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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베누, 표면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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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베누, 표면은 살아 있다

2020.09.10 18:00
해질녘 자갈만한 돌조각 내뿜어
지난해 1월 19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에 탑재된 카메라가 촬영한 소행성 베누의 모습이다. 베누의 표면 위로 반짝거리는 물체가 다수 보이는데, 이는 별이 아니라 베누에서 튀어나온 입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NASA 제공
지난해 1월 19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에 탑재된 카메라가 촬영한 소행성 베누의 모습이다. 베누의 표면에서 떨어져나가는 것처럼 반짝거리는 물체가 다수 보이는데, 이는 별이 아니라 베누에서 튀어나온 입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NASA 제공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베누’가 해질녘이면 표면에서 자갈만한 작은 돌조각을 내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 연구팀은 이달 9일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행성’에 베누에 관한 11개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베누는 태양궤도를 돌고있는 소행성이다. 6년에 한번씩 지구 곁을 스쳐지나가 지구와 충돌 위험이 큰 소행성으로 분류된다. 22세기 말에는 2700분의 1 확률로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NASA는 베누 탐사를 위해 2016년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를 발사했다. 이 탐사선은 2018년 12월 베누에 도착한 후 베누를 돌며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베누에서 돌조각이 떨어져 나오는 현상은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1월 처음 확인됐다. 처음에는 베누 너머로 별이 보이는 것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으나 연구자들은 이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칼 허젠로터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는 “영상 속 별의 배치를 보고 모르는 성단이라고 생각했다”며 “별이 10개 정도 있어야 하는 곳에 200개가 넘는 점이 있어 무언가 다른 것이란 걸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영상을 분석했더니 반짝이는 게 별이 아닌 소행성 표면에서 튀어나온 작은 돌조각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시리스-렉스가 보내온 영상에는 돌조각들이 멈춰있는 배경별들과 달리 꼬리를 그리며 이동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소행성의 표면이 조용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하루에만 한 개 이상의 돌조각이 튀어나오는 환경인 것을 확인한 것이다.

 

오시리스-렉스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베누에서 튀어나온 돌조각을 포착한 개수만 668개에 달한다. 돌조각의 크기는 지름 0.5~1cm 정도다. 가장 큰 조각은 지름이 5cm 정도였다. 돌조각들은 아이가 기어가는 속도 정도인 초속 20cm로 느리게 베누 주위를 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속 3m 정도로 빠른 돌조각도 있었다.

 

오시리스-렉스가 촬영한 소행성 베누의 모습이다. 베누는 지구 자전 방향과 달리 동쪽에서 서쪽으로 돈다. NASA 제공
오시리스-렉스가 촬영한 소행성 베누의 모습이다. 베누는 지구 자전 방향과 달리 동쪽에서 서쪽으로 돈다. NASA 제공

소행성 표면에서 돌조각이 튀어나오는 현상은 베누의 해질녘 때 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누는 4.3시간마다 자전하는데 해가 사라지는 부위에서 주로 작은 돌맹이 만한 돌조각들이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두 가지 가설을 제안했다. 우선 열에 의한 균열이 돌조각을 만들었을 거란 주장이다. 베누 표면의 바위는 태양을 바라보는 낮에 가열되고 밤에는 냉각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다가 결국 부서진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외부에서 날아온 유성체가 베누에 충격을 가하면서 균열이 발생하고 돌조각이 떨어져 나온다는 가설이다. 혜성이 태양에 의해 잘게 부서지며 생긴 유성이 베누에 약 2주에 한 번 산탄총을 쏘는 정도의 힘으로 베누를 가격하면서 돌조각이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베누는 지구와 반대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태양 쪽에서 날아온 유성이 해질녘 즈음에 베누에 도달하게 된다.

 

떨어져 나간 돌조각은 다양한 궤적을 보인다. 베누를 중심으로 수 시간을 돌다가 다시 내려앉는 돌조각이 있는 반면 베누의 중력을 벗어나 바깥으로 튀어나가는 돌조각도 발견됐다. 대니얼 시어러스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 연구팀은 베누와 태양의 복사열을 받게 되면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중력을 벗어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돌조각 자체는 베누의 궤적 자체에는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지만 수천만 년에 걸쳐 소행성 질량을 중앙으로 옮기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베누는 현재 지구에서 약 2억 9000만 km 떨어진 곳에 있다. 오시리스-렉스는 다음달 20일 베누 표면에서 암석을 채취하는 임무에 나선다. 베누에 약 5초간 내려앉은 후 질소를 쏘고 여기서 튀어나오는 먼지와 자갈을 채집할 예정이다. 채집을 마치면 오시리스-렉스는 다시 지구로 복귀하는 길에 나선다. 2023년까지 샘플을 가지고 귀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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