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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시대, 서울은 이미 '분산화 도시'로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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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시대, 서울은 이미 '분산화 도시'로 변신 중

2020.10.27 19:00
서울연구원 '감염병 시대 도시의 운명과 서울의 미래' 토론회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수칙 합동 점검에 나선 가운데 8월 26일 오후 서울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이 떨어져 앉아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수칙 합동 점검에 나선 가운데 8월 26일 오후 서울시내 한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이 떨어져 앉아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등 감염병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대규모 도시 대신 직주근접과 보행 및 자전거 이동이 중심이 된 ‘작은 도시’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역시 전체를 인구 15만~20만명이 모인 작은 자족도시 60개가 모인 구조로 재편해 하나의 근처에서 웬만한 일상이 해결되는 형태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한영준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된 ‘감염병 시대 도시의 운명과 서울의 미래’ 토론회에 참석해 한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두 가지 이상의 재난이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며 “감염병에 의한 봉쇄 등에 취약한 대도시 대신, 관리에 유리한 작은 도시가 모인 ‘다핵분산형 도시’로 공간 구조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작은 도시 중요성 커진 감염병 시대...서울도 '다핵분산형'으로 변모중


한 부연구위원은 현재 도시가 두 가지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는 감염병에 의해 삶의 변화가 불가피한 ‘뉴노멀’에 대한 대응이다. 다른 하나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자원재활용 등 환경 이슈다. 이 같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시 구조 차원의 변화가 필요한데, 그 핵심이 작은 도시화, 또는 다핵분산형 도시화라는 것이다.


오늘날 도시가 대도시와 작은 도시로 나뉘며 장단점이 확연히 갈린다. 대도시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지만 지역간의 불균형한 발전이 불가피하고 이동거리가 길어 자동차 이용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작은 도시(다핵분산형 도시)는 규모의 경제를 누리기엔 불리하지만, 지역간의 균형 있는 발전이 가능하고, 보행과 자전거 중심의 교통체계를 활용하기 쉽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시대에 도시 봉쇄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경우 대도시는 경제가 마비되는 문제가 있지만, 하나하나가 자족적인 생활이 가능한 다핵 도시는 이런 타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12일 오전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서울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12일 오전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서울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 부연구위원은 다핵도시화가 이미 어느 정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은 3도심·7광역중심으로 다핵화가 진행중”이라며 “최근에는 53지구중심 체계를 도입해 근린생활권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7개의 광역중심과 53개의 지구중심을 합치면 60개의 중심이 생긴다. 서울 전역은 약 15만~20만 명의 작은 도시가 모인 형태가 된다.


한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광역 및 지구중심은 하나하나가 어지간한 지역 소도시 규모를 갖추고 있어 규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며 “다만 업무나 교육, 주거 등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업무는 재택근무 등을 통해 빠르게 직주근접이 이뤄지며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지만, 교육이나 주거 문제는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간적 규모를 확보해야 한다는 문제는 도시 이동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부연구위원은 “서울 사업 중 10분 내 이동거리 범위에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10분 동네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이라는 게 있다”라며 “광역 및 지구중심 60곳을 대상으로 10분 내 닿을 수 있는 면적을 계산해 보니 0.8km2에 불과해 자급적인 도시가 형성되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도시에서 널리 활용되기 시작한 개인이동수단인 킥보드나 ‘따릉이’ 등 자전거를 이용하면 이동 속도가 시속 10~11km로 도보의 2배가 되면서 10분 내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3km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10분 내에 공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은 10.6km2로 커진다. 작은 도시가 형성될 수 있는 규모라는 게 한 부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감염병 시대에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의 기능이 늘어난 부분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주택 가격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집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데,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늘면서 집에서 다양한 작업을 해결해야 할 필요가 늘었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사람들이 카페로 몰리면서 오히려 감염병 확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에 한 부연구위원은 공유오피스 공급 등으로 낮에 근무 가능한 공간을 대여하는 프로그램 등이 확충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감염병 시대에 공공시설의 폐쇄가 일상화됐는데, 이런 시설을 새롭게 운영하고 공개공지(오픈스페이스)는 개방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도시 내 녹지를 일부 지역에 대규모 녹지를 조성하거나 광장에 조성하는 식으로 공급하지 말고 이동과 휴식을 동시에 하도록 선형 녹지로 만들거나, 공공 공간에 정원을 조성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 본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니다. 급격한 도시화를 겪은 지역의 지하에는 그 동안 존재를 잊고 있던 다량의 탄소가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아일보 DB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 본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니다. 급격한 도시화를 겪은 지역의 지하에는 그 동안 존재를 잊고 있던 다량의 탄소가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아일보 DB

●코로나가 드러낸 도시 내 인구 사각시대에도 주목해야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간구조 외에도 코로나19가 도시라는 사회에 미친 다양한 영향을 짚는 발표가 이어졌다.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뉴노멀 시대의 주요 세계 도시의 대응 전략’을 통해 다양한 도시의 대응방법을 소개했다. 황민섭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의 미래 방향’을 발표했다. 


황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배달을 담당하는 ‘라이더’가 1월에 비해 4월에 3배로 느는 등 플랫폼 노동이 급속히 증가했지만,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못하고 고용 상태가 불안하다”라며 “노동계급의 불평등 현상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사회보장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라며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 불안정한 노동자 등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재구조화하고 임금노동자 중심으로 설계된 전통적인 표준 고용관계를 소득에 기초해 재편성하며 시설 중심의 돌봄 체계를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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