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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데이터리포트]분노한 사람들, 가짜뉴스 전파에 앞장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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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데이터리포트]분노한 사람들, 가짜뉴스 전파에 앞장 섰다

2020.09.10 20:12
차미영 IBS데이터사이언스그룹 책임연구자-KAIST 연구팀 분석...불안 외에 분노 관리하는 방역대책 필요
국회 출입 기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27일 오전 국회 본관이 폐쇄돼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제공
국회 출입 기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27일 오전 국회 본관이 폐쇄돼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이 전세계에 널리 확산하면서 가짜뉴스의 범람으로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파악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인 ‘인포데믹’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소금물을 스프레이에 담아 뿌리는 치료법이나 가짜 자가진단법 등이 유행했고, 이란에서는 메탄올을 잘못 마셔 수백 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국내 연구팀이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가 언제 잘 확산하는지 분석한 결과, 불안을 느끼는 사람보다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이 더 잘 퍼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와 일부 집단의 의도적인 방역 방해 행위에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이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 만큼, 불안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방역 조치 외에 분노를 관리할 새로운 방역조치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 책임연구자(KAIST 전산학부 교수)와 한지영 KAIST 전산학부 연구원, 이원재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팀은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가 불안보다는 분노를 느끼는 사람에 의해 더 널리 전파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정보학 분야 국제학술지 ‘하버드 케네디스쿨 미스인포메이션리뷰’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총선 직전인 4월 9~13일, 한국언론학회와 KBS의 후원으로 국내 거주 성인 51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헤어 드라이어가 바이러스를 죽인다’ ‘특정 나이, 인종만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뜨거운 차를 마시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줄어든다’ 등 이미 팩트체크가 끝난 가짜뉴스 12개를 수집한 뒤 각각에 대해 과학적으로 믿을 만한지 묻는 방식이었다. 이어 자신의 감정이 불안인지 또는 분노인지를 묻고 성별과 나이, 정치적 성향, 교육, 수입 등을 조사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자신의 감정이 ‘분노’라고 판단한 시민들은 코로나19 관련 헛소문을 과학적으로 신빙성 있는 정보로 더 쉽게 믿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존 인지심리 이론에 따르면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정보 검색에 집중하는 반면 분노를 느끼는 사람을 행동을 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며 “실제 연구 결과 분노한 사람들이 헛소문을 과학적으로 믿을 만하다고 더 잘 믿었으며, 따라서 이들 가짜뉴스를 공유하는 데에도 더 적극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정치적 성향이 보수적일수록 더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코로나19와 같은 공중보건의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 외에 분노의 감정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 연구원은 “도시 봉쇄 등의 조치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 시민의 불안을 관리할 수 있다”며 “하지만 폐쇄 조치는 바이러스 확산에 분노한 사람들에게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분노는 생각에 앞서 행동을 부추기고, 행동에 제대를 받게 되면 다른 영역에서 폭력성으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도시 봉쇄를 겪은 도시에서 가정 내 폭력이 증가한 게 단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 정부가 초기에 코로나19 대응에 성공적일 수 있었던 이유가 일상 생활 제약 없이 마스크 착용과 기침 예절 등 구체적 행동방안을 제시한 덕분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분노 감정이 일으키는 행동 욕구를 해소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일부 종교집단에서 의도적인 방역 훼방 움직임이 일면서 8월 말 이후 분노를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다(관련 기사 : 코로나19 사태 8개월...적신호 켜진 '신뢰사회', 쌓인 '피로'). 연구팀은 “방역에서 분노의 감정을 잘 듣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 연구책임자는 국가에서 국가로 퍼지는 인포데믹을 막기 위해 이화여대와 함께 ‘루머를 앞선 팩트(Facts before rumors)’ 프로젝트를 3월 시작하기도 했다. 팩트체크가 된 정확한 정보를 가짜뉴스나 헛소문보다 먼저 확산시켜 가짜뉴스에 의한 폐해를 줄이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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