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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코로나19 폐세포 감염 막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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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코로나19 폐세포 감염 막지 못해

2020.07.23 16:38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연합뉴스 제공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때 획기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치료제라며 극찬했던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를 감염시키는 것을 전혀 억제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슈테판 폴만 독일 괴팅겐 라이프니츠 영장류 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클로로퀸이 동물 세포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원리를 규명한 뒤 이 원리가 인간 폐 세포에는 적용되지 않아 임상에서도 효능을 내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2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세포 실험에서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다고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80건이 넘는 인체 임상시험이 진행됐으나 치료 효과가 없고 부작용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후보에서 거의 퇴출된 상태다. 하지만 이달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이 지지자들 앞에서 클로로퀸을 자랑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구팀은 약물 검증에 주로 쓰이는 원숭이 신장 세포인 ‘베로세포’와 인간 폐 세포로 만든 ‘칼루-3’ 세포를 이용해 클로로퀸이 어떻게 코로나19 감염을 막는지를 검증했다. 베로세포는 아프리카 초록원숭이의 신장에서 만든 세포로 배양 실험에 쓰인다. 코로나19에 대한 클로로퀸의 약효를 검증하는 세포 실험은 대부분 베로세포를 통해 이뤄졌다.

 

그 결과 클로로퀸은 신장 세포에서는 효능을 보였으나 인간 폐 세포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는 표면에 돌기처럼 난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세포에 침투한다. 이때 스파이크 단백질은 체내 효소인 ‘카텝신L’ 혹은 ‘TMPRSS2’에 의해 활성화돼 바이러스가 세포 깊숙이 침투하는 걸 돕는다. 연구팀은 세포 실험에서 클로로퀸이 카텝신L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신장 세포에 침투할 때는 카텝신L을 이용하지만 폐 세포를 침투할 때는 TMPRSS2를 쓴다는 것이다. 폐 세포에서는 카텝신L이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 클로로퀸은 TMPRSS2에 영향을 주지 못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폐 세포를 감염시키는 과정을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칼루-3 세포를 이용해 검증한 결과에서도 클로로퀸은 TMPRSS2가 활성화된 폐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걸 전혀 막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없다는 것은 원숭이 임상 시험에서도 확인됐다. 로제 르그랑 프랑스 파리사클레대 바이러스면역학센터 교수 연구팀은 필리핀원숭이 임상 시험을 통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약효를 검증한 결과를 같은날 네이처에 발표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19 감염 전과 감염 직후, 감염 후반과 같은 치료 시점과 상관없이 모두 항바이러스 활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클로로퀸과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는 일부 의사들의 의견이 있던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을 함께 복용시켰을 때도 전혀 항바이러스 능력이 없었다.

 

폴만 교수는 “클로로퀸의 항바이러스 활성이 세포 유형에 따라 다르며 클로로퀸이 폐세포 감염을 차단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며 “이는 향후 코로나19 약물 후보를 실험할 때 세포를 결정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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