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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한국 달탐사 사업 "누구도 일정관리 안했다" 관계자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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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한국 달탐사 사업 "누구도 일정관리 안했다" 관계자 증언

2020.09.27 12:00
달탐사사업단장, 25일과학기자협회 제2회 항공우주 아카데미
한국의 달 탐사 상상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의 달 탐사 상상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 달 탐사 사업이 첫 입안부터 지난해까지도 일정 관리자가 없을 정도로 사업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업 책임자의 증언이 나왔다. 달 탐사 사업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일정이 앞당겨졌다가 늦춰지는 등 수년째 사업관리에 허점이 지적돼 왔다. 결국 지난해엔 달 궤도선이 무게 조절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전면 재검토되고 결국 미국에 상당 부분 의존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게 됐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이 2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국과학기자협회 ‘제2회 항공우주 아카데미’에서 “지난해 12월 초만해도 달탐사사업단에는 세부관리를 위한 통합일정이 없었다"며 "일정 관리를 담당하는 사람이 없어 주기적 일정 관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수차례 사업 지연을 겪고 있던 달탐사 사업 내부에 계획된 세부일정도 없었고, 그 일정을 관리하는 담당자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BLT 궤도로 가는 시험용 달 궤도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그는 지난해 11월 26일 인사명령을 받고 올해 1월부터 시작되는 5차년도 사업단장을 맡았다. 


국내 달 탐사 사업의 첫 단추를 꿰는 달 궤도선(KPLO) 발사는 지난 2016년 1월 사업이 착수돼 올해 12월 발사될 예정이었다. 달 탐사 사업은 임무 수행을 위한 탑재체를 개발하고 달 궤도선의 성공적 발사 이후 확보된 기술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통해 향후 달 착륙선 개발을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달 탐사 계획을 세웠다.  2020년 달 궤도선, 2025년 달 착륙선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발사 일정을 앞당겼다. 달 궤도선을 2017년, 달 착륙선을 2025년까지 발사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달 궤도선 개발부터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달 궤도선 발사 일정을 다시 늦췄다. 우선 2020년 12월으로 변경했지만 당초 계획한 궤도선 중량에 맞춰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며 발사가 최종적으로 2022년 7월로 늦춰졌다. 달 착륙선은 2030년 이후 발사한다는 계획으로 변경됐다. 

 

최종적으로 이 단장은 이날 달 궤도선이 2022년 8월 1일과 9월 초 사이에  발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단장은 "2022년 8월 1일부터 9월 초까지 약 한 달 사이에 발사해 12월 16일 달의 남극에 도착하는 궤적을 확정지었다”라고 말했다. 이 한달 사이에는 발사한 날과 상관없이 모두 같은 날(12월 16일) 달에 도착한다. 

 

 

시험용 달궤도선 이미지. 항우연 제공
시험용 달궤도선 이미지. 항우연 제공

일정에 계속 차질이 생겼던 것은 당초 계획한 궤도선 중량에 맞춰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달 궤도선 발사에는 고해상도 카메라(항우연 개발)와 광시야편광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개발), 자기장측정기(경희대 개발), 감마선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개발), 우주인터넷탑재체(ETRI 개발), 섀도캠(NASA 개발) 등 총 6개의 탑재체가 실린다. 사업 초기 달 궤도선의 무게는 550kg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탑재체 개발 과정에서 이 중량을 맞추기가 어려워져 KPLO 무게를 678kg으로 상향 조정하고 발사 일정을 2022년 7월로 한차례 연기했다. 


또 다른 변수도 생겼다. 항우연은 KPLO 발사 일정을 연기하며 궤도선 중량 증가로 연료 소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연료 소모가 더 적은 타원 궤도 및 원 궤도 병행 방식으로 바꿨다. 9개월은 타원 궤도(100×300km), 이후 3개월은 원 궤도(100×100km)로 12개월간 운영하는 방식이다. 애초 계획은 원 궤도에서만 12개월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KPLO에 달 음영 지역 표면 영상을 촬영하는 섀도캠을 탑재하는 미국 NASA가  지난해 11월 항우연이 제시한 타원 궤도로는 원활하게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2024년 미국 유인 달 탐사선 착륙에 필요한 데이터를 타원 궤도로는 충분히 얻기 어렵다며 반대한 것이다.


연구자 수당 미지급 등의 연구단 내부의 문제도 불거졌다. 항우연 노동조합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업 참여 연구자들이 지난해 1~5월 5개월 치 연구수당을 받지 못했다. 이 기간 지급돼야 할 연구수당 1억304만5160원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궤도선 중량 증가 문제 등을 폭로한 연구자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노조 측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항우연 노조는 지난해 6월 “1년 넘게 달 탐사 사업 문제를 방치하는 원장과 위성본부장, 사업단장 등 관련자 모두를 경질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항우연은 연구수당 미지급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파행겪으며 삐걱되던 달탐사 사업 "일정 관리 담당자 없었다"


파행 속에 결국 단장은 교체됐다. 최석원 항우연 전 단장에서 이상률 현 단장으로 교체됐다. 이 단장은 발병 직후 내부 사업단 정리를 강행했다. 그는 “단장 발령 이후 12월 2일자로 바로 일정관리 담당자를 지정했다”며 “세부관리를 위한 통합일정이 없었고 이를 관리할 담당자가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를 포함해 4명의 인원이 새롭게 들어오거나 새로운 업무를 지정받았다”며 “기존 사업단 내부의 직원 2명은 업무 조정해 다른 조직으로 보내 현재는 24명이 사업단 조직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달 궤도 전이 궤적 변경이전을 확정 짓고, 달 궤도선 구조 비행모델 제작 서두르는 등의 방법을 통해 사업일정을 약 4개월 정도 당겼다고 설명했다. 다시 정리된 발사 과정은 2022년 8월 1일부터 9월 초 사이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차질 없이 발사가 진행되면 한국 달 궤도선는 2022년 12월 16일 달 궤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장은 “탑재체 중량 변경에 따른 설계 변경, NASA의 달 접근 궤도 변경 요청, 달 궤도선 발사 용역업체인 스페이스X와의 일정 및 기술 협의 등 달 궤도선을 둘러싼 기술적 검토가 마무리 단계”라며 “KPLO는 2022년 8월 1일과 9월 초 사이에 예정대로 발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률 항우연 달탐사 사업단장이 달궤도선 발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이상률 항우연 달탐사 사업단장이 달궤도선 발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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