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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유럽 호령하던 바이킹은 갈색머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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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유럽 호령하던 바이킹은 갈색머리였다

2020.09.19 08:45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빙하 앞에 펼쳐진 거친 파도를 넘는 바이킹 선박의 모습을 표지에 실었다. 11세기 말 북유럽 근해에서 좌초된 바이킹선을 2007년에 그대로 본따 만든 ‘시 스탈리온’이 실제로 항해하는 모습이다. 뿔이 달린 투구를 쓴 금발의 전사로 대표되는 바이킹은 바다를 통해 유럽 전역을 점령하고 약탈하며 공포에 떨게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킹의 이미지가 실제와는 다르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에스케 빌레르슬라우 덴마크 코펜하겐대 글로브연구소 교수를 비롯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스칸디나비아반도와 그린란드, 우크라이나, 영국, 러시아, 폴란드에 있는 바이킹 공동묘지에서 발견한 442명의 유골 유전자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이달 16일 네이처에 발표했다. 19개국 70개 연구기관이 6년간 참여한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다.

 

우선 바이킹 대부분은 스칸디나비아인 고유의 특징인 금발이 아닌 갈색 머리를 갖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킹의 상당수는 남부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들어온 유전자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또 스코틀랜드 오크니에 있는 바이킹 매장 방식으로 묻힌 유골은 바이킹이 아닌 스코틀랜드 동북부에 살았던 켈트인이었다. 바이킹이 점령한 게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가 바이킹 문화를 받아들인 것이다.

 

바이킹이 퍼져 나간 방향도 국적에 따라 달랐다. 덴마크의 바이킹은 영국으로 향했고 스웨덴 바이킹은 동쪽 발트해로 향했다. 노르웨이 바이킹은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 그린란드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국가의 바이킹은 유전적으로 거의 연관이 없었다.

 

바이킹이 매체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강력한 전사들만을 이끌고 정복 활동을 펼친 것도 아니었다. 바이킹이 습격했다 몰살당한 것으로 알려진 에스토니아의 매장지에서 나온 유해 중 5명은 가족 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에서 400km 떨어진 곳에 묻힌 두 바이킹은 사촌지간이었다. 실제로는 가족 단위의 이주를 목표로 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킹 시대의 유산은 유럽 곳곳으로 흩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유럽인들의 유전체와 바이킹 DNA를 비교한 결과 영국인에게 바이킹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DNA가 6%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인에게 남아 있는 바이킹 DNA는 10%로 큰 차이가 없다.

 

빌레르슬라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킹이 실제로 어떤 이들인지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며 “역사책은 새 정보로 갱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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