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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혼란 속에서 괴물이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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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혼란 속에서 괴물이 크고 있다

2020.08.05 07:46
한해 150만명 생명 앗아가는 결핵 확산 경고
결핵균을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했다. 위키피디아 제공
결핵균을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했다. 위키피디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매년 1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결핵이 퍼지고 있다. 한국은 결핵 감염률이 유달리 높은 국가로 코로나19와 결핵으로 인한 이중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은 1996년부터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병률 1위를 기록해왔다. 지난해 결핵 신규환자는 2만3821명으로 집계된다. 매일 환자 65명이 발생한 꼴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코로나19가 아닌 ‘가장 큰 괴물’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바로 매년 전 세계 150만명을 숨지게 하는 결핵”이라고 보도했다.


결핵은 장기가 결핵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결핵균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된다. 이 때문에 폐 조직에 결핵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폐 외에도 신장과 신경, 뼈 등 대부분의 조직이나 장기로 퍼질 수 있다. 감염됐다고 해 모두 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인체의 저항력이 약해지면 발병한다.  


증상은 피가 섞인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나 오한, 식은 땀, 체중 감소, 식욕 감소 등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사망으로 까지 이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사망의 흔한 원인이며 전 세계 인구의 약 30%에 해당하는 20억 인구가 결핵균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7000년 경 석기 시대 화석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됐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질환으로 평가받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전세계 150만명이 결핵으로 사망했다. 전 세계 결핵환자는 1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남성 환자는 570만명, 여성 환자는 320만명, 어린이 환자는 110만명으로 추정된다. WHO는 결핵 진단과 치료를 통해 2000~2018년까지 약 5500만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보고있다.


뉴욕타임즈는 코로나19 인한 여행 및 물류 이동 제한 조치가 아프리카나 아시아, 남미 등의 지역에 공급될 관련 진단도구나 약물 공급을 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즈는 “전 세계 지역에 내려진 봉쇄조치가 약물이나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이동을 막고, 약물이 공급되는 것도 막고 있다”며 “진단이 늦어지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는데, 이 경우 전염병은 더 널리 확산되고 치명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실제 WHO 결핵퇴치프로그램을 이끄는 필리피 글라지우가 지난 5월 발표한 논문을 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각국의 결핵 진단 건수는 평균 25% 감소했다. 지난 5월 결핵 퇴치 운동단체 'STOP-TB 파트너십'은 올해부터 4년간 전 세계 결핵 환자와 사망자가 각각 633만1000여명과 135만 7000여명이 더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각국에서 코로나19 봉쇄가 3개월 간 실시되고 정상화에 10개월 걸릴 경우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결핵 뿐 아니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말라리아 환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WHO와 유엔 에이즈합동계획이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의료서비스와 약 공급이 방해받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수십만명이 추가로 에이즈 때문에 사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하라 이남 아프라카서 모기장을 활용한 모기섬멸 운동이 중단되고 말라리아약 공급이 75% 감소되는 최악의 경우 올해 사망자가 76만9000여명으로 예상된다"며 "2018년과 비교해 두 배에 가까운 사망자 수"라고 말했다. 

 

HIV에 감염된 환자들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제외해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제약업체 모더나와 화이자 등은 코로나19 임상시험을 위한 자원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이 과정에서 HIV 환자들을 제외시켰다. 업체들은 HIV 감염으로 인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HIV 운동가나 관련 연구자들은 HIV 감염이 면역 시스템을 억제하지 않는다며 백신 임상시험에서 HIV 환자를 제외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 결핵 발병률·치명률 매우 높은 국가

결핵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의 흉부 X-레이 사진이다. 위키피디아 제공
결핵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의 흉부 X-레이 사진이다. 위키피디아 제공

한국도 결핵 발병률이 매우 높은 국가다. 지난 5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9년 결핵 신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결핵 신규 환자는 2만3821명으로 집계된다. 2018년 2만6433명보다는 줄어들었다. 누적 환자를 합산한 유병률의 경우 한국은 1996년부터 계속 OECD 1위를 차지해왔다. 유병률은 어떤 지역에서 어떤 시점에 조사한 환자 수를 그 지역 인구수에 대해 나타내는 비율이다. 


2018년 기준, 국내 결핵 사망자는 1800명으로 집계된다. 이 중 남성이 1120명, 여성이 680명이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1.61배 가량 높다. 전체 결핵 사망자 중 80대가 960명으로 53.3%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70대가 445명으로 25.7%로 확인됐다.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는 3.5명이다. 


OECD 국가에 포함되지 않는 북한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WHO에 따르면 2018년 북한 결핵 환자 수는 13만 1000명에 이른다. 이 중 사망자가 2만명으로 보고됐다. WHO는 ‘결핵 고부담 국가’로 북한을 지정했다. 결핵 고부담 국가는 인구 10만 명당 100명 이상 결핵이 발병할 경우 지정한다.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브라질 등 30개국이 결핵 고부담 국가로 지정돼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결핵균을 보유하고 있지만 발병 전인 '잠복결핵 감염자'가 제때 검진과 치료를 받을 경우 결핵 발생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고 강조한다. 질병관리본부 연구팀은 지난 4월 2017~2018년 집단시설 종사자 대상으로 잠복결핵이 결핵으로 발전하는 정도와 치료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잠복결핵 감염자 중 치료를 하지 않은 사람은 치료를 한 사람보다 활동성 결핵 발생 위험이 5.4배로 높았다. 잠복결핵 감염 치료를 진행할 경우 결핵 발병을 막는 효과가 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활동성 결핵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에 잠복결핵 치료가 효과적인 만큼 잠복결핵감염 시 잠복결핵감염 치료 의료기관 또는 보건소를 방문해 적극적 치료를 받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질본은 전국 457개의 잠복결핵감염 치료 의료기관을 지정·운영하고 있다.명단은 결핵제로 누리집(http://tbzero.c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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