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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노벨상 타긴 탔다. 엽기노벨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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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노벨상 타긴 탔다. 엽기노벨상을…

2020.09.18 10:35
2020년 이그노벨상 수상자 발표

악어에 헬륨 가스 먹여 울음소리 측정 

팬데믹 정치에 이용한 정치지도자 9명 '의학 교육상'

경제 소득 높을수록 키스 자주해

 

2020 이그노벨상 수상자가 17일(현지시간) 온라인 생중계로 발표됐다. 2020 이그노벨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2020 이그노벨상 수상자가 17일(현지시간) 온라인 생중계로 발표됐다. 2020 이그노벨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국가별로 소득에 따라 키스 빈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악어에게 헬륨 가스를 주입하면 어떤 목소리가 나올까. 얼굴에서 나르시시트를 식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뭘까. 살아있는 지렁이에게 고주파를 가하면 어떻게 될까.


이런 황당한 궁금증을 실제 연구로 진행해 답을 찾아낸 과학자들이 ‘괴짜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 올해의 음향학상, 심리학상, 물리학상, 경제학상 수상자로 17일(현지시간) 선정됐다. 올해 30회를 맞는 이그노벨상은 총 10개 분야에서 수상자를 발표했다. 

 

○그래핀으로 노벨상 받은 가임 교수, 이그노벨상 인연으로 시상자로 등장

 

음향학상은 암컷 중국 악어를 헬륨 가스가 채워진 통에 넣고 우렁차게 울게 만든 스테판 레버 오스트리아 빈대 박사 등 연구팀 5명에게 돌아갔다. 이 연구는 2015년 ‘실험생물학 저널’에 실렸다. 

 

레버 박사는 수상 소감에서 “악어 등 파충류가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몸집을 과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이 실험을 고안했다”며 “악어와 같은 파충류의 성대가 공명을 통해 목소리를 크게 만드는지 확인하기 위해 헬륨 가스가 채워진 통에 악어를 넣었다”고 말했다. 

 

음향학상 시상자로는 이그노벨상과 인연이 있는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가 나섰다. 그는 2010년 그래핀을 발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는데, 노벨상 수상 10년 전인 2000년 개구리를 자기장 속에서 공중에 붕 뜨게 만드는 실험으로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눈썹을 검사해 나르시시스트를 식별하는 방법을 고안해 2018년 ‘성격학회지(Journal of Personality)’에 발표한 캐나다 토론토대 미란다 지아코민, 니콜라스 룰 박사 등 2명은 심리학상 수상자로 뽑혔다. 

 

음향학상 시상자로 나선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 그는 2010년 그래핀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 10년 전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2020 이그노벨상 시상식 생중계 캠처
음향학상 시상자로 나선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왼쪽 아래). 그는 2010년 그래핀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 10년 전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2020 이그노벨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이날 룰 박사는 이그노벨상 부상으로 지급되는 10조 짐바브웨 달러 지폐를 자신의 눈썹 위에 붙이고 수상 소감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룰 박사는 “그간 사람들은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나르시시스트인지 판단했는데, 우리는 그 판단에 눈썹이 결정적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리학상은 살아있는 지렁이에게 고주파를 가하면 지렁이의 몸이 어떤 파형으로 움직이는지 실험한 호주 스윈번공대 소속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올해 ‘사이언티픽 리포트’ 5월 22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잘 늘어나는 피부와 유체 골격을 가진 지렁이는 몸을 움직일 때 수면 위에 생기는 파형과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왓킨스 스코틀랜드 애버테이대 박사팀은 2019년 ‘사이언티픽 리포트’ 4월 30일자에 13개 국가에서 소득이 키스 빈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해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키스 빈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허그나 섹스보다 키스가 소득과 상관관계가 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왓킨스 박사는 수상 소감에서 “키스는 병원체 감염의 관점에서는 국민 보건과도 관련된다”며 “13개국 조사에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곤충학상은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UC리버사이드) 소속 곤충학자였지만 지금은 은퇴한 리처드 베터 박사에게 돌아갔다. 그는 곤충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곤충학자들이 가장 두려움을 느끼는 생명체는, 분류학적으로는 곤충에 포함되지 않는 거미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재료과학상은 인간의 배설물을 얼려서 만든 칼은 잘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메틴 에렌 미국 켄트주립대 인류학부 박사 등 과학자 7명에게 돌아갔다. 에렌 박사는 “이누이트 족은 자신들의 배설물을 얼려 칼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연구팀이 직접 실험해보니 칼이 잘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고고학 과학저널: 리포트’ 2019년 10월호에 실렸다. 

 

올해 이그노벨상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2020 이그노벨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올해 이그노벨상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2020 이그노벨상 시상식 생중계 캡처

○ 트럼프, 푸틴, 보우소나르…코로나19 팬데믹 비꼰 의학교육상 수상자로 선정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가 격월로 발간하는 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노벨상을 패러디해 1991년 만들었다. 진지하고 엄숙한 노벨상과 달리 패러디 정신을 살려 ‘웃어라, 그리고 생각하라(Laugh and then think)’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이런 정신은 자유분방한 복장과 유머가 담긴 수상 소감 등 매년 하버드대 샌더스극장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런 점을 고려해 올해 의학교육상 수상자로 코로나19에 관련된 인물들이 선정됐다. 코로나19 창궐과 같은 바이러스 대유행에 정치인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비꼬며 의학교육상 수상자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정치 지도자 9명이 호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고 평소 수상에 자신감을 비쳐왔다.


또 평화상은 올해 6월 파키스탄 외교관의 간첩 활동을 이유로 파키스탄 외교관을 쫓아낸 인도와 파키스탄 외교관들에게, 경영상은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에 민사소송을 낸 남성을 암살하도록 청부한 중국의 살인 하청업자 5명에게 돌아갔다. 


올해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은 부상으로 노벨상 수상자 사인이 담긴 종이 상장과 10조 짐바브웨 달러를 받았다. 또 올해 주제가 곤충으로 꾸며졌던 만큼 곤충을 인쇄한 대형 종이 주사위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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