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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도 확인한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지구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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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도 확인한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지구의 풍경

2020.09.09 07:40
NASA 지원 지구 관측 프로젝트
미국 동부의 올해 3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이산화탄소 농도 평균과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같은 기간 이산화탄소 농도 평균을 비교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NASA 제공
미국 동부의 올해 3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이산화탄소 농도 평균과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같은 기간 이산화탄소 농도 평균을 비교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NASA 제공

지난해 12월 31일 처음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은 이후 인류의 삶 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 또한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 과학자들은 일시적으로 급격히 줄어든 대기오염 뿐 아니라 인류 활동, 농업, 수질 등까지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코로나19가 식량 안보와 대기오염, 수질 생태계 등 다양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8개 연구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이달 4일 밝혔다. NASA는 코로나19와 지구 환경 간 연관성을 파악하는 지구과학긴급대응연구(RRNES)를 올해 4월 처음으로 만들어 과학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7개 팀이 지원을 받았다.

 

 

코로나19가 지구 환경에 준 영향 중 가장 알려진 것은 대기오염일 것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이동제한 조치 등을 실시하고 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여기서 배출되던 이산화질소와 같은 대기오염물질 또한 일시적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NASA는 올해 3월 유럽우주국(ESA) 대기관측위성 ‘센티넬-5’의 대류권관측기기(TROPOMI)와 NASA 아우라 위성의 오존관측장비(OMI) 분석을 토대로 중국에서 대규모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2월 중 이산화질소 농도가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 지역의 이산화질소 농도다. NASA 제공
NASA 아우라 위성의 오존관측장비(OMI)가 측정한 올해 2월 25일 서울 지역의 이산화질소 농도를 지도에 표시했다. 당시는 대구 집단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며 시민들이 이동량을 대폭 줄였던 시기다. 올해(왼쪽) 이산화질소의 농도를 최근 5년간 이산화질소 농도(오른쪽)과 비교하면 이에 따른 이산화질소 배출량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NASA 제공

과학자들도 대기오염의 일시적 감소라는 특정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조안나 조이너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대기 질에 준 영향을 수치화하고 있다. 연구팀은 올해 측정된 이산화질소 농도 데이터를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평균과 비교해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지역은 대구 집단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던 2월 말 이후 이산화질소 농도가 7월 초까지 과거 5년간 평균보다 높았던 적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니퍼 카이저 조지아공대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여행 금지가 공항 주변 대기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다. 공항은 비행기 배기가스 때문에 이산화질소와 포름알데히드 등 대기오염물질이 가장 많이 나오는 지역 중 하나다. 연구팀은 항공 수요 감소로 공항 운영률이 60% 감소한 볼티모어 워싱턴 국제공항과 70% 감소한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센서를 설치했다. 이를 ESA의 코페르니쿠스 센티넬-5 위성에 탑재된 TROPOMI 데이터와 비교하고 있다.

 

수잔 아넨버그 조지워싱턴대 교수팀은 이동제한 조치가 세계 곳곳에 내려졌으나 지역별 이산화질소 감소량이 다르다는데 주목했다. 봉쇄령이 내려진 시기를 비교했을 때 중국과 이탈리아는 미국보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훨씬 많이 감소한 것이다. 이산화질소 감소가 대기 자체에 얼마나 오래 영향을 줄지도 관건이다. 쑨강 버팔로대 교수는 배출량 감소가 대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는 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미국의 정지궤도기상위성 GOES-16이 2018년 4월 1일 촬영한 미국 구름 사진이다. 엄청난 양의 비행운을 볼 수 있다. NASA 제공
미국의 정지궤도기상위성 GOES-16이 2018년 4월 1일 촬영한 미국 구름 사진이다. 직선으로 그어진 비행운의 양이 상당한 것을 볼 수 있다. NASA 제공

코로나19로 하늘에서 사라진 것이 있다. 바로 비행운이다. 맑은 하늘 위로 비행기가 지나갈 때 하얀 흔적을 남기는 것을 볼 수 있다. 항공기의 배기나 기압 변화로 구름이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사실상 인간이 만드는 유일한 구름이다. 비행운이 대기에 미치는 효과를 정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비행운이 많을수록 지구온난화에 기여한다고 본다.

 

윌리엄 스미스 NASA 랭글리 연구센터 연구원과 데이브 두다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사라진 비행운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비행운이 줄어들면서 지구 복사열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는 것이다. 수십년간 비행운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연구팀은 비행 탐지 알고리즘을 활용해 올해 미국 상공과 북대서양 상공의 비행운량을 분석하고 이를 2년 전과 비교한다는 계획이다.

 

NASA의 지구관측위성(EOS)가 촬영한 디즈니랜드의 모습이다. NASA 제공
NASA의 지구관측위성(EOS)가 촬영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디즈니랜드 주변의 위성지도다. 파란색은 주차장에 세워져있던 차량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곳을 표시한 것이다. 코로나19로 활동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놀이시설의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또한 줄어들었다. NASA 제공

윤상호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원은 밤에도 지상을 관찰할 수 있는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전 세계 도시의 활동 수준 변화를 관측하고 있다. 주차장과 고속도로 위 자동차 배치, 건설 현장의 변화가 등이 전염병 양상과 어떻게 맞물렸는지 조사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봉쇄로 인한 활동 감소와 재개 결정에 따른 증가 등 변화를 정량화한 도시 지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활동 감소가 코로나19를 억제하는 데 성공한 도시와 어떻게 일치하는지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구엘 로만 미국 대학우주연구협회(USRA) 연구원은 야간 조명 데이터를 이용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미치는 사회적, 경제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야간 활동이 감소하면서 꺼진 불을 우주에서 관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NASA의 위성 야간 조명 데이터 프로젝트인 ‘블랙 마블’을 적용한 사회 반응 추적 지도를 개발하고 있다. 로만 연구원은 “다양한 봉쇄 전략이 지역기업과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기업과 주민들이 예방 조치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위성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랜드샛 위성이 촬영한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 밀피타스의 그레이트 몰 주변 위성지도다.
미국의 랜드샛 위성이 5월 22일 촬영한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 밀피타스의 그레이트 몰 주변 위성지도다. 당시는 캘리포니아주에 이동제한령이 내려졌을 때다. 붉은색일수록 온도가 높고 노란색에 가까우면 온도가 낮다. 파란색 점이 찍힌 그레이트몰 위 주차장은 높은 온도를 보여주고 있다. NASA/미국지질조사국 제공

크리스토퍼 포터 NASA 에임스연구센터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도시 어느 곳이 뜨거워지는 곳이 어디인지를 관찰한다. 태양에서 나오는 가시광선은 지표 물체에 닿으며 흡수되거나 반사된다. 코로나19로 주차장에 세워진 차가 늘어나는 등 지표면 물체들이 변하면서 도시 내 열이 흡수되고 반사하는 곳 또한 바뀐다. 연구팀은 랜드샛 위성과 국제우주정거장 내 설치한 NASA의 ‘에코스트레스’를 이용해 샌프란시스코 베이 아레나를 관측한다. 에코스트레스는 지구 특정 위치에서 자라는 식물의 온도를 지속해 측정하는 장치다.

 

농업과 식량 또한 코로나19로 큰 영향을 받았다. 농업계는 이동이 막히면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수요 감소에도 직면했다. 일부 농민들은 농작물 가격보다 인건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수확을 포기하기도 했다. 경기 침체에 수입과 수출이 제한되고 공급망이 제한되는 것도 농업의 불확실성을 늘리면서 일부 국가에게는 식량안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랜드샛이 미시시피강 주변을 촬영한 영상이다. NASA/미국지질조사국 제공
랜드샛이 미시시피강 주변을 촬영한 영상이다. 구불구불한 미시시피강 주변으로 모자이크처럼 펼쳐진 농경지가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농경지 또한 코로나19로 영향을 받고 있다. NASA/미국지질조사국 제공

마이클 험버 메릴랜드대 교수팀은 식량과 관련한 모든 지구과학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NASA 하베스트(추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험버 교수는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국제 시장과 국내 시장 상황, 원격 데이터로 보는 작물 평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이를 코로나19 최신 정보와도 결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 케르너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팀은 작물이 재배되는 것을 위성으로 관찰해 작물의 수확량을 관측한다는 계획이다. 케르너 교수는 “위성 데이터와 기계학습을 사용해 작물이 재배되는 위치를 지도화하고 있다”며 “미국의 옥수수와 대두, 러시아의 밀 등 주요 작물을 관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눈이 쌓여 있다. NASA 제공
눈이 쌓인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 산맥 위를 NASA의 연구용 항공기 DC-8이 지나가고 있다. NASA 제공

코로나19가 강수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가브리엘 빌라리니 아이오와대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기간 대기오염 감소가 강수량의 감소로 이어졌는지를 분석한다. 대기 중 수분은 에어로졸이나 먼지와 같은 입자를 주변으로 모여 응축돼 비나 눈으로 지구에 떨어지는데 올해 이 에어로졸의 양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2월과 3월 미국 서부는 강수량이 평소의 절반에 못 미쳤다.

 

물 자원 활용에도 위성 데이터가 쓰인다. 강수량이 부족한 미국 서부는 겨울 동안 쌓인 눈이 봄과 여름에 녹으면서 주요 담수원이 된다. 눈의 양은 미국 서부 수백 개의 관측소에서 수동으로 관측되고 있다. 노아 몰로치 콜로라도대 교수는 “코로나19로 수자원 관리자들이 이용했던 지상 데이터가 쉽게 이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걸 발견했다”며 “눈의 양을 원격으로 감지해 이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NASA 아쿠아 위성이 촬영한 뉴질랜드의 녹조 모습이다. NASA 제공
NASA 아쿠아 위성이 촬영한 뉴질랜드의 녹조 모습이다. NASA 제공

코로나19가 수질 오염에도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버트 그리핀 앨라배마대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가 산호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연구하기로 했다. 그리핀 교수팀은 멕시코 남쪽 국가인 벨리즈에서 도시와 농지에서 발생하는 질소와 인 같은 수질을 나쁘게 만드는 오염물 발생량에 주는 영향을 연구중이다. 연구팀은 NASA 랜드샛 영상을 활용해 코로나19가 토지 사용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고 있다. 수질 관측도 미국 기상위성 ‘테라’의 기상센서 ‘모디스’와 미국기상위성 NOAA-20호의 적외선복사관측기(VIIRS)의 힘을 빌린다.

 

마리아 초르지유 뉴욕시립대 교수는 코로나19 대기오염이 뉴욕 근처 롱아일랜드 해변의 수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 중이다. 물속에 녹은 질소량이 늘어나면 조류가 많이 자라면서 녹조 등을 일으키고 수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초르지유 교수는 “코로나19는 대기 중 질소량이 줄어들면 수질에 미치는 영향을 관측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인 셈”이라고 말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걸프만 주변의 모습이다. 코로나19가 바꾸는 다양한 지구 환경이 관측되고 있지만, 반대로 지구 환경도 코로나19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ASA 제공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걸프만 주변의 모습이다. 코로나19가 바꾸는 다양한 지구 환경이 관측되고 있지만, 반대로 지구 환경도 코로나19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ASA 제공

지구 환경이 거꾸로 코로나19에 미칠 영향을 찾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희교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원은 율리아 젤 미국 텍사스대 교수와 공동으로 날씨와 대기 질이 코로나19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조사한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인 만큼 기온과 습도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기온과 습도, 에어로졸 데이터를 얻고 이를 바이러스 확산 지도와 연계시켜 코로나19 확산 및 사망률과의 관련성을 추적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존스홉킨스대 소속의 벤 자이칙 교수팀도 날씨와 코로나19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연구팀은 MERRA-2 라는 NASA의 기후정보 데이터세트를 활용할 계획이다. MERRA-2는 전 세계 기상위성을 활용해 장기간 기후를 관측하는 프로젝트다. 자이칙 교수는 “우리는 처리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갖고 있다”며 “날씨와 코로나19 사이 연관성을 발견하면 다시 발생할 두 번째 파도에 대해서도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블로 멘데즈-라자로 푸에르토리코대 교수는 먼지 폭풍과 코로나19의 관련성을 찾고 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만들어진 대규모 먼지 폭풍은 대서양을 건너 매년 5월과 8월 사이 카리브해 국가들을 덮친다. 연구팀은 VIIRS를 이용해 카리브해에 도착한 먼지구름 속 에어로졸을 측정하고 있다. 혹시라도 아프리카 먼지폭풍에 날려 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다면 카리브해 지역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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