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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상위 1% 부자가 배출한 탄소, 세계 인구 50% 배출량보다 2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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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상위 1% 부자가 배출한 탄소, 세계 인구 50% 배출량보다 2배 많다

2020.09.22 16:00
옥스팜-스톡홀름연구소 보고서 공개..."탄소 불평등 해소 위해 노력해야"
1990~2015년 전세계 탄소배출량 변화를 소득 별로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최상위 1%가 지난 25년간 배출한 탄소량은 하위 50%가 배출향 양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팜 제공
1990~2015년 전세계 탄소배출량 변화를 소득 별로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최상위 1%가 지난 25년간 배출한 탄소량은 하위 50%가 배출향 양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팜 제공

지난 25년간 전세계 최상위 1% 부유층이 배출한 탄소량이 하위 50%가 배출한 탄소량의 2배가 넘는다는 사실이 국제구호기구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상위 10%가 배출한 탄소량은 하위 50%가 배출한 양의 7배가 넘었다. 지구 평균 기온을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 이내로 유지시키기 위해 앞으로 인류에게 허용된 탄소 배출량의 3분의 1을 이들이 이미 사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부유한 사람과 국가일수록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만 책임은 상대적으로 적게 지고 피해 역시 적게 입는 ‘기후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스웨덴 스톡홀름환경연구소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옥스팜과 스톡홀름환경연구소는 이달 15일 온라인 총회로 개막한 제75차 유엔총회를 맞아 지난 1990년 이후 전세계 인구의 사회경제적 격차에 따른 탄소 배출량 차이를 분석했다.


우선 1990~2015년까지 25년 사이에 인류는 7220억 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850~1989년의 140여 년간 배출한 7530억 t과 거의 비슷한 양이다. 탄소 배출량은 매년 60%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배출량은 주로 소득이 높은 개인과 국가에서 집중적으로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0~2015년 평균 인구 63억 명 가운데 상위 10%에 해당하는 6억3000만 명이 지난 25년간 배출한 탄소 배출량은 25년 누적 배출량의 52%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인구의 10분의 1이 절반 이상의 탄소를 배출한 것이다. 옥스팜은 “이는 유럽연합(EU)가 배출한 전체 탄소량보다 많다”며 “하위 50%인 31억 명이 배출한 양(7%)보다도 7배 이상 많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계 최상위 1%의 부자인 6300만 명이 배출한 탄소량은 15%로 나타났다. 100명 중 1명이 배출한 탄소가 전체의 7분의 1 이상이라는 뜻이다. 이는 하위 50%가 배출한 전체 탄소량을 다 합친 양보다도 2배 이상 많았다. 국가 별로는 최상위 1% 배출량의 3분의 1은 미국에서 나왔고, 18%는 중동 국가, 14%는 중국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대비 2015년 배출량 증가 비율은 소득이 높을수록 극단적으로 높아졌다. 상위 10%가 25년간 배출량 증가에 기여한 비율은 46%로 나타났다. 반면 하위 50%가 배출량 증가에 기여한 비율은 6%에 불과했다.


2015년 국제사회는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시대 이전에 비해 1.5도 이내에서 상승시키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서 전세계인이 추가로 배출할 수 있도록 허용된 탄소량을 ‘1.5도 탄소예산’이라고 한다. 그런데 25년간 상위 10% 부자들이 탄소예산의 3분의 1을 이미 써버렸다는 사실도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옥스팜과 스톡홀름환경연구소가 21일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 중 일부다. 전세계 인구를 소득 별로 나눴을 때 상위 1%(검은색)과 10%(회색), 상위 10~50%(연두색), 하위 50%(녹색) 인구가 1990~2025년 사이에 배출한 탄소량을 비교했다. 옥스판 보고서 캡쳐
옥스팜과 스톡홀름환경연구소가 21일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 중 일부다. 전세계 인구를 소득 별로 나눴을 때 상위 1%(검은색)과 10%(회색), 상위 10~50%(연두색), 하위 50%(녹색) 인구가 1990~2025년 사이에 배출한 탄소량을 비교했다. 옥스판 보고서 캡쳐

보고서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 등이 완화되면서 탄소 배출량이 다시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와 같은 탄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배출량도 줄이지 않는다면 남은 탄소예산은 10년 안에 모두 소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팀 고어 옥스판 기후정책 담당자는 “부유한 소수의 과잉소비가 기후위기를 일으키고 있지만, 그 대가는 가난한 지역사회와 젊은세대가 지불하고 있다”며 “이런 심각한 탄소 불평등은 정부가 불평등하고 탄소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경제 성장을 추구한 결과”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탄소예산 고갈을 막기 위해 몇 가지 제언도 덧붙였다. 대형 요트나 개인 전용기 등에 부과되는 고급 탄소세와 부유세를 통해 탄소 배출에 적정한 가격을 책정할 것과 항공기 연료 면세자격 혜택 중단,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 대중교통 및 자전거, 도보 인프라 구축, 디지털 통신 인프라 강화, 여성 및 저소득층 복지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디엘더스 부회장(전 유엔사무총장)은 보고서 서문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의 경제모델은 기후변화을 일으키는 원동력이자 불평등의 촉진제였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세계 경제를 보다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이며 공정한 기반 위에 쌓아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모두가 함께 이뤄내야 할 집단적 책임의 일환으로,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 의한 탄소배출 불균형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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