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인간·공감·AI] ⑤ 귀 달리고 눈 달린 AI드론 사고현장 출동한다

통합검색

[인간·공감·AI] ⑤ 귀 달리고 눈 달린 AI드론 사고현장 출동한다

2020.08.04 06:00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시내 하천 옆 산책로를 걷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시내 하천 물이 급격히 불어났다. 피할 시간은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순식간에 물이 발 밑까지 차올랐다. 빗속에 지른 구조요청 소리를 누가 들을까 절망한 순간 비를 뚫고 드론 한 대가 빠르게 다가왔다. 곧이어 구급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청각 인공지능(AI) 연구자들이 개발 중인 재난 재해 인명구조용 AI 드론 기술이 활약할 미래를 상상한 장면이다. 2일과 3일, 중부지방과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가 있었다. 중국에서도 2주 넘게 폭우가 이어지면서 50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AI가 발전하면서 이런 재해나 재난 현장에 AI를 활용하려는 연구가 늘고 있다. 위험에 빠진 사람을 빠르게 찾고, 재해로 무너진 현장에 이재민 캠프를 관리하는 데에도 AI가 쓰이고 있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를 사고 ‘소리’로 감시한다

 

김홍국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이 개발 중인 AI 드론 음성 모니터링 기술을 설명한 그림이다. 비명이나 구조요청, 사고음 등이 감지되면 드론 위 카메라가 사고 지점을 향해 방향을 전환해 촬영을 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현재는 고정된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사고음이나 구조요청 소리가 발생한 지역을 향해 방향을 전환하고 탐지하는 수준까지 완성된 상태다. GIST 제공
김홍국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이 개발 중인 AI 드론 음성 모니터링 기술을 설명한 이미지 사진이다. 스피커(아래 빨간 사각형)에서 비명이나 구조요청, 사고음 등이 발생하면 이를 감지한 드론(위 빨간 사각형)의 카메라가 사고 지점을 향해 방향을 전환해 촬영을 할 수 있다. 드론 위에서 음향을 감지하고 분석하는 기술은 난이도가 높아 세계적으로도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 김 교수팀은 고정된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사고음이나 구조요청 소리가 발생한 지역을 향해 방향을 전환하고 탐지하는 단계까지 완성된 상태다. GIST 제공

김홍국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은 지난해부터 청각 AI를 이용해 사람을 구조할 수 있는 드론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위험에 빠진 사람이 구조요청을 하거나 비명을 지를 때, 총소리 등 갑작스러운 사고 소리가 날 때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식별해 위치를 파악하고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기술이다. 

 

청각 AI를 사고 감시에 활용하는 것은 불특정한 지역에서 나는 사고를 탐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 폐쇄회로(CC)TV 등을 활용해 시각 AI로 사고나 불법행위를 감시하는 기술이 널리 연구되고 있지만, 카메라가 향한 지역만 감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청각 AI는 소리가 들리는 곳이라면 방향과 상관없이 주변을 모두를 감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소리를 감지하면 바로 소리가 난 방향을 찾을 수 있고 위치도 특정할 수 있다. 재해나 사고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속하게 인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많은 나라가 관심을 갖는 기술이지만, 기술 난이도가 높아 아직 어느 나라도 구현에 성공한 적이 없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문제해결형 AI 연구 경연대회인 ‘AI그랜드챌린지’의 주요 도전 주제 중 하나였을 정도다.

 

김 교수는 “음성의 지속시간이나, 파장 스펙트럼 분포 등 특징점을 잡아 비교하는 방법으로 청각 정보를 식별하는데, 사람이 쉽게 구별하는 고양이와 개 소리조차 아직 기계가 구분하기는 힘든 게 현실”이라며 “그나마 최근에는 데이터를 많이 모아 딥러닝을 이용해 분류하는 방법을 적용하면서 활로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국 GIST 교수와 연구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 교수 앞에 보이는 CCTV는 사고음 및 구조소리를 탐지해 그 방향으로 방향을 전환해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카메라다. 향후 이 기술을 드론에 탑재해 재해와 재난에 대응하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광주=윤신영 기자
김홍국 GIST 교수와 연구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 교수 앞에 보이는 CCTV는 사고음 및 구조소리를 탐지해 그 방향으로 방향을 전환해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카메라다. 향후 이 기술을 드론에 탑재해 재해와 재난에 대응하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광주=윤신영 기자

여러 가지 소음 등 환경 잡음 속에서 목표로 하는 소리를 정확히 탐지해야 하는 것도 난제다. 특히 드론에 탑재할 경우 드론 자체가 내는 큰 소음이 큰 문제가 된다. 드론 소음 역시 해결할 기술을 확보한 국가가 아직 없다. 김 교수는 “미국 역시 이 기술 확보를 위해 경연형 과제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드론이 아닌 고정된 카메라를 이용해 총성이나 비명 등이 들릴 때 이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소리가 난 방향으로 카메라 방향을 움직이는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또 이 기술을 응용한 제품을 한화테크윈과 공동 개발해 상용화했다. 일종의 초인종(도어벨) 상품으로, 보통 때는 방문자를 확인하는 평범한 용도로 활용되지만, 늘 주변을 모니터링하다 총성이나 비명, 폭발음 등 위험한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식별해 집안에 경고하는 기술을 탑재했다. 김 교수는 “총기 사고가 잦은 미국에서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의 청각 AI 기술은 지난해 AI챌린지의 청각AI 분야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 1위를 차지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팀의 연구 책임자도 김 교수의 제자로, 사실상 사제가 1,2위를 다 차지했다. 이들은 올해도 11월에 열리는 2라운드 챌린지에 도전해 청각AI의 최고봉 자리를 놓고 기술을 겨룰 생각이다. 최종적으로는 드론 위에 이 기술을 지닌 카메라를 탑재해 재난 구조용 드론 AI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재난 재해 피해 현황 파악 돕는 AI

 

홍수나 내전이 발생하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할 때 가장 시급하면서 어려운 일은 이재민 임시거주시설을 신속히 건설하고 파악하는 것이다. 인명 및 가옥 피해 규모를 신속히 파악해야 하는데 일일이 사람이 다니기엔 위험하고 느리다. 최근 여기에 미국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지원한 AI 기술이 도입됐다. 

 

터키 남부 수루츠 지역에 조성된 시리나 난민 캠프의 모습이다. 내전에 따른 난민이나 재해에 의한 이재민이 발생했을 때 이들을 긴급히 수용할 임시거주시설(텐트)를 파악하는 일이 관리에 중요하다. 이들 AI를 이용해 수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미디어 제공
터키 남부 수루츠 지역에 조성된 시리나 난민 캠프의 모습이다. 내전에 따른 난민이나 재해에 의한 이재민이 발생했을 때 이들을 긴급히 수용할 임시거주시설(텐트)를 파악하는 일이 관리에 중요하다. 이들 AI를 이용해 수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미디어 제공

리지앙 올드도미니언대 교수팀은 재해 발생 전후 위성 데이터를 비교해 사태 전후 급속히 늘어난 이재민 임시거주시설(텐트) 수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행하는 학술지 ‘지구과학원격탐사레터’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최근 시리아 내전 사태를 겪고 있는 루크반 지역의 난민캠프를 대상으로 연구했다. 이 곳에는 최근 4년 사이에 캠프가 1만1000개 이상 지어졌을 정도로 난민 수가 급증한 곳이다.

 

연구팀은 AI를 이용해 텐트가 만들어진 수를 자동으로 계산한 결과 수작업으로 추산한 거주시설 수와 비교해 98.5%의 정확도로 추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홍수나 태풍 피해를 입은 경우는 물론 도심 변화를 찾는 등 다양한 곳에 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IT기업은 재해 사전 감시에 집중

 

재난이나 사고를 사전에 예측해 경고하는 시스템에는 이미 AI가 깊숙하게 침투해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해 평소 위험을 감지하는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이나 IoT 센서를 이용해 순간적인 땅의 흔들림을 감지해 지진 발생을 빠르게 감지하고 그 전파 정보를 제공해 대피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이를 플랜트나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에 도입하는 기술을 연구중이다(아래 그림). 나무에 IoT 센서를 부착해 가뭄이나 산불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해안가 기상관측정보를 분서해 태풍의 이동을 예보하는 시스템도 개발돼 있다. 

 

AI와 IoT를 센서를 이용한 시설물 재난안전 관리 시스템 개념도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AI와 IoT를 센서를 이용한 시설물 재난안전 관리 시스템 개념도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20 + 2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