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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만 남은 태양광 시설 산사태, 2년전 이미 위험평가 제안됐지만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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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만 남은 태양광 시설 산사태, 2년전 이미 위험평가 제안됐지만 '무시'

2020.09.01 09:00
산지 태양광 산사태 위험 평가와 기준 마련, 2018년 긴급연구 제안
하늘에서 바라본 태양광 발전소 모습. 이산화탄소 배출과 포획/저장의 관점에서 볼 때 자연 숲을 파괴해 만든 태양광 발전소는 존재 이유가 없는 것 아닐까. 산을 깎아 만든 태양광 발전소는 생태계를 파괴할 뿐 아니라 보기에도 안 좋고 여름철 집중호우로 토사가 대량으로 유출되고 자칫 산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하늘에서 바라본 산지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모습이다. 산지 태양광 설비는 산의 경사면을 깎고 나무를 없앤 후 설치하기 때문에 배수로 설치와 같은 안전 설비가 없다면 산사태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 연합뉴스 제공

최근 집중호우로 일부 태양광 설비 설치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무분별한 태양광 설치가 사태를 불렀다는 주장과 그렇게 몰고 가는데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산사태 관련 연구자들은 산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를 산사태의 원인으로 보는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어떤 공사나 구조물이든 산사태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제대로 된 분석과 영향 평가를 해야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출연연구기관이 2년전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개발 지역의 산사태 위험도 평가와 설치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내놨지만 긴급한 현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2018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긴급현안문제해결형 선행융합연구사업’ 현안 수요조사 당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산지내 조성된 태양광 발전시설 개발지역에 대한 산사태 위험도 평가 및 설치기준 마련 필요'라는 연구를 제안했다.

 

긴급현안문제해결형 선행융합연구사업은 국민생활문제에서 긴급한 현안이 발생하면 그 문제에 대응하고, 현안이 없다면 수요조사를 거쳐 빠르게 연구가 필요한 과제를 찾아 과학기술로 해결한다는 목표로 추진된 사업이다. NST 소속 2개 이상 출연연의 연구자를 포함한 산학연 연구자로 구성된 그룹이 연구를 제안하면 이를 NST 산하 융합연구위원회에서 판단해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NST는 2018년 당시 수요조사를 진행하며 출연연 연구자들에게 먹거리와 질병, 자연재해, 생활화학물질, 교통 및 건설, 환경안전, 사이버 안전 등 7개 분야에서 긴급현안을 발굴하도록 했다. 이중 산사태는 자연재해 지진, 풍수해, 산불과 함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꼽혔다. 

 

당시 제안된 수요조사서를 보면 현안 배경과 과제 필요성에 대해 “태양광 발전시설이 증가함에도 산사태 등 재해발생을 방지하는 안정대책과 설치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발생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해결할 방안 및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2018년은 경기도 연천 태양광 발전시설과 경북 청도군 태양광 발전시설 개발구역 등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며 태양광 설비를 잘못 설치하게 된다면 산사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던 해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2018년 5월 태양광 설치 산지의 경사를 25도에서 15도로 제한하는 등의 안전 강화 대책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연구자들이 제안한 태양광 산사태 피해 방지 연구는 실제 연구로 이어지지 않았다. NST 융합연구위원회는 수요조사를 통해 연구과제들을 모집하긴 했지만 긴급현안이 발생하지 않자 물속 미세플라스틱 예방, 여성용 위생용품 속 유해 화학물질 유해성 평가, 119 구급대원 폭행피해 예방 시스템 개발 등 3건을 그해 사업 과제로 최종 선정했다.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다수 발생하며 주목을 받았던 올해와 달리 2018년은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지역에서 일어난 산사태가 조명을 받지 않아 긴급현안으로 선정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던 탓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기준과 위험도 평가에 과학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향후 점검에서도 제대로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발전이 늘어난 것과 산사태 사이의 연관성을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때 커지는 위험성은 미리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백용 건기연 지반안전연구단장은 "최근 산사태도 태양광 때문에 문제가 불거졌지만 과거에는 이것 때문에 문제가 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결국 시설물을 설치할 때 안전성을 어떻게 검토할 것인지가 중요한데 지금도 산사태 예방에 필요한 배수시설과 같은 시설물 설치와 관련해 꼼꼼히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석 지질연 지질환경재해연구센터장은 "산지를 절개하거나 구조물을 세우면 하지 않은 것보다 위험한 것은 사실"이라며 “구조물을 설치할 때 주는 외력을 하중으로 계산해서 모델링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위험을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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