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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범죄 연결성 찾아내 꽁꽁 숨은 익명 범죄자까지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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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범죄 연결성 찾아내 꽁꽁 숨은 익명 범죄자까지 찾아낸다"

2020.07.03 19:15
김기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연구소 실장이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김기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연구소 실장이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사이버범죄 수사에서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이 새로운 수사기법으로 도입되고 있다. 과거엔 저장장치를 복원하거나 인터넷 접속 기록을 찾는 포렌식이 주로 활용됐지만 최근엔 AI가 범죄나 범죄자 사이 연결성을 분석해 범죄의 뿌리까지 찾아내고 있다.

 

김기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연구소 실장은 이달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의 ‘AI와 사이버범죄’ 심포지엄에서 “통화기록이나 계좌 정보, 인터넷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범죄의 관계를 찾아내고 있다”며 연구 동향을 소개했다.

 

AI를 도입하는 수사기법은 데이터를 분석해 정보들이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살펴본다. 김 실장은 “사람들의 문자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분석할 땐 이들 사이에 연결된 말단(엣지)이 얼마나 많은가를 살펴본다”며 “엣지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으면 인기가 많고, 반대로 많이 걸면 영향력이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대포폰을 쓰는 수배자를 이 기법을 이용해 검거한 사례를 소개했다. 수배자 가족들의 연락 사이 연결성을 살펴본 후 전화가 많이 걸려온 이를 찾아냈다. 이후 이 사용자가 대포폰을 쓴다는 것을 인지하고 수배자로 특정해 검가한 것이다. 김 실장은 “연결된 엣지가 많으면 중심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매개중심’을 찾아내는 방법도 활용된다. 사건에 있어 중요한 인물과 다른 중요한 인물을 연결하는 최단 경로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이 기법은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하는 데 활용됐다. 김 실장은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아낸 사례를 소개하며 “보이스피싱 상담원과 콜센터 사이 연결경로가 짧은 사람을 찾아내 뽑아냈더니 총책이었던 사례”라고 말했다.

 

범죄에 이용하는 수법이 반복된다는 점도 활용된다. 김 실장은 “범죄 수법에서 나오는 자연어를 처리해 다른 곳에서 비슷한 단어가 많이 반복되는 경우를 찾는다”고 말했다. 자연어는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말로 컴퓨터가 쓰는 기계어로 변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김 실장은 “문서 전체 단어 관계를 모델링해 어떻게 범죄를 찾아내는 게 가장 좋은지를 연구한 후 부산경찰청에 이를 적용했더니 대화를 나누다 신용카드만 들고 사라지는 절도 범인의 여죄 3건을 찾아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민생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2018년 AI를 도입하기도 했다. 다단계와 같은 민생범죄 수사를 위해 범죄집단이 희생자 모집을 위해 인터넷에 올리는 글의 패턴을 찾아낸 후 수사관에 이를 알려주는 것이다. 김 실장은 “AI가 키워드나 패턴을 잘 찾아내기 때문에 수사관에게 이를 찾아내 알려주면 더 쉽게 수사하고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AI는 개인정보 문제를 이유로 활용이 중단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해 6월 이 수사기법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렸다. 조사활동을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이용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진 AI가 범죄 수사에 활용되는데 윤리 문제와 기존 법과의 충들 등 논의해야 할 점이 많은 셈이다. 서울시는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위반 소지를 없애 다시 심의를 받기로 했다. 김 실장은 “지난해 모든 국민을 잠재적으로 범죄자로 보는 게 과하다는 지적에 보완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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