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기자의 눈] 논문조작, 또 줄기세포야?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4년 03월 12일 18:00 프린트하기

 

  “어쩌면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 논문 사진조작보다 더 악의적일 수도 있습니다.”


  국내 줄기세포 분야 한 연구자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오보카타 하루코 연구주임이 개발한 STAP 세포 논란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공식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속단하긴 어렵지만, 지금까지 정황으로 보면 하루코 박사 쪽의 조작 ‘스케일’이 더 큰 것같단 말이다.

 

  2005년 말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 논문에서 연구결과 조작 의혹에 불을 붙인 것은 수십여 장의 줄기세포 사진 중 중복게재된 것으로 보이는 몇 장의 사진이었다. 그런데 하루코 박사의 경우, 본인의 박사학위 논문에 쓴 전혀 다른 종류의 세포를 STAP 세포로 둔갑시켜 중복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연구자가 ‘악의적’이란 표현을 쓴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까지 하루코 박사의 행보는 2005년 모든 한국사람들을 패닉에 빠뜨렸던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과 닮은 점이 많다.

 

  우선 중복 게재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서 출발한 의심의 종착역이 ‘그리고 아무 것도 없었다’로 가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황 박사가 복제하는 데 성공한 인간배아줄기세포는 단 한 개도 없었고, STAP 세포 관련 취재 중 만난 한 연구자도 “과연 STAP 세포가 존재하긴 했던 건지 의심스럽다”고 언급할 정도니 말이다.


  공식 조사결과 연구성과가 ‘진짜’인 것으로 밝혀진다고 해도, 재현 실험이 성공하지 않는 이상 이번 논문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심지어 하루코 박사팀이 STAP 세포의 상세한 제작법을 공개한 뒤에도 학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루코 박사가 본인의 실험실에서 STAP 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가정하더라도 그가 발표한 연구결과는 아직 정리가 덜 된 ‘미완성’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국내 줄기세포 분야 중견 연구자는 이처럼 줄기세포 분야에서 유독 논문조작 의혹이 많은 이유에 대해 “하루라도 빨리 연구 성과를 본인의 것으로 끌어와야 하는 연구풍토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10년 전 황우석 박사도 동물 세포로 배아줄기세포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는데, 인간 세포로는 성공이 어려워지자 급기야 논문을 조작하는 극단적 유혹에 넘어가게 됐을 거라는 말이다.


  하루코 박사 또한 본인의 아이디어(STAP 세포)를 하루 빨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욕심 때문에 이런 사달이 났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생식세포에 전기자극을 주거나 산성 용액에 담그면 줄기세포와 비슷한 성질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는 예전부터 있었는데, 이를 생식세포 대신 체세포에 응용한 본인의 발상을 혹시나 다른 연구팀에게 속도전에서 밀려 빼앗길까 전전긍긍했던 게 아닐까라는 추측이다.


   줄기세포 전문가들은 “논문을 철회하거나 조작이 드러나는 건 다른 연구 분야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며 “고령사회에 이르러 사람들의 관심이 줄기세포 연구에 쏠리면서 유독 두드러져 보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줄기세포 관련 조작 사건은 다른 어떤 과학 이슈보다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 모으는 것만 같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이렇게 답했다. “2005년 ‘황우석 사건’으로 인해 입은 트라우마가 치유되지 않고 있어 우리 국민들이 유독 더 줄기세포 조작 문제에 민감할 수도 있다”고.


idol@donga.com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4년 03월 12일 18:00 프린트하기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18 + 6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