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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코뿔소 멸종은 인간 아닌 ‘이것’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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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코뿔소 멸종은 인간 아닌 ‘이것’ 때문

2020.09.03 09:05
Albert Protopopov 제공
Albert Protopopov 제공

온몸을 뒤덮은 북슬북슬한 긴 털 사이로 멋진 뿔을 뽐냈던 털코뿔소(Coelodonta antiquitatis)는 1만4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끄트머리에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은 이 시기와 인간이 털코뿔소 서식지인 시베리아에 진출한 시기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이 멸종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인간은 이보다 훨씬 앞선 3만 년 전부터 이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인간 활동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닌 것으로 기울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털코뿔소가 멸종한 원인이 갑작스러운 기후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러브 달렌 스웨덴 고생물유전학연구소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시베리아 북동쪽에서 발굴한 털코뿔소의 뼈와 조직 등에서 1개의 온전한 유전체와 14개의 미토콘트리아 유전체를 추출했다. 


연구팀은 유전체에서 이형 접합성(양쪽 부모로부터 서로 다른 형질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정도)과 유전적 다양성 등을 확인했다. 


그 결과 털코뿔소는 멸종되기 전까지 근친교배가 없었고 유전적 다양성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당 기간 개체 수가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빠른 시간에 개체 수가 감소하며 멸종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유전체에서는 피부 온도 수용체와 관련된 유전자의 돌연변이 흔적도 발견됐다. 이 돌연변이로 빙하기의 추위에도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1만4700~1만2700년 전 지구에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뵐링-얼러뢰드 온난기’가 닥치자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연구팀은 털코뿔소가 시베리아 북동부 기후에 특화된 탓에 기온 상승에는 적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렌 연구원은 “고생물 유전학을 통해 과거에 멸종된 종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며 “급격한 기후변화가 동물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8월 13일자에 실렸다. doi: 10.1016/j.cub.2020.07.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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