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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증 비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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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증 비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에 있다

2020.10.28 21:00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네안데르탈인의 복원도다. 스미소니언박물관 제공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네안데르탈인의 복원도다. 스미소니언박물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감염된 사람 중 중증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가 수만 년 전 친척 인류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또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증 환자와 관련된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이어온 유전자를 원인으로 추정하는 연구가 잇따라 나온 가운데  그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유전자를 가진 인구는 특히 남아시아에 많다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2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스반테 페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단장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연구팀은 인체세포 3번 염색체의 유전자 영역이 약 5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현생인류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7월 초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에 먼저 공개됐고, 현재 ‘네이처’ 게재가 확정돼 정식 게재를 기다리고 있다. ( 2020년 7월 5일 "중증 코로나19 관련 추정 유전자, 네안데르탈인에게 받았을 가능성 있다")


연구팀은 최근 발표된 일부 게놈 연구에서 인체세포 3번 염색체의 3q21.31이라는 영역이 코로나19 감염과 관련성이 높다는 데 주목했다. 다국적 연구그룹인 ‘중증코로나19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 연구그룹’은 6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중증 코로나19 환자 1980명의 게놈을 수집해 이 가운데 835명의 게놈과 대조군인 정상인 891명의 게놈을 GWAS 분석했다. 


GWAS는 염색체의 전체 위치를 대상으로 특정 형질(질병이나 신체 특성 등)과 관련이 있는 변이가 존재하는지를 통계적으로 탐색하는 기술이다. 30억 쌍의 전체 염기서열이 아닌, 수백만 개의 ‘마커’를 이용해 속도가 빠른 게 특징이다.


그 결과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3번 염색체의 3q21.31 유전자 영역과 9번 염색체에서 혈액형을 결정하는 유전자 영역(9q34.2)이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아래 그래프).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6월 처음 발표됐으며 이달 15일자로 정식 게재됐다.

 

 

6월 17일 발표된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의 논문에서는 3번 염색체의 일부 유전자 영역이 중증과 관련성이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부위는 5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에게 물려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연구에서는 9q34.2 영역 역시 GWAS에서 상관성의 기준이 되는 P값(빨간선)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과 혈액형이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여전히 논란이 많다. NEJM 제공
6월 17일 발표된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의 논문 그림이다. 가로는 염색체 별 염기서열 영역이고 점은 주요 변이(단일염기다형성)다. 변이 빈도가 높으면 길어진다. 세로축의 길이는 통계적 유의미성을 평가하는 P값의 역서를 로그화한 수치로, 높을수록 해당 염기서열 영역이 표현형(여기서는 코로나19 감염)과 통계적으로 상관관계가 높다는 뜻이다. 가로 빨간선이 GWAS에서 통계적 의미가 있다고 여겨지는 한계 P값인 10억 분의 5다. 이 연구에서는 3번 염색체의 일부 유전자 영역이 중증과 관련성이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부위는 5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에게 물려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연구에서는 9q34.2 영역(ABO 표시) 역시 GWAS에서 상관성의 기준이 되는 P값(빨간선)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과 혈액형이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여전히 논란이 많다. NEJM 제공

두 유전자 영역 가운데 9번 염색체의 혈액형 관련 영역은 상반된 연구가 있어 중증 코로나와 정말 관련이 있는지 논란 중이다. 반면 3번 영역은 이견이 없어 중증 코로나19와 관련이 깊다. 이 영역에는 폐의 면역세포 조절에 관여해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CXCR6 유전자나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인체세포 침투시 활용하는 세포 표면 단백질 ‘안지오텐신변환효소2(ACE2)’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SLC6A20 등 6개 유전자가 위치하고 있다.


페보 단장팀은 이 영역의 염기서열 약 4만9400개에서 유전형의 분포를 분석한 결과 특정 유전형이 유독 많이 발견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분석한 끝에, 연구팀은 3q21.31 영역이 약 5만 년 전 크로아티아의 빈디야 동굴에 살던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새롭게 유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팀은 중증과 관련이 깊은 유전자형을 지닌 인구가 어느 대륙에 특히 많이 분포하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남아시아인의 30%, 유럽인의 8%, 북미 및 중남미인의 4%가 중증과 관련이 깊은 유전형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아래 그림). 국가 중 가장 높은 곳은 방글라데시로 인구의 63%가 이 유전자형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프리카인은 이 유전자형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고 동아시아인에게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아래 지도). 아프리카에서 이 유전자형이 거의 발견되지 않은 것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난 뒤인 약 6만 년 전쯤 지금의 서아시아지역 부근에서 네안데르탈인과 만나 이 유전자형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이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유래한 이 유전자 영역의 어떤 특징이 중증 코로나19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다른 병원체에게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모른다”며 “하지만 현재의 팬데믹에서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의 유전자 흐름이 비극적 결과를 가져온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주요 지역 별 인류의 게놈 특성을 바탕으로 어느 지역에 중증 코로나19 관련 유전형이 많이 분포하는지 확인했다. 남아시아 지역이 30%로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방글라데시가 이 유전자 유형을 가장 높게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도 8%로 높았으나 동아시아는 4% 이하로 낮았고, 아프리카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네이처 논문 캡쳐
연구팀은 주요 지역 별 인류의 게놈 특성을 바탕으로 어느 지역에 중증 코로나19 관련 유전형이 많이 분포하는지 확인했다. 남아시아 지역이 30%로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방글라데시가 이 유전자 유형을 가장 높게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도 8%로 높았으나 동아시아와 아프리카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네이처 논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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