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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신 지느러미 택했지만...자연은 손가락뼈 유지한 수중동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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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신 지느러미 택했지만...자연은 손가락뼈 유지한 수중동물 택했다

2020.08.09 16:45
브라질 상파울로의 수의해부학 연구소에 전시된 범고래 뼈의 모습이다. 가슴에 달린 지느러미 부분의 뼈가 다섯 손가락뼈로 구성된 것을 볼 수 있다. 위키피디아 제공
브라질 상파울로의 수의해부학 연구소에 전시된 범고래 뼈의 모습이다. 가슴에 달린 지느러미 부분의 뼈가 손가락뼈로 구성된 것을 볼 수 있다. 위키피디아 제공

돌고래의 가슴에 달린 지느러미는 매끈한 모양을 띠지만 속에는 손가락뼈 다섯 개가 감춰져 있다. 인간의 손가락 개수와 똑같다. 바다거북이나 물개, 고래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한때는 땅에 살았던 다리가 네 개인 동물을 조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멸종한 수생 공룡이나 고대 악어같은 동물도 지느러미 속에 손가락뼈를 갖추고 있었다.

 

과학자들이 수생 동물의 지느러미 속 손가락뼈를 분석한 결과 지느러미 속 손가락뼈의 갯수나 형태를 남겨 놓은 동물들이 주로 살아남았고 오히려 손가락의 갯수를 늘리거나 뼈 모양 자체를 크게 바꾼 동물들이 살아남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반젤로스 블라코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에지디오 페루글리오 고생물박물관 연구원팀은 손이 지느러미로 바뀐 동물들의 진화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이달 3일 국제학술지 ‘생물학 레터스'에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즈가 이달 8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육상에서 활동했던 동물을 조상으로 하는 해양생물 19종의 지느러미 뼈 구조를 비교했다. 돌고래와 바다거북처럼 지금도 남아있는 동물과 지금은 멸종한 바다 공룡인 모사사우르스, 어룡 등 손이 지느러미로 변한 동물들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뼈의 모양을 네트워크 형태로 나내는 '네트워크 분석'을 활용해 뼈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를 다른 동물의 네트워크와 비교하는 식으로 분석했다.

 

우선 육상에서 바다로 돌아간 수생 동물은 대부분 지느러미 속에 손가락들이 서로 구분되는 형태의 뼈 모양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손가락이 따로 보이지 않는 지느러미에서 볼 수 있듯 손가락이 주변 피부와 조직으로 연결돼 개별 손가락을 하나하나를 까딱거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블라코스 연구원은 뉴욕타임즈에 “마치 아기가 벙어리 장갑 안에 손을 끼운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중생대 바다에 살았던 팔다리가 모두 지느러미화된 공룡인 플레시오사우루스와 고대 악어와 같은 지금은 멸종된 생물의 지느러미 속에도 손가락이 있었다. 다만 손가락이 일부 달라붙은 형태도 있었다. 쥐라기와 백악기 바다에 서식한 공룡 종인 어룡은 손가락들이 모두 하나처럼 연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손가락 뼈들이 얼기설기 연결되 그물 형태를 띄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코스 연구원은 “손가락의 숫자를 셀 수 없는 동물”이라고 말했다.

 

어룡의 일종인 오프탈모사우르스의 지느러미 뼈다. 손가락 마디가 확연한 다른 동물과 달리 조각조각 달린 뼈가 서로 이어진 형태를 띄는 것을 볼 수 있다. 위키피디아 제공
어룡의 일종인 오프탈모사우르스의 지느러미 뼈다. 손가락 마디가 확연한 다른 동물과 달리 조각조각 달린 뼈가 서로 이어진 형태를 띄는 것을 볼 수 있다. 위키피디아 제공

각 동물의 차이 중 어떤 것이 가장 진화한 형태인지를 찾기 위해 연구팀은 각 생물의 지느러미가 원래 조상이 갖고 있던 손의 형태에서 얼마나 오래 진화했는지를 정량화했다. 그 결과 벙어리장갑 같은 지느러미를 가진 동물끼리도 진화의 양상이 달랐다. 바다거북의 지느러미는 수백만 년 진화 없이 형태를 유지했으나 몸이 동그랗고 듀공과 비슷한 포유류인 매너티의 뼈는 손가락 중 일부가 붙은 형태로 진화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멸종하지 않은 동물 대부분은 지느러미 속에 손가락뼈를 갖춘 형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코스 연구원은 “그들은 실험하면서도 안락한 지대를 떠나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반면 멸종한 동물들은 지느러미 속 손가락뼈의 모양을 상대적으로 크게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 악어 중 한 종은 손가락이 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 4000만년 전부터 3400만년 전까지 살았던 고대 고래의 한 종류인 바실로사우르스는 지느러미 속 뼈가 모두 합쳐져 아예 펭귄 지느러미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인 펭귄은 조상이 손을 날개로 이미 진화시킨 터라 손가락이 남아 있지 않다.

 

연구원들은 동물이 적응하기 위해 행했던 변이가 오히려 이들을 멸종으로 이끌었는지에 대해 추가 조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에 밝혔다. 블라코스 교수는 “적응의 끝을 조사하면 무언가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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