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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 미술에 '풍덩' 뛰어든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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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 미술에 '풍덩' 뛰어든 과학

2014.02.24 18:00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과학. 각종 원리와 이론, 생소한 용어에 아연실색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과학적 소재가 연극이나 미술에 들어간다면 어떨까. 작품 속에 녹아 있는 과학적 원리는 신선할 뿐 아니라 보고 느끼는 재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을 소재로 한 연극이나 예술 작품 등이 최근 늘고 있다. 과학 대중화와 과학문화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극단
극단 '이미지헌터빌리지' 윤푸빗 대표 - 전준범 기자 제공

  극단 ‘이미지헌터빌리지’가 만든 어린이극단 '햇살'은 지난달 서울 역삼동 역삼1문화센터에서 어린이 마술과학극 ‘반디의 여행’을 선보였다. 평소 과학실험을 즐기던 주인공 반디가 우연한 기회에 카엘라 행성이라는 별로 떠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이다. 극 중 연기자가 과학 실험을 마술처럼 보여주거나 실제 마술사가 직접 마술을 하는 방식으로 관객 시선을 끌었다.

 

  이 연극을 기획한 사람은 극단 대표인 윤푸빗 씨.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던 윤 대표는 2009년 우연한 기회에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과학연극을 본 후 본인도 과학을 소재로 한 공연을 무대에 올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처음으로 작업한 과학연극 시나리오 제목은 ‘8분 19초’였어요. 8분 19초는 태양빛이 지구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죠. 우주의 물리법칙을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 적용하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습니다. 즉 별을 사람으로, 별빛을 마음으로 본 거에요. 별빛이 다른 별에 도착하는 시간이 거리에 따라 다른 것처럼 사람 마음이 타인에게 도착하는 시간도 사람마다 다르니 서로 기다리고 이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어요.”

 

  이 작업을 계기로 극단은 2012년 과천과학관 천체투영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SF와 과학사이’에도 참가했다. 전문가 강연 형식으로 진행되는 토크콘서트 중간마다 극단 배우들이 나와 시간여행, 외계생물체, 평행우주 등에 관한 공연을 선보인 것. 6월부터 5개월 간 총 6회 진행했다.

 

  또 아이손 혜성이 큰 이슈였던 지난해에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아태이론물리센터와 협력해  이동형 렉쳐 퍼포먼스 ‘혜성과의 조우’를 3회에 걸쳐 선보이기도 했다. 박물관 곳곳을 이동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과학 공연과 강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다. 공연이 강연으로 바뀌는 순간 강연자가 자연스럽게 등장해 설명을 시작하는 형식을 도입해 관객 집중도를 높였다.

 

  윤 대표는 “우리 공연을 통해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하는 관객을 만날 때마다 과학 대중화에 기여한 듯한 기분이 들어 뿌듯하다”며 “현재 천문 현상에 관한 1인극과 어린이 과학연극 장기공연 등을 계속해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가 이끄는 이미지헌터빌리지 극단이 지난해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선보인 이동형 렉쳐 퍼포먼스 ‘혜성과의 조우’ - 이미지헌터빌리지 극단 제공
윤 대표가 이끄는 이미지헌터빌리지 극단이 지난해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선보인 이동형 렉쳐 퍼포먼스 ‘혜성과의 조우’ - 이미지헌터빌리지 극단 제공

 

  서울여대 현대미술과 김정한 교수가 서울대 연구진의 도움으로 완성한 ‘이머전트 마인드 오브 시티(EMC)’는 사회연결망분석(SNA) 기법을 미디어아트에 적용한 작품이다. 작품 앞에 놓인 입력기에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 단어와 관련된 주요 단어들이 실시간으로 수집돼 화면에 노출된다. 김 교수는 이 연결망 구조가 마치 신경계를 이루는 세포 ‘뉴런’과 비슷한 모양으로 화면에 펼쳐지도록 연출했다.

 

김정한 교수 - 전준범 기자 제공
서울여대 김정한 교수 - 전준범 기자 제공

  김 교수는 오래 전부터 각종 과학기술에 관심을 갖고 이를 본인 작품에 담는 시도를 해왔다.

 

  예를 들어, 자동차업체 연구소에서 졸음운전 예방 프로그램을 만들 때 사용하는 ‘눈동자 추적 장치’를 자신이 직접 뒤집어쓰고 본인의 눈동자 움직임을 촬영한 후 캡처화면을 이어붙이거나, 세포 단면의 독특한 무늬 사진을 구해 작품으로 완성하는 식이다.

 

  과학적 지식의 한계를 느끼던 김 교수는 2009년 아예 서울대 인지과학협동과정에 입학해 이곳에서 만난 치대 김홍기 교수, 의대 전주홍 교수 등과 함께 본격적으로 과학이 가미된 작품 활동에 돌입했다.

 

  올해 3월부터는 학교 승인을 받아 서울여대 대학로 캠퍼스 아름관 6층에 ‘바이오 아트센터(B-MADE Center)’을 열고, 이곳을 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작품 활동을 펼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정한 교수는 “융복합 작품 활동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와서 사용할 수 있게끔 공간을 개방할 예정”이라며 “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지원해 공부하는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의학적용 예술’ 학과 같은 교육 과정으로 발전시키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한 교수가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제작한 작품
김정한 교수가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제작한 작품 '이머전트 마인드 오브 시티(EMC)' - 서울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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