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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파 연결고리 '소셜 버블' 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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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파 연결고리 '소셜 버블' 끊을 수 있을까

2020.07.08 19:26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전략 중 하나로 ′사회적 거품′을 도입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리버사이드시 제공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전략 중 하나로 '사회적 거품'을 도입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리버사이드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장기화하며 집단감염이 연결고리를 타고 계속해 이어지며 다른 집단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같은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사회적 거품(Social bubble)’이라는 개념을 방역 정책에 도입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영국 BBC는 지난달부터 영국에서 도입 중인 사회적 거품을 6일 소개했다. 사회적 거품은 사람들을 거품으로 싸듯 집단화 해 나누는 전략이다. 가족 혹은 직장 동료, 이웃 등 수 명~수십 명으로만 이뤄진 집단 내에서는 자유롭게 만나고 소통하는 반면 집단 밖에서 다른 사람을 만날 때는 철저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도록 유도한다. 한 사람은 오로지 한 거품에만 속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할 대상을 확고하게 정해 감염병을 예방하도록 하는 방역 전략 중 하나다.

 

한국에서는 생소하나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졌던 해외에서는 3월부터 사회적 거품이라는 용어를 이동제한 조치를 완화할 때 활용해 왔다. 지난달 8일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뉴질랜드가 거품 개념을 처음 선보였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3월 21일 5주간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 등을 담은 4단계 봉쇄 조치를 발표하며 거품 개념을 통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역 정책을 이해시켰다.

 

처음 4단계 봉쇄에서 사회적 거품은 가족으로 제한됐다. 아던 총리는 “함께 사는 이들과 작은 거품 속에 있다고 생각하라”며 “바이러스가 거품 안에 없고 우리가 거품 속에 있다면 우리는 안전하고 삶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감염자 수가 빠르게 줄며 봉쇄를 3단계로 완화하며 거품을 조금 확장했다. 아던 총리는 “간병인을 데려오거나 고립된 사람을 지원하기 위해 약간 확대할 수 있다”며 “친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혼자라면 거품을 늘려 포함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가 사회적 거품의 효과를 본 이후 캐나다와 벨기에, 독일이 잇따라 이를 도입했다. 이 국가들은 이동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정책으로 두 가족이 함께 만나는 것을 허용하는 ‘이중 거품’ 정책을 폈다. 영국은 지난달 23일 사회적 거품을 방역 정책으로 공식 채택하고 사회 활동 중에 이를 반드시 지킬 것을 권고했다.

 

뉴질랜드는 사회적 거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진 않았지만 이후 거품의 인원과 거품 생성 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지난달 12일 최대 10명을 기준으로 사회적 거품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거품 내 인원이 10명 이하면 모두의 동의하에 다른 가정이나 친구를 추가로 포함할 수 있다. 거품 외부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하며 하나 이상의 거품에 속하면 안된다.

 

영국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마다 각기 다른 사회적 거품 구성 지침을 내고 있다. 영국은 거품 속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하는 반면 스코틀랜드는 3개 가족 8명, 웨일스는 2개 가족이면 인원이 몇 명이든 상관없다고 지정했다.

 

거품을 활용하면 심리적 안정 효과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다 쉽게 지킬 수 있다. 닉 롱 영국 런던정경대 인류학과 부교수는 지난달 12일 가디언에 뉴질랜드 국민 25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사람들은 거품을 설정함으로써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할 대상을 명확히 파악한다. 거품 안에서는 거리두기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 자신과 상대적으로 친한 거품 내 다른 이들을 감염시키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응답자 중 92.5%는 뉴질랜드의 종식 선언 이후에도 거품 외부의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켰다고 답했다.

 

사회적 거품 전략이 감염병 확산 방지에 효과적이라는 건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멜린다 밀스 영국 옥스퍼드대 사회학과 교수팀은 지난달 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에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은 반복적으로 접촉을 허용하는 대신 다른 사람과 접촉을 줄이는 전략을 채택하면 거리두기를 막연히 수행하는 것에 비해 감염자 수를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품은 지킬 수 있는 것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유도하는 ‘피해 감소’ 전략 중 하나라고 분석한다. 멜리사 호킨스 미국 아메리칸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피해 감소는 모든 위험을 제거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 위험을 줄이는 것을 장려하는 실용적인 공중보건 개념”이라며 “건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을 모두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교육을 예로 들면 절제만을 강조하는 것보다 올바른 성 지식을 알려주는 게 더욱 효과적인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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