스스로 수축한 뒤 폭발해 중성자별이나 블랙홀 등 밀도가 매우 높은 천체가 된다. 이들 천체는 질량의 범위가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최근 기존에 관측된 범위를 벗어난 새로운 질량의 천체가 중력파를 통해 처음 발견됐다.

 

미국에 설치된 중력파 검출기를 이용해 중력파를 관측하는 과학 프로젝트인 ‘라이고’ 과학협력단과 유럽 이탈리아의 중력파 검출기를 이용하는 ‘버고’ 과학협력단은 지난해 8월 지상에서 관측된 중력파의 파형을 분석한 결과, 질량이 태양의 2.6배로, 기존에 관측된 적이 없는 새로운 질량대의 블랙홀 또는 중성자별이 발견됐다고 천체물리학저널 23일자에 발표했다.

 

중력파는 질량을 지닌 물체가 속도를 변화시키는 운동(가속도운동)을 할 때 발생해 빛의 속도로 우주에 퍼지는 시공간의 뒤틀림이다. 블랙홀 등 천체가 서로 충돌해 하나로 합쳐질 때 일부 질량이 중력파로 변해 퍼진다. 지상에서는 이 파장을 관측해 중력파를 만든 천체의 질량 등을 파악하는 연구를 한다.

 

라이고와 버고 연구팀은 지난해 8월 지상에서 관측된 중력파 GW190814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중력파가 태양 질량의 23배인 거대한 블랙홀과 태양 질량의 2.6배인 미지의 천체가 서로 충돌해 태양 질량의 25배인 블랙홀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혔다. 충돌한 두 천체의 질량은 9.2배 차이가 나는데, 이는 현재까지 중력파를 이용해 발견한 블랙홀과 짝별의 질량 차이 가운데 가장 크다. 이 충돌로 형성된 블랙홀은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약 8억 년 가야 하는 거리에 있다.

 

연구팀은 특히 태양 질량의 2.6배를 갖는 천체가 처음 발견된 데 주목했다. 블랙홀 또는 중성자별로 추정되는데, 기존에는 이 질량의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5배 이상, 중성자별은 태양질량의 2.2배 이하인 경우만 발견돼 왔다. 때문에 태양 질량의 2.2~5배 사이의 천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단지 인류가 발견을 못한 것인지 논쟁이 있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에서 활동 중인 김정리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이런 질량대의 블랙홀 또는 중성자별이 존재하며, 심지어 그리 드물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2019년 8월 14일 관측된 중력파를 바탕으로 두 천체가 충돌해 하나의 블랙홀이 형성되는 과정을 순서대로 표시했다. 한 천체는 태양 질량의 23배인 블랙홀로 추정되지만, 나머지 천체는 질량이 태양의 2.6배로 역대 가장 질량이 큰 중성자별이거나, 역대 가장 가벼운 블랙홀을 관측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르고 연구단 영상 캡쳐
2019년 8월 14일 관측된 중력파를 바탕으로 두 천체가 충돌해 하나의 블랙홀이 형성되는 과정을 순서대로 표시했다. 한 천체는 태양 질량의 23배인 블랙홀로 추정되지만, 나머지 천체는 질량이 태양의 2.6배로 역대 가장 질량이 큰 중성자별이거나, 역대 가장 가벼운 블랙홀을 관측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르고 연구단 영상 캡쳐

다만 현재로서는 이 천체가 중성자별인지, 블랙홀인지 정확한 정체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김 교수는 “블랙홀끼리의 충돌이었다면 애초에 빛이 나오지 않았겠지만, 중성자별과 블랙홀의 충돌이라면 중성자별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다 쪼개져 빛이 나왔을 것”이라며 “수백 광년 정도의 가까운 거리였다면 이 빛을 관측해 중성자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겠지만, 8억 광년 거리의 중성자별 빛을 관측할 기술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천문학자들은 특히 이 별이 중성자별로 밝혀질 경우 또 하나의 새로운 천문학적 발견이 될 것으로 보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동안 블랙홀로만 이뤄진 쌍성이나 중성자별로만 이뤄진 쌍성의 충돌은 중력파로 관측한 적이 있다. 하지만 블랙홀과 중성자별로 이뤄진 쌍성의 충돌은 관측된 적이 없다. 김 교수는 “블랙홀-중성자별 쌍성은 그 자체로 최초의 발견”이라며 “쌍성을 이루는 두 천체의 질량이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매우 희귀해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심지어 상대성이론과 같이 중력이론을 연구하는 데에도 중요한 발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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