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표지로 읽는 과학]'새 머리'라고 무시 마라 포유류 못지 않다

통합검색

[표지로 읽는 과학]'새 머리'라고 무시 마라 포유류 못지 않다

2020.09.27 09:09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이번주 사이언스 표지에는 동아시아와 서유럽 일대에 널리 분포하는 까마귀인 송장까마귀가 등장했다. 표제는 ‘조류의 지각능력’이다. 그 동안 ‘새 머리’라는 표현으로 무시하던 조류에게 고차원적인 뇌 기능으로 분류되던 ‘지각능력’이 존재하며 지각을 가능케 하는 포유류의 뇌 구조인 대뇌피질에 상응하는 독특한 신경조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힌 두 편의 논문이 이번주 사이언스 커버스토리를 장식했다.

 

마틴 스타초 독일 보훔대 교수팀은 새의 뇌 신경망을 추적한 결과, 새의 뇌 외피에 포유류 피질에서 발견되는 것과 비슷한 신경망이 존재하며 이 신경망 덕분에 새가 뛰어난 인지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5일자에 발표했다. 

 

인류는 한동안 고차원적인 지각능력 또는 인식능력이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독특한 능력이라고 믿었다. 또 이런 능력이 인류 특유의 복잡하게 발달한 대뇌 피질 덕분에 나타났다고 믿었다. 하지만 유인원과 일부 영장류에게서도 비슷한 능력이 발견된 데 이어, 아예 대뇌피질이 없고 뇌가 작은 까치와 까미귀, 일부 명금류 등 조류에게서도 비슷한 능력이 발견되면서 '반드시 대뇌피질을 가져야 지각능력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이 힘을 받게 됐다. 하지만 조류의 뇌 어느 부분이 이런 고차원적인 지각을 담당하는지는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3차원 편광영상 기술을 이용해 비둘기와 올빼미 뇌 외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조류 외피의 신경망 구조와 회로는 종과 상관없이 비슷하고, 이 가운데 일부 뇌신경망이 포유류의 대뇌 피질 속에서 발견되는 신경망과 특성이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포유류의 뇌는 ‘신피질’이라고 불리는 6층의 복잡한 피질을 구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뇌 표면을 기준으로 수직으로 연결된 신경망(아래 그림 왼쪽 파란선)과 수평으로 연결된 신경망(아래 그림 왼쪽 흰선)이 존재해 서로 수직으로 만나는 구조가 존재한다. 특히 수평으로 존재하는 신경망은 여러 다른 감각 영역과 운동 영역을 연결해 통합하는 기능을 한다.

 

새의 뇌는 이런 신피질이 없고 훨씬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시각과 촉각 등 감각을 담당하는 일부 영역에서 포유류의 신피질과 매우 비슷한 뇌 표면과 수직인 신경망(아래 그림 오른쪽 파란선)과 수평인 신경망(아래 그림 오른쪽 흰선)이 존재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졌다. 포유류와 뇌 구조는 다르지만, 감각을 처리하는 영역의 신경망은 매우 비슷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신경망이 뛰어난 새의 지각 능력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포유류의 뇌는 ‘신피질’이라고 불리는 6층의 복잡한 피질을 구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뇌 표면을 기준으로 수직으로 연결된 신경망(아래 그림 왼쪽 파란선)과 수평으로 연결된 신경망(아래 그림 왼쪽 흰선)이 존재해 서로 수직으로 만나는 구조가 존재한다. 새의 뇌는 이런 신피질이 없고 훨씬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 시각과 촉각 등 감각을 담당하는 일부 영역에서 포유류의 신피질과 매우 비슷한 뇌 표면과 수직인 신경망(아래 그림 오른쪽 파란선)과 수평인 신경망(아래 그림 오른쪽 흰선)이 존재한다. 사이언스 논문 캡쳐
왼쪽은 쥐의 뇌, 오른쪽은 비둘기의 뇌 구조다. 포유류의 뇌는 ‘신피질’이라고 불리는 6층의 복잡한 피질을 구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뇌 표면을 기준으로 수직으로 연결된 신경망(아래 그림 왼쪽 파란선)과 수평으로 연결된 신경망(아래 그림 왼쪽 흰선)이 존재해 서로 수직으로 만나는 구조가 존재한다. 새의 뇌는 이런 신피질이 없고 훨씬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 시각과 촉각 등 감각을 담당하는 일부 영역에서 포유류의 신피질과 매우 비슷한 뇌 표면과 수직인 신경망(아래 그림 오른쪽 파란선)과 수평인 신경망(아래 그림 오른쪽 흰선)이 존재한다. 사이언스 논문 캡쳐

같은 날, 안드레아스 니더 독일 튀빙겐대 교수팀 역시 송장까마귀에게 시각 자극을 가한 뒤, 새의 뇌 가장 바깥 영역에서 이 자극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는 신경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니더 교수팀은 훈련받은 송장까마귀 두 마리에게 시각 자극을 가한 뒤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신경세포가 시각 자극에 대해 물리적 자극의 강도를 감지한 뒤, 다시 이를 바탕으로 시각 정보를 인식하는 두 단계의 신경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뇌의 가장 바깥 영역에 신경세포 밀도가 높은 부분이 존재하며 이 부분이 시각 정보를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새는 두뇌가 작은 대신 신경세포 밀도를 높여 포유류 못지 않은 인식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니더 교수는 “지각 또는 인식 능력이 조류 및 파충류와 포유류의 공통조상이 살던 3억2000만 년 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을 가능성과, 포유류와 조류에게 각각 따로 진화(수렴진화)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4 + 5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