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AI가 대본 쓴 단편 영화 나왔다

통합검색

AI가 대본 쓴 단편 영화 나왔다

2020.10.26 18:46
딥러닝 기반 AI 전체 3분 40초 중 3분 분량 작성…문법 맞지만 문맥 어설퍼
언어 생성 모델 GPT-3가 각본을 쓴 단편 영화 ′상품판매원′의 한 장면. 영화 중간에 ′나머지 부분은 AI가 썼다′는 문구가 나온다. 유튜브 캡쳐
언어 생성 모델 GPT-3가 각본을 쓴 단편 영화 '상품판매원'의 한 장면. 영화 중간에 '나머지 부분은 AI가 썼다'는 문구가 나온다. 유튜브 캡쳐

영상을 재생하자 촬영 준비로 바쁜 배우들의 모습이 보인다. 카메라 가까이에 선 감독은 “각본의 처음 몇 줄만 내가 쓰고 나머지는 인공지능(AI)이 썼다”며 “영상 오른쪽에 점이 나타나면 인공지능이 쓴 내용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후 ‘상품판매원’이라는 제목과 함께 영화가 시작된다.

 

유튜브 채널 ‘컬래머티에이아이’에 언어 생성 모델 AI인 GPT-3가 대본을 쓴 단편 영화 ‘상품판매원’이 14일(현지시간) 올라왔다. 영화는 미국 채프먼대 영화예술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제이컵 보스가 AI와 협력해 제작한 영화다. 제이컵 보스는 미국 경제지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수업 중 우연히 알게 된 언어 생성 모델 GPT-3에 미리 써뒀던 단편 영화 시나리오의 처음 몇 줄을 입력해 각본을 썼다”고 밝혔다. 

 

GPT-3는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미국 회사 ‘오픈에이아이’가 기존 언어 생성 모델인 GPT-1, GPT-2 이어 성능을 개선해 만든 ‘자동 회귀 언어 모델’이다. n개의 단어를 어순에 맞게 입력하면 딥러닝으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n+1번째 나올 단어를 생성한다. n+1번째 단어를 만든 후 다시 n+1개 단어를 입력해 n+2번째 단어를 잇달아 만들기 때문에 ‘자동 회귀’란 말이 붙었다.

 

GPT-3는 1750억 개의 매개 변수로 이뤄진 언어 모델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문장 데이터를 학습시켜 성능을 높였다. 매개 변수의 수는 곧 언어 모델의 성능을 나타내는데, GPT-3의 매개 변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월 발표한 언어 생성 모델 ‘튜링 NLG’이 가진 매개 변수 170억개 보다 대략 10배 높다.

 

○문법은 합격, 문맥은 아직 어색


GPT-3는 5월 온라인 저널 ‘아카이브(arXiv.org)’에 공개된 이후 언어 생성 모델 중 가장 성능이 좋다고 평가받고 있다. 심지어 GPT-3가 나오기 전 언어 생성 모델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9월 GPT-3의 라이센스를 독점으로 확보해 활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GPT-3는 학습한 데이터를 토대로 단어를 유추하기 때문에 문맥이 어색해도 자주 함께 쓰인 단어를 우선 고려한다. 예를 들어 ‘상자에 신발 두 짝이 있다. 이 상자에 연필을 넣고 신발을 한 짝 빼면’이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신발 한 짝’이라고 답하는 식이다.

 

영화에서도 앞뒤 문장끼리는 어울리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다소 엉뚱하다. 제이컵 보스가 처음 입력한 ‘바브가 책을 읽고 있다’, ‘문을 두드린다’, ‘바브가 일어나서 문을 연다’, ‘얼빠져 보이는 루디가 문 밖에 서있다’라는 문장 다음에는 루디가 자신을 마약상이라고 소개하고 총격전이라고 외치는 문장이 이어진다. 곧 ‘경찰차를 쳤다’거나 ‘쫓겼다’라는 문장이 뒤를 잇는다. ‘상품판매원’, ‘마약판매상‘, ‘총격전’, ‘경찰’을 어울리는 단어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GPT-3를 최고의 인공지능이라고 평가하지만, 일부는 GPT-3가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최적화됐을 뿐 기술 자체는 혁신적이지 않다고 평가한다. 넷플릭스에서 AI가 각본을 쓴 영화를 보려면 앨런 AI 연구소의 연구 책임자이자 최혜진 워싱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의 말대로 상식을 기반으로 한 추론 능력을 길러야 한다.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20 + 10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