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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과학에서 여성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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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과학에서 여성이 사라지고 있다

2020.09.21 18:20
1~6월 교신저자 비율 급격히 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교육을 받고 있는 신임 간호장교들의 모습이다. 의학지 랜싯은 보건 분야 노동자 상당수가 여성인 현실에서 이들의 취약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교육을 받고 있는 신임 간호장교들의 모습이다. 의학지 '랜싯'은 보건 분야 노동자 상당수가 여성인 현실에서 이들의 취약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젠더나 인종을 둘러싼 여러 격차와 불평등이 다시금 부각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육아나 가사 부담이 의·생명과학 분야 여성 연구자들에게 더 집중될 것이라는 가설이 데이터로 일부 증명됐다. 


웨너 리 미국 텍사스대 의대 교수팀은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던 1~6월 대표적인 의학·생명과학 분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org)’와 ‘바이오아카이브(biorxiv.org)’에 올라온 논문 초안의 교신저자 성별을 분석한 결과 여성 교신저자의 비율이 1월 코로나 확산 이후 확연히 줄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네트워크오픈’ 18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메드아카이브에서 지난해 6월 6일부터 올해 5월 5일까지, 바이오아카이브에서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5월 20일까지 등록된 논문을 수집해 저자 정보 등 메타데이터를 분석했다. 수집된 논문 수는 바이오아카이브 4만6101편, 메드아카이브 5148편으로 총 5만1249편이었다. 연구팀은 전세계 177개국 200만 명의 이름 데이터를 이용해 논문 중 97%(4만9924편)의 교신저자 성별을 구별해 내 각 성별의 비율 변화를 시기 별로 구했다.


분석 결과 메드아카이브의 경우 코로나19 유행시기에 남녀 교신저자의 논문수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로나 유행 전인 지난 1월 교신저자 중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6:4로 약 23%p 차이가 났다. 하지만 이 차이는 불과 3개월 뒤인 4월 55%p로 크게 벌어졌다(아래 왼쪽 그래프). 미국과 미국 외 지역을 나눠 분석해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바이오아카이브는 같은 기간 동안 남녀 교신저자의 비율이 46%p에서 47%p로 소폭 상승했다(위 오른쪽 그래프). 연구팀은 두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이 달라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바이오아카이브의 경우 지난해부터 교신저자 중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약 7:3 이상으로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었기에 간격이 더 커지기 어려웠다는 해석도 가능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젠더 별 교신저자 비율이 확연히 벌어진다면 의·생명과학 분야 연구기관과 연구지원기관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젠더 격차를 막거나 해소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생명과학 분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왼쪽)와 바이오아카이브의 남녀 교신저자 비율 추이를 분석한 그래프다. 메드아카이브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여성 저자의 비중이 극단적으로 줄고 있는 경향이 확인됐다. 바이오아카이브는 차이가 크지 않지만, 이미 1월 초에 46%p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JAMA 네트워크오픈 논문 캡쳐
의생명과학 분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왼쪽)와 바이오아카이브의 남녀 교신저자 비율 추이를 분석한 그래프다. 메드아카이브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여성 저자의 비중이 극단적으로 줄고 있는 경향이 확인됐다. 바이오아카이브는 차이가 크지 않지만, 이미 1월 초에 46%p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JAMA 네트워크오픈 논문 캡쳐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성 연구자의 비율이 줄어든다고 밝힌 연구는 기존에도 나온 적이 있다. 레시마 재그시 미국 미시건대 의대 교수와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이후인 올해 동일한 의생명과학 분야 학술지에 발표한 저자들의 성별을 분석해 생명과학 분야 학술지 '이라이프' 6월 1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월 초부터 6월 초까지 2420개 학술지에 실린 코로나19 관련 논문 1만5839편을 수집한 뒤 이 가운데에서 미국 기관 소속 연구자가 제1저자이거나 교신저자인 논문 1893편의 저자 성별을 분석했다. 그 뒤 같은 학술지에 2019년 실린 논문 8만5373편 중에서 역시 미국 기관 소속 연구자가 제1저자나 교신저자인 논문을 골라 이름을 바탕으로 여성 연구자의 비율을 추정해 비교했다.

 

연구 결과 2020년 코로나19 관련 논문의 제1저자와 교신저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2019년 같은 학술지에 실린 논문에 비해 각각 19%와 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1저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아래 그래프 a).


시기 별로는 3~4월에 특히 크게 줄어들었다 5월 일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아래 그래프 d~f). 3~4월은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각국이 봉쇄 조치를 강력하게 시행하던 때였다. 연구기관도 봉쇄를 피하지 못했다. 사회 전체가 멈춘 시기에도 코로나19 연구는 진행됐는데, 여성들의 참여가 먼저 줄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의학 연구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는 팬데믹 이후 큰 도전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위기의 순간에 평등과 다양성에 대한 요구는 더욱 분명해진다"고 말했다.

 

6월 학술지 ′이라이프′에 공개된 코로나19 관련 연구 논문 제1저자 및 교신저자 중 여성 비율(a)과 교신저자 중 여성 비율(b), 제1및 교신저자 중 여성 비율(c) 비교 그래프다. 2019년에 비해 2020년 감소했고, 특히 제1저자의 비율이 낮아졌다. 시기 별로는 3~4월에 특히 심했다. 이 때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봉쇄 등으로 연구가 크게 위축되던 때로, 여성 연구원의 연구 차질이 더 컸음을 보여준다. 이라이프 논문 캡쳐
6월 학술지 '이라이프'에 공개된 코로나19 관련 연구 논문 제1저자 및 교신저자 중 여성 비율(a)과 교신저자 중 여성 비율(b), 제1및 교신저자 중 여성 비율(c) 비교 그래프다. 2019년에 비해 2020년 감소했고, 특히 제1저자의 비율이 낮아졌다. 아래는 시기 별 비교로 여성 연구자 비율의 감소가 3~4월에 특히 심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봉쇄 등으로 연구가 크게 위축되던 때로, 여성 연구원의 연구 차질이 더 컸음을 보여준다. 이라이프 논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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