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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과학자들 호주처럼 기후변화 원인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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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과학자들 호주처럼 기후변화 원인 지목

2020.09.15 09:09
9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일대가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여파로 주황색 연무에 휩싸여 있다. AP/연합뉴스 제공
9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일대가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여파로 주황색 연무에 휩싸여 있다. AP/연합뉴스 제공

미국 서부가 최악의 대형 산불을 겪고 있다. 미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13일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지역에서 불에 타버린 면적만 1만9125㎢에 달한다. 한국 면적인 10만210㎢의 약 19.1%에 이른다. 약 100여건에 이르는 대형 산불이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사망자도 30여명에 가까워져 간다. 미국 오리건 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마스크를 끼고 잘 정도로 (화재로) 온 도시가 누렇고 뿌옇게 변했다"며 "근처 시애틀이나 중부로 피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산불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아닌 정부 관료들이 먼저 나서 기후변화와의 관계를 인정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12일 화재현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캘리포니아는 존재론적 기후 위기의 한복판에 있다”며 기후변화를 이번 대형산불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말 호주 전역을 덮쳤던 호주 산불도 마찬가지다.

 

석탄 산업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조차 당시 화재와 관련해 “우리는 점점 더워지면서도 건조해지는 여름 속에 살고 있다"면서 "이는 분명히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것”이라며 산불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인정했다.

 

지난 12일 미국 오리건에서 찍은 하늘의 모습이다. 박규성 제공
지난 12일 미국 오리건에서 찍은 하늘의 모습이다. 박규성 제공

산불과 기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모두 의심의 여지없이 기후변화가 화재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서부 지역의 경우 해마다 건기인 8~9월에 자연적으로 산불이 발생한다. 날씨가 점점 건조해지면서 산불의 강도와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플래니건 캐나다 앨버타대 재생자원학과 교수는 불이 붙는 나무와 식물이 건조해질수록 불이 붙기 쉬우며 더 뜨겁게 탄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로) 불이 붙기 쉬운 나무와 식물들이 많아졌다”며 “그와 동시에 더 강렬하게 타기 때문에 산불 진화가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악순환도 계속된다. 강렬하게 솟아오른 불은 근처의 식물과 나무들을 건조하게 만들고, 옮겨 붙기 쉬운 환경을 계속적으로 만들게 된다. 실제 캘리포니아의 경우 역대 최악 산불 1~5위에 올해와 2018년, 2017년 등 최근 3~4년이 포함됐다. 올해가 1위, 2018년이 2위, 2017년 4위다. 


호주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호주는 가장 뜨겁고 건조한 한 해를 보냈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기온이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평균과 비교해 섭씨 1.5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앤드류 왓킨스 호주 기상청 장기예보 책임자는 “최악의 화재 배경에는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 추세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 필드 미국 스탠퍼드대 우드환경연구소 펠로우는 “산불은 기후변화 영향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호주 정부가 발간한 ‘산불과 기후변화’에 관한 보고서조차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호주 지역을 산불이 더 일어나기 쉬운 조건으로 만들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구촌 곳곳을 태우는 대형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학술지 '사이언스'가 북위 50~70도 지역에 펼쳐진 침엽수림(타이가)을 태우는 대형 산불을 증가시킨 원인이 기후변화라고 주장하는 논문을 표지 논문으로 실었다. 올 여름 유럽을 강타한 열파(폭염)도 산불을 일으킨 주범으로 꼽힌다. 1979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산림 건조화의 55%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 때문에 발생했으며, 이 때문에 1984년 이후 한국 면적의 절반 가까이 되는 약 4만 2000km2 면적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2016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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