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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통신위성 51일전 美 유인우주선 실어나른 재활용 로켓에 실려 우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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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통신위성 51일전 美 유인우주선 실어나른 재활용 로켓에 실려 우주로

2020.07.21 15:41
페어링 2개 모두 첫 회수·1단 로켓도 회수…완전 재활용 한걸음 더 다가서
아나시스 2호가 21일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한국의 첫 군사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가 이달 21일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한국이 첫 군사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ANASIS-2)를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 팰컨9에 실어 궤도에 올리며 세계 10번째 군사전용 위성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스페이스X도 이번 발사를 통해 로켓 재활용 기간을 51일로 단축하고 페어링 두 쪽을 모두 회수하는 기록을 세우며 로켓 재활용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스페이스X는 이달 20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21일 오전 6시 30분) 아나시스 2호를 실은 팰컨9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 40번 발사대에서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나시스 2호는 발사 32분 후 고도 약 630km 지점에서 팰컨9과 분리를 마쳤다. 아나시스 2호는 발사 38분만에 첫 신호를 수신한 데 어이 21일 오전 8시 19분에는 프랑스 툴루즈 위성관제센터와 신호를 주고받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발사 성공과 더불어 스페이스X는 재활용 로켓과 관련한 주목할 만한 기록들을 세웠다. 이번에 쓰인 팰컨9 로켓은 5월 30일 스페이스X가 개발한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역사적인 첫 유인 발사에 쓰였던 로켓을 재활용해 51일 만에 발사했다. 51일 만의 재활용은 스페이스X의 최단 기록이다. 이전 최단기간 기록은 올해 2월 5번째로 군집 통신위성 프로젝트 ‘스타링크’ 60기를 발사할 때 세운 62일이었다. 이번 발사가 기상 악화 때문에 이달 14일에서 미뤄진 만큼 스페이스X는 팰컨9을 50일 내로 재활용할 수 있음을 보인 셈이다. 스페이스X는 이번에 발사한 팰컨9의 1단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우주로 쏘아진 발사체와 우주선을 통틀어서도 최단 기록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틀란티스 우주왕복선이 1985년 기록한 발사와 다음 발사 사이 재활용 간격 54일을 3일 단축했다. 다만 이때 아틀란티스가 4일간 우주 임무를 수행한 후 착륙한 것을 감안하면 착륙 후 다시 발사하는 데 걸린 기간은 50일이다. 스페이스X의 51일은 이 기록에는 하루 못 미친다.

 

팰컨9의 1단 로켓이 플로리다주 동쪽 대서양 바다에 떠 있는 바지선에 착륙하는 모습이다. 유튜브 캡처
팰컨9의 1단 로켓이 플로리다주 동쪽 대서양 바다에 떠 있는 바지선에 착륙하는 모습이다. 유튜브 캡처

이날 스페이스X는 팰컨9의 페어링 두 쪽을 처음으로 모두 회수하는 기록도 세웠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트위터에 페어링 두 쪽을 성공적으로 회수했다고 밝혔다. 페어링은 발사체의 머리 부분에 장착된 덮개로 발사체에 실린 화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바다에 떨어지면 부식 때문에 재활용하기 어려워진다. 스페이스X는 페어링에 낙하산을 단 후 천천히 떨어지는 페어링을 대형 그물을 단 배를 이용해 바다 위에서 받아내는 방식으로 회수를 시도해 왔다.

 

페어링은 팰컨9 발사체 비용의 약 10%인 600만 달러(약 72억 원)를 차지한다. 회수하면 상당한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스페이스X는 지금까지 페어링 회수를 시도해 왔으나 한쪽이 그물에 걸렸다 떨어지는 등 고배를 마셔 왔다. 이번에 아나시스 2호가 팰컨9으로부터 분리될 때 떨어져 나간 페어링 두 쪽은 발사대에서 동쪽으로 약 800km 떨어진 곳에서 ‘미즈 트리’와 ‘미즈 셰프’로 이름 붙은 두 회수용 선박의 그물 위에 안착했다.

 

스페이스X가 지난해 1월 페어링 회수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스페이스X 제공
스페이스X가 지난해 1월 페어링 회수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스페이스X 제공

이번 임무는 스페이스X의 올해 12번째 발사면서 올해 처음으로 스페이스X가 외국 화물을 위탁해 발사한 임무기도 하다. 이전 11번의 임무 중 7개는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하는 임무였다. 3개는 NASA가 스페이스X에 위탁한 임무였고 나머지 1건은 크루 드래건을 쏘아 올린 임무다.

 

이날 지상과 교신에 성공한 아나시스 2호는 태양전지판을 전개하고 추력기를 점화하는 과정을 거쳐 지구 전이궤도에 안착한다. 이후 2주간 네 차례의 궤도 변경을 거쳐 3만 6000km 고도의 정지궤도를 돌게 된다. 정지궤도 안착 후에는 1개월간 위성 성능과 운용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아나시스 2호는 한국군과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맺은 절충교역에 의해 제작됐다. 한국군이 차세대 전투기로 F-35A 스텔스 전투기 40대를 구매하기로 하면서 록히드마틴은 반대급부로 군 통신위성 1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록히드마틴은 이후 에어버스와 군 통신위성 제작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에어버스는 자사의 통신위성 ‘유로스타 E3000’을 기반으로 아나시스 2호를 제작했다.

 

에어버스가 제작한 아나시스 2호 위성의 모습이다. 아나시스 2호의 자세한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에어버스 제공
에어버스가 제작한 아나시스 2호 위성의 모습이다. 아나시스 2호의 자세한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에어버스 제공

아나시스 2호에는 군 위성통신체계 아나시스를 개량한 ‘아나시스-2’가 탑재된다. 아나시스는 육해공군 합동지휘통제용 군 통신체계다. 정보를 암호화해 도청을 막고 적의 전파방해를 뚫고 음성이나 문자, 영상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음성, 문자, 영상정보 등을 반경 6000㎞ 이내에 보낼 수 있다. 아나시스는 2006년 민군겸용 통신위성 '무궁화 5호'에 처음 탑재됐다.

 

군은 아나시스 2호를 보유하며 처음으로 군 전용 통신위성을 갖게 됐다. 아나시스 2호의 정확한 제원과 성능은 알려지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보통 발사부터 화물 분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생중계하나 이번에는 아나시스 2호가 팰컨9에서 분리되는 과정은 중계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스페이스X의 새로운 기록과 한국군의 첫 전용 통신위성 발사를 축하하는 듯한 우주쇼도 펼쳐졌다. 스페이스X는 이날 발사를 3시간 앞두고 니오와이즈 혜성이 발사대에서 대기하던 팰컨9 로켓과 아나시스 2호 위로 날아가는 장면을 포착해 공식 트위터에 공개했다. 한국에서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니오와이즈 혜성은 이달 23일 약 1억 km 떨어진 지구 근지점을 통과할 예정이다.

 

팰컨9과 아나시스 2호 위로 니오와이즈 혜성이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스페이스X 트위터 제공
팰컨9과 아나시스 2호 위로 니오와이즈 혜성이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스페이스X 트위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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