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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할 때 당신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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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할 때 당신은 어디에?”

2013.04.25 11:20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할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실리콘밸리 에임스연구센터, 메릴랜드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앨라배마 마셜우주비행센터, 버지니아항공우주센터, 캘리포니아공대, 휴스턴 존슨우주센터, 덴버자연과학박물관, 행성협회 ‘행성축제 2012’ 그리고 제트추진연구소(JPL).

수많은 인파가 미국 곳곳에서 대형스크린으로 큐리오시티의 화성 착륙을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다. 화면에는 큐리오시티의 착륙 진행 과정이 실제 단계와 동일한 애니메이션으로 시시각각 전해지고, JPL 미션통제센터에서는 각 단계의 진행을 육성으로 알린다.

화성 대기에 진입한 뒤 낙하산이 펼쳐지고 열차폐판이 떨어져 나가자 큐리오시티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붉은 화성 표면도 눈에 들어온다. 스카이크레인이 작동하고 큐리오시티가 착륙을 시도한다.

JPL 미션통제센터에서 “터치다운 성공”이란 멘트가 나오자 다들 환호성을 올리며 하이파이브를 나눈다. 미국 전역에서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도 박수를 치며 감격에 겨워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9월 13일 JPL 큐리오시티(MSL) 프로젝트 책임자 리처드 쿡은 JPL 폰 카르만 강당에서 ‘큐리오시티, 화성에서의 첫 달’이란 주제로 대중 강연을 시작하면서 화성 착륙 당시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줬다.

짧은 동영상이 끝나자 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이 다시 박수를 친다. 강연 주제가 최신 이슈라 수백 명의 청중은 강당 의자를 모두 채웠을 뿐 아니라 뒤쪽과 옆쪽에 서서 지켜보기까지 했다.

리처드 쿡은 JPL 미션통제센터에서 큐리오시티의 착륙을 지휘할 때와 똑같이 파란 셔츠를 입고 강연에 나섰다. 1989년 JPL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그는 화성 서베이어의 프로젝트 책임자, 화성 패스파인더의 미션 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그는 먼저 큐리오시티 착륙 성공과 관련한 사진과 동영상을 잇달아 공개했다. “놀라운 사진 중 하나”라며 화성정찰궤도선(MRO)이 큐리오시티 착륙 당시 낙하산을 펼친 모습을 생생하게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또 8월 17일에 큐리오시티의 착륙 장소를 찍은 흑백 사진을 제시하며, 큐리오시티 로버를 비롯해 뒤쪽덮개(Backshell)와 낙하산, 열차폐판(Heat Shield), 하강단(Descent Stage) 충돌 흔적 등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공개한 동영상은 큐리오시티가 착륙 과정에서 직접 촬영한 2분 30초 분량의 동영상인데, 큐리오시티가 열차폐판을 분리시키고 스카이 크레인의 도움을 받아 착륙할 때까지 ‘화성 하강 카메라(Mars Descent Imager)’로 찍은 것이다. 열차폐판이 떨어져 나가는 장면부터 붉은 화성 표면이 점점 또렷해지는 장면까지 미션통제센터의 진행 육성과 함께 펼쳐진다.

리처드 쿡은 큐리오시티의 착륙 과정도 전체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을 제시하며 자세히 밝혔다. 그는 “열차폐판이 분리된 직후 실제 고도가 예상된 고도와 113.4m의 오차가 있었고, 역분사 시 연료를 예상보다 적게 사용했다는 사실을 빼고는 전체 착륙 과정은 순조로웠다”고 말했다.

리처드 쿡은 이어 큐리오시티가 착륙한 장소인 ‘게일 크레이터(운석 충돌 구덩이)’에 대해 설명했다. 게일 크레이터의 한복판에는 완만한 산이 솟아 있는데, 이것이 바로 샤프산(2004년 작고한 행성과학의 창시자이자 미국의 지질학자 로버트 샤프를 기려서 붙인 이름)이다.

그는 샤프산을 지구상의 여러 산과 비교했는데, 크레이터 바닥에서 5.5㎞ 높이로 솟은 샤프산은 시애틀 남동쪽에 있는 레이니아산(높이 4.4㎞)보다 높고 알래스카의 맥킨리산(6.2㎞)이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높이 8.8㎞)보다 낮다. 그는 또 “게일 크레이터와 샤프산은 하와이 빅 아일랜드와 그 섬에 있는 산 마우나케아 또는 마우나로아로도 비유할 수 있다”며 “샤프산은 매우 넓고 평평하다는 게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한 뒤 그동안 찍은 흥미로운 사진들이 공개됐다. 샤프산을 배경으로 큐리오시티 자신의 그림자를 찍은 ‘셀카 사진’, 큐리오시티가 착륙 장소를 중심으로 360°를 돌며 찍은 파노라마 사진, 북쪽으로 크레이터 가장자리까지 찍은 사진, 샤프산 쪽으로 찍은 사진 등.


또 큐리오시티의 활동이나 장비를 엿볼 수 있는 사진들도 있었다. 바위에 레이저를 쏘아 일부를 증발시켜 몇 개의 구멍을 잇달아 뚫고 나서 찍은 사진, 6개의 바퀴를 굴리며 이동한 뒤 바퀴자국을 찍은 사진, 1쌍의 위험회피용 카메라를 찍어 애니메이션 영화 ‘월-E’의 주인공 로봇의 커다란 두 눈처럼 보이는 사진(사실 큐리오시티에는 로버 운행 시 도움을 주는 6대의 엔지니어링 카메라와 과학 탐사용 4대의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등. 강연자는 큐리오시티가 자신의 바퀴자국을 찍은 사진을 공개할 때 실제 크기의 큐리오시티 바퀴(지름 50㎝)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리처드 쿡은 큐리오시티의 과학적 목표와 다음 계획도 밝혔다. 그는 “큐리오시티가 착륙 장소 부근을 탐험하며 생명체 거주 가능성과 생명체 흔적의 보존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이 주요 과학적 목표”라며 “큐리오시티는 착륙 장소에서 출발해 샤프산의 기슭까지 이동하며 탐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샤프산 기슭은 그랜드캐니언처럼 다른 종류의 광물이 여러 층으로 쌓여 있어 흥미롭다며 수백 층에 수십억 년의 복잡한 지질학 역사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2년간 그 비밀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암석이나 토양 샘플을 어떻게 수집하고 분석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는 먼저 JPL에서 큐리오시티가 흙을 작은 삽으로 퍼 담고 가루로 만들어 분석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나서 화성에서 앞으로 펼쳐질 탐사에 대해 설명했다. 큐리오시티의 1차 타깃은 착륙 장소에서 동쪽으로 약 500m 떨어진 곳(Glenelg)이다.

그는 “이곳은 3종류의 다른 암석이 교차하는 곳”이라며 “10월 초 이곳에 도착하면 드릴을 이용해 암석을 파고 가루를 수집한 뒤 이를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연에 이어 청중의 질문도 열기가 뜨거웠다. 큐리오시티 탐사의 의미, 특정 장비의 눈금조정(calibration) 방법, 게일 크레이터에 샤프산이 생긴 원리를 비롯해 JPL에서 어떻게 화성의 큐리오시티를 조종하는지, 드릴로 암석을 파고 부셨을 때 드릴 성분이 암석 샘플을 오염시키지는 않는지, 큐리오시티의 카메라 렌즈에 쌓이는 먼지는 어떻게 청소하는지 등을 물었다. 질문은 수준이 높고 그 내용이 흥미로웠다.

질문자 중에는 과거 바이킹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지금은 백발의 노신사)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리처드 쿡을 비롯한 프로젝트 팀에게 큐리오시티의 착륙 성공을 축하한다”며 “바이킹의 경우 화성 궤도에서 바위가 없는 착륙장소를 찾는 데 16일이나 걸렸는데, 큐리오시티는 어떻게 그런 착륙장소를 쉽게 찾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리처드 쿡은 “바이킹보다 이점이 많다”며 “특히 큐리오시티를 매단 낙하산을 찍을 정도로 해상도 좋은 MRO라는 훌륭한 궤도선 덕분”이라고 답했다. 화성 탐사의 과거와 현재의 주역이 함께 만나는 모습에 청중들이 다시 한 번 박수갈채를 보냈다. 공식적인 질문 자리가 끝났어도 백발이 성성한 노인부터 어린 학생까지 강연자에게 몰려들었다. 질문은 계속됐고, 학생들은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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