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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서 느끼는 재미 통해 게임과 교육 양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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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서 느끼는 재미 통해 게임과 교육 양립할 수 있다” 

2020.10.15 17:41
CAETS 발표자 나선 이수인 에누마 대표 인터뷰
이수인 에누마 대표. 에누마 제공
이수인 에누마 대표. 에누마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교육이 적극적으로 도입됐다.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일이 늘었다. 학생과 교사 간 상호작용이 줄어들고 화면만 쳐다보는 시간이 장기화하면서 학생의 집중력은 떨어지고 흥미가 하락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에누마의 이수인 대표는 그 해법을 게임의 요소를 학습에 활용하는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에서 찾고 있다. 


이 대표는 14일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디지털 컨텐츠에서 게이미피케이션 혹은 게임화라고 불리는 보상을 통한 흥미유발은 필수적”이라며 “디지털에서 인간에게 흥미를 북돋는 모든 방법들이 게임산업에서 미리 연구되고 실험됐고, 이런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은 특히 교육에서 잘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에누마의 대표다. 남편인 이건호 최고기술(CTO)와 함께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했다. 이 대표와 이 CTO는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엔씨소프트에서 게임개발자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 대표는 이달 12~1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공학한림원평의회(CAETS)의 세션 발표자로 나섰다. ‘게임을 통한 기초학력 증진과 교육 불평등 해소’를 주제로 발표하기 전 서면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대표가 설명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아주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게임과 ‘~화 하기’를 말인 이 용어는 2000년대 말 처음 등장했다. 2010년대부터 ‘게임에 존재하는 재미 요소를 소프트웨어에 적용한다’는 뜻으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교육용 게임과도 차이가 있다. 교육용 게임은 교육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다. 게임을 통한 교육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게임에 존재하는 재미 요소를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것과 다르다.


이 대표는 “디지털의 세계에서 게임과 교육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디지털 교육이 미리 자리잡은 미국에서 학습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의 역할은 매우 잘 받아들여지고 있고, 교육부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교육제품’ 평가문항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교육 쪽을 기본으로 게임에 접근해서는 성공한 예가 별로 없는데, 게임으로는 사칙연산 문제풀이나 상식 퀴즈를 게임으로써 잘 만들어서 성공시킨 예가 꽤 있고, 기존의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나 심시티를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도 매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에누마 제공
아이들이 앱을 통해 학습하고 있다. 에누마 제공

그동안 게임과 교육을 연결하려는 시도는 많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게임도 아닌, 교육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시도로 끝난 사례들이 다수다. 이 대표는 “게임과 교육을 결합한 많은 프로젝트의 실패는 게임에서 가져올 점을 ‘인간의 뇌에서 느끼는 흥미와 재미’ 가 아니라, 아바타, 게임의 조작, 게임 스토리 같은 부가적인 요소라고 오해하고 잘못 썼기 때문에 벌어진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게임산업의 바깥에서는 잘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실제로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그 성공을 경험해본 사람이 많지 않다”며 “게임같아 보이는 교육 제품’ 을 얼기설기 만들었는데 재미도 없고 공부도 안되고 유저에게 의미를 주기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게임과 교육이 양립할 수 있게 ‘게임같이’ 보이지는 아닌지는 신경쓰지 않고 오직 이 학습하는 행위를 어떻게 재미있게 느끼게 만들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해서 개발한 에누마가 애플리케이션(앱)이 ‘토도수학’과 ‘토도영어’, 킷킷스쿨이다. 게이미피케이션 개념을 적용해 만든 것이다. 


이 대표는 “2013년에 처음 제작된 토도수학은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수와 계산에 대한 개념을 알려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앱”이라며 “미국 유치원-초등학교 2학년까지의 아이들이 더 어린 나이의 유아발달에서 놓치는 것이 있거나 장애가 있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는 게임 기반의 문제를 많이 풀어가면서 통해 수와 계산의 기본 패턴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토도영어도 비슷한 영어교육용 앱이다.


킷킷스쿨은 탄자니아의 문맹 아이들이 혼자서 읽기와 쓰기, 셈하기를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대표는 “태어나서 한번도 사진, 그림, 글자를 본 적 없고 태블릿을 본 적도 없는 시골의 아이들이 스스로 기기 사용법을 배우고, 게임의 규칙을 배우고, 책의 개념을 배우는 부분의 설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서 제작했다”며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도록 약 15개월 분량의 학습 컨텐츠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 어플들을 개발해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세계경제포럼의 자매재단인 슈왑재단이 뽑는 2020년 사회적 기업가로 선정됐으며, 2017년에는 미국 사회혁신가들의 네트워크인 아쇼카의 펠로우로도 꼽혔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부모님들과 교육 기관 모두 디지털 학습을 매우 자연스럽게 전체 교육이라는 그림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며 “코로나19 직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영어, 수학, 현지어를 통합해서 학교와 가정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기초교육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런 제품이 나중에는 한국에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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