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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우주 스타트업은 파산도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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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우주 스타트업은 파산도 극복한다

2020.07.06 14:38
원웹은 2015년 6월 소형위성 설계를 위한 협정을 맺고, 내년 위성을 발사해 세계 무선네트워크를 묶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어버스 제공
원웹은 600대 이상의 위성을 전 세계 상공에 띄워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계획을 갖고 있다.  에어버스 제공

통신위성 수백대를 쏘아올려 전 세계에 위성 인터넷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다 지난 3월 자금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의 여파로 파산했던 영국 우주개발 스타트업 ‘원웹’을 영국 정부가 인수했다.

 

영국 정부와 인도 대형 통신기업 ‘바르티 글로벌’ 컨소시엄은 이달 3일 원웹의 지분 약 45%를 10억 달러(1조 198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5억 달러를 투자해 원웹의 지분 약 20%를 인수한다. 영국은 원웹 지분만 갖고 기업 운영은 바르티 글로벌이 맡기로 했다. 바르티 글로벌은 4억 20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한 세계 3위권 통신업체다. 미국연방 파산법원이 이달 10일 낙찰에 대한 승인을 결정하는 절차가 끝나면 인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원웹은 총 648기의 위성을 쏘아 전 세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2012년 공개하며 위성인터넷 사업을 처음으로 발표한 업체다. 2021년까지 냉장고 무게에 가까운 130kg 위성을 1200km 상공에 올려 북극 지역까지 아우르는 전 세계 위성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사업 계획이다. 이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아마존의 ‘카이퍼 프로젝트’ 등과 위성인터넷 경쟁을 벌여 왔다.

 

원웹은 2월에는 34기의 위성을 한꺼번에 쏘아 올리는 등 파산 전까지 총 74기의 위성을 궤도에 올렸다. 원웹은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26억 파운드(3조 8880억원)를 모금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소프트뱅크, 에어버스, 인탤샛, 코카콜라 등의 투자자를 모았다. 그러나 최대 투자자였던 소프트뱅크가 올해 2월 투자를 철회하며 자금난이 이어졌고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결국 3월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원웹이 구축해 온 기술과 인재가 풍부해 투자자를 찾아 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쳐 왔다. 원웹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위성 648기를 발사 허가를 받았는데 위성 사업을 진행할 때 이를 받기가 까다롭다는 점도 작용했다. 아마존의 카이퍼 프로젝트도 아직 FCC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는 영국정부 컨소시엄 외에도 경쟁사던 아마존과 프랑스 통신위성업체 유텔셋, 중국 컨소시엄 2곳, 뉴욕 사모 컨소시엄 1곳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인수 이후 성명을 내고 “이번 계약을 통해 회사는 전 세계 국가에 광대역 위성통신 서비스 건설을 완료할 수 있다”며 “영국은 고급 제조업 기반을 더욱 발전시키고 숙련된 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록 샤르마 영국 기업부 장관은 “이번 계약은 세계 무대에 영국의 야망의 크기를 보여준다”며 “전 세계 위성통신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연결할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영국의 첨단 제조기지를 발전시킬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이번 인수는 산업 발전과 위성인터넷 사업 외에도 다른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가디언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원웹을 위성인터넷뿐 아니라 위성항법서비스용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가 지난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며 유럽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인 ‘갈릴레오 위성항법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영국은 갈릴레오의 일반 신호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나 정부나 군이 이용하는 보안 신호는 접근할 수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성인터넷용으로 개발된 위성을 위성항법용으로 개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데다 고도 2만 km 이상의 중궤도 위성을 이용하는 위성항법을 저궤도 소형위성에서도 구현하는 것이 어렵다는 우려를 보인다. 블레딘 보웬 영국 레스터대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입증되지 않은 기술은 다른 작업을 수행하도록 계획된 군집위성에 적용하는 건 기술적으로도 산업적으로도 도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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