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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피터 도허티 "백신 개발 전까지 코로나19는 위험한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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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피터 도허티 "백신 개발 전까지 코로나19는 위험한 질병"

2020.07.04 06:00
피터 도허티 교수 제공
피터 도허티 교수 제공

피터 찰스 도허티 호주 멜버른대 도허티연구소 미생물학및면역학과 교수는 우리 몸의 선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을 밝힌 면역학 분야의 대가다. 그는 면역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 정확하게 구별해 공격하는 원리를 알아내 199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과학동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통찰력을 얻기 위해 그와 e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림프구성 맥락수막염바이러스(LCMV)를 이용해 선천 면역반응의 작동 원리를 밝혀내 노벨상을 받았다. LCMV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실험에 이용한 림프구성 맥락수막염바이러스(LCMV)는 치명적인 인수공통 감염 바이러스다. 오늘날 연구자들이 위험한 물질을 다룰 때 사용하는 생물안전작업대(biohazard hood) 같은 장비가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에 가까스로 감염을 피해가며 연구했던 기억이 있다.


LCMV는 여러모로 특별한 바이러스다. 일반적으로 쥐에게서 수막염을 일으키지만, 세포독성 T세포가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쥐에서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는 세포독성 T세포를 연구했고, 이는 199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는 데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세포독성 T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는 본인의 역할을 다하더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포 매개 면역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런 원리가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에도 똑같이 적용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세포독성 T세포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사례에서도)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고 숙주인 인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코로나19 극복에도 면역반응 조절이 중요하다는 뜻인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숙주세포의 ‘포털(portal)’ 역할을 하는 ACE2 수용체에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결합부위(RBD)가 결합하며 숙주세포 안으로 침투한다. 따라서 스파이크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를 이용한 예방이 가능하다. 면역 원리를 이용한 백신인 셈이다.


우리 몸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면역반응을 일으키며 항체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단일클론항체는 세포 밖에서도 만들 수 있다. 특정 항체를 암세포와 융합하는 ‘하이브리도마(Hybridoma)’ 기법으로 무한히 증식하는 불멸의 상태로 만들거나, 항체의 정보를 담은 유전자를 발현시켜 항체를 생산하는 방법이 있다. 


대부분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은 시설의 멸균된 환경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단일클론항체는 혈액 속에서 몇 달 이상 유지되는 만큼 질병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


단일클론항체는 치료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사이토카인(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인터류킨(IL)-6 분자의 작용을 억제해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을 수 있다.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컫는 사이토카인 폭풍은 최근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사이토카인 억제제 역할을 하는)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토실리주맙(Tocilizumab) 성분이 최근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동정적 사용(compassionate use‧환자에게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시판 승인 전의 약을 사용하는 것) 허가를 받았다. 다만 항체를 이용한 치료제는 아직 만들기 어려워 비싼 것이 현실이다.

 


Q.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는 약들은 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강하게 부착하도록 디자인된 합성신약이나 작은 분자다. 대부분 페럿, 햄스터 등 작은 동물에서 안전성과 효율성을 검증하는 단계에 있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원숭이 등 영장류 실험을 거치고, 이후 1차, 2차, 3차 임상시험이 차례로 진행될 것이다. 성공하면 단일클론항체보다 가격이 낮은 신약이 개발될 수 있다. 그러면 대량생산도 용이해져 전 세계에서 치료제를 쓸 수 있을 것이다. 

 


Q. 코로나19는 언제 종식될까?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공동체의 60% 이상이 면역력을 가져야 한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가 2.5명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감염자 한 명이 평균 2.5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으로, 계산하면 인구의 약 60%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항체를 가져야 집단면역이 형성된다. 


하지만 지금은 감염자가 많은 나라에서도 인구의 10~20%가 감염됐을 뿐이다. 집단면역을 얻으려면 아직도 엄청난 수의 사람이 질병에 걸려야 하는 셈이다. 집단면역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코로나19는 매우 위험하고 해로운 질병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과학동아 7월호 [바이러스 특집호]  Chapter 05. 노벨상 

 

▶바이러스 파헤친 수상자들

1954년 바이러스를 시험관에서 배양하다

1969년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을 밝히다

2008년 에이즈와 자궁경부암 바이러스를 발견하다

 

▶ 항체 알아낸 수상자들 

1908년 혈청 치료법을 완성하고 포식 이론을 발표하다

1919년 바이러스 파괴하는 보체를 발견하다

1972년 항체의 구조, Y를 알아내다

1984년 단일클론항체를 만들다

1987년 항체 다양성을 유전자로 설명하다

 

▶면역세포 탐구한 수상자들

1980년 면역거부반응의 이유를 찾다

1996년 면역세포가 ‘남’을 구분하는 원리를 밝히다

2011년 선천 면역과 후천 면역의 시작을 알아내다

 

▶[인터뷰] "백신 개발 전까지 코로나19는 위험한 질병”

_ 피터 찰스 도허티 호주 멜버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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