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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폐쇄 논란 월성1호기 감사결과 보고서, 어떤 내용 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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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폐쇄 논란 월성1호기 감사결과 보고서, 어떤 내용 담겼나

2020.10.20 18:45
200쪽 보고서 훑어보니…"경제성 낮게 평가, 결정과정 신뢰도 떨어져"
이현경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보고서의 일부. 이현경 제공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 보고서는 2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보고서에는 월성1호기뿐만 아니라 국내외 원전 일반 현황이 포함됐고, 감사 과정 기술에는 100쪽이 넘는 분량이 할애됐다. 

 

● 설계수명 2022년 연장하고 2018년 돌연 폐쇄 결정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둘러싼 감사는 지난해 10월 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및 한수원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행위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감사 개시 시점부터 따지면 꼬박 386일 만에 결과 보고서가 나왔다. 

 

월성1호기는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12년 11월 설계수명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5925억 원을 투입해 설비를 보강하면서 수명을 연장했고 이에 따라 설계수명도 2022년으로 연장됐다. 그런데 한수원이 2018년 6월 이사회를 개최하고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의결하면서 월성1호기는 즉시 가동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한수원이 원전의 상업운전을 영구적으로 정지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하고, 원안위가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허가를 내줘야 한다. 한수원은 2019년 2월 ‘월성1호기 운영변경허가(영구정지)’ 안을 신청했고, 같은 해 12월 원안위 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가결되면서 가동중단이 결정됐다.

 

● 감사원 "경제성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

월성1호기와 관련해 감사원이 감사 대상으로 삼은 항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월성1호기 폐쇄를 결정한 근거로 쓰인 경제성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냐는 점이다. 

 

한수원은 전기판매 단가를 과도하게 낮추는 등 자료를 조작해 월성1호기 경제성을 과소평가했고, 이용률이 54.4%를 초과할 경우 월성1호기를 계속가동하는 게 유리한데도 의도적으로 이용률을 낮게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감사원은 2018년 한 회계법인이 한수원의 용역을 받아 진행한 ‘월성1호기 운영정책 검토를 위한 경제성 평가용역’ 보고서에서 원전을 계속가동할 경우 수익성 산출 지표인 이용률과 판매단가가 제대로 산정됐는지 집중적으로 감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 5월 11일 이 회계법인에 전력 판매단가를 전년도 판매단가에서 한수원 전망단가를 적용하도록 요구했고, 회계법인은 이를 그대로 적용해 원전이 계속가동될 경우 전기판매수익을 낮게 산정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한수원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원전 가동률이 저하될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원전 예상 이용률을 84%로 높게 잡았고, 이에 따라 판매단가가 낮게 나오는 방식을 회계법인이 사용하게 했다는 것이다. 

 

또 경제성 평가에 적용된 이용률(60%)은 전체 원전 이용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적정한 추정 범위를 벗어나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경제성 평가에 적용된 2017년 한수원 전망단가는 같은해 실제 판매단가보다 9.3% 낮아 계속가동시 전기판매수익이 낮게 산출됐다고 판단했다. 

 

한편 보고서는 한수원이 월성1호기를 즉시 가동중단할 경우 인건비와 수선비 등에서 비용이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2018년 6월 영구정지한 고리1호기에 비해 비용을 과다하게 산정해 월성1호기의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하게 했다고도 적시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월성1호기의 즉기 가동중단 대비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렸다. 

 

또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원전의 계속가동에 대한 경제성 평가에 적용할 수 없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실정”이라며 “국내 가동 원전 24기 중 10기가 향후 10년 내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만큼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는 관련 지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조기폐쇄 결정 과정 신뢰성 떨어진다" 결론

 

감사원이 감사 대상으로 삼은 두 번째 항목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이 적정했는지 여부다. 그간 월성1호기는 부품을 교체하는 등 설계수명을 연장해 계속운전이 가능한데도 한수원 이사들이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의결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한수원의 결정 과정에 산자부가 개입했다고 밝혔다. 2018년 당시 백운규 산자부 장관은 경제성 평가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월성1호기를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해 한수원이 폐쇄 외에는 다른 방안을 고려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산업부 국장과 담당 직원은 2019년 11월 감사원 감사에 대비해 월성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삭제하는 등 감사원 감사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퇴직한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이 정부기관 재취업이나 포상 시 불이익을 받도록 정부에 인사자료를 통보하기로 했다. 또 월성1호기 자료를 무단 삭제하거나 삭제를 지시한 국장과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 요구와 함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한수원 사장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를 결정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조기폐쇄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월성1호기 조기폐쇄가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이나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중심으로 한 탈원전 기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정책 결정의 당부는 이번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번 감사결과를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월성1호기의 안전성과 지역수용성 등의 문제도 감사 범위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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