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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정밀한 X염색체 '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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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정밀한 X염색체 '지도' 나왔다

2020.07.15 21:19
인간의 다양한 염색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핵형 사진이다. 미국 연구팀이 이 가운데 X염색체의 염기서열을 끝에서 끝까지 결손 구간 없이 대부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네이처 논문 캡쳐
인간의 다양한 염색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핵형 사진이다. 미국 연구팀이 이 가운데 X염색체의 염기서열을 끝에서 끝까지 결손 구간 없이 대부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네이처 논문 캡쳐

인간의 성염색체 중 하나인 X염색체의 전체 염기서열을 빠진 부분 없이 거의 정확히 해독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기존에도 인간게놈프로젝트와 차세대염기서열해독(NGS) 기술을 이용해 비교적 자세한 염색체 염기서열을 해독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일종의 ‘표준’으로 지정해 연구와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었지만, 기술의 한계로 서열을 읽지 못한 '블랙박스' 구간이 있어 완벽하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역사상 가장 완벽한 염색체 염기서열을 밝혀내면서 게놈(유전체. 생명체가 지닌 염기서열 전체) 정보를 이용한 질병 및 생명과학 연구의 범위가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캐런 미가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애덤 필리피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 교수팀은 긴 염기서열을 한꺼번에 읽는 새로운 염기서열 해독기술인 ‘나노포어 시퀀싱(해독)’을 이용해 인간의 X염색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밀하게 읽는 데 성공해 그 결과를 1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인간의 전체 게놈 염기서열은 2000년대 초반 ‘인간게놈프로젝트’를 통해 처음 해독됐고, 이후 빠른 속도로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병렬 해독기술인 NGS를 통해 비약적으로 빠르고 자세하게 해독되고 있다. 이제는 100만 원 이하의 비용으로 1주일 이내에 사람 한 명의 게놈을 해독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하지만 이렇게 읽어낸 게놈은 완벽하지 않다. NGS는 게놈의 정보를 수백 개가 연결된 짧은 염기서열 단위로 다량 읽은 뒤, 이를 컴퓨터를 이용해 서로 비교, 대조하는 방법으로 연결해 전체 염기서열을 결정하는 방법을 쓴다. 파쇄기로 잘게 잘라 파쇄한 문서를 짜맞추는 것과 비슷한 방법이다. 이 때 지금까지 만든 가장 정밀한 게놈 염기서열을 일종의 ‘표준’ 비교대상으로 써서 속도를 높인다. 이 게놈을 '참조게놈'이라고 하며, 현재는 인간게놈프로젝트로 만든 게놈(GRCh38)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역사를 기록한 파쇄 문서를 짜맞출 때 ‘조선왕조실록’이 있으면 편리한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참조게놈이나 NGS로 새롭게 해독한 게놈에는 ‘빈칸’이 많다. 게놈 내부에는 진화 과정에서 삽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반복구간이 많다. 길게는 수십만 개의 염기가 나열돼 있는데, 수백 개의 짧은 염기서열 단위로 해독하는 NGS로는 이 부분을 해독할 방법이 없어 지금까지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NGS의 뒤를 잇는 새로운 게놈 해독기술 장비인 ‘나노포어 미니온’을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나노포어는 염기서열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신호를 내는 단백질을 이용해 염기서열 정보를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기술이다. 길게는 10만 개 이상의 염기서열을 한꺼번에 읽어낼 수 있다.

 

연구팀은 미니온을 이용해 참조게놈을 사용하지 않고 새롭게 X염색체를 읽는 방법으로 그 동안 참조게놈에 존재했지만 해독하지 못했던 구간 29곳을 포함해 X 염색체의 처음부터 끝까지 해독해 내 새로운 염색체 지도(염색체 어셈블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어셈블리는 참조게놈을 사용하지 않고 새롭게 해독한 게놈 또는 염색체 염기서열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어셈블리의 정확도는 99.9~99.995%로 매우 정확하다”며 “반복이 길게 이어진 구간도 99.3%의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과정에서 새로운 유전자 영역의 서열을 밝히고, 후성유전에 영향을 미치는 ‘메틸화’ 패턴을 밝혔다. 후성유전은 DNA의 변화 없이 ‘사용법’의 변화를 후대에 전달하는 유전 현상이다. 주로 DNA에 쪽지를 붙이듯 화학 물질을 붙이는 방법이 이용되는데 메틸기를 붙이는 메틸화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새롭게 밝힌 염기서열이 향후 참조게놈에 통합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이번 연구로 인간 게놈 ‘전체’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남은 염색체의 미해독 염기서열도 해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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