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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 대명사 까마귀 '환골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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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 대명사 까마귀 '환골탈태기'

2014.04.01 18:00

  건망증이 심해 쉽게 기억이나 물건 따위를 잊어버리는 사람에게 흔히 “까마귀 고기를 먹었냐”며 비아냥거립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기억력 '제로'인 것처럼 여겨지는 까마귀가 보통 영장류 이상의, 어린이 수준의 지능이 있다는 것을요. 그동안 ‘버드브레인’(Bird Brain)이라고 놀림 받던 까마귀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자신의 지능을 증명했는지 직접 물어봤습니다.

 

○ 까마귀는 호모 하빌리스(도구를 사용하는 인류)? 

안녕하세요. 저는 뉴칼레도니아 까마귀입니다. 뉴질랜드 북동쪽에 위치한 섬, 뉴칼레도니아에서 사는 저는 침팬지처럼 도구를 이용해 먹이를 먹는 것으로 유명하죠. 2005년 1월에는 나뭇가지가 없는 경우 주변의 철사를 구부려 갈고리를 만든 뒤 통속의 먹이를 긁어먹어 ‘사이언스’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성공률이 90%를 넘었거든요.

 

  제가 지능이 높은 이유는 바로 사람과 같은 뇌의 작용 때문입니다. 저는 작년 12월 독일 튀빙겐대 생물학과 안드레아스 니더 교수 연구팀한테 컴퓨터 스크린을 보며 똑같은 그림을 맞추는 게임 테스트를 받았는데요, 연구팀은 게임을 하고 있는 저의 뇌 속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지적활동을 하는 동안 뇌 속에서 최고 수준의 인지를 담당하고 있는 부위인 ‘니도팔리움 코도라터랄’에서 반응이 보였답니다. 사람이 지적활동을 할 때도 평소와 다른 종류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는데, 저의 뇌에서도 비슷한 작용이 일어난 셈이죠.

 

○ 밀도, 부피, 무게 이해하는 것쯤은 우습다?

  최근에는 제 지능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지난 달 26일, 뉴칼레도니아 까마귀의 지능이 영장류 수준을 벗어나 “5~7세 어린이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플로스원’에 게재됐습니다.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는 물의 수위를 어떻게 하면 잘 조절할 수 있는 지 이해한다. - Sarah Jelbert 제공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는 물의 수위를 어떻게 하면 잘 조절할 수 있는 지 이해한다. - Sarah Jelbert 제공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심리학과 합동 연구팀은 제가 무게나 부피, 밀도와 같은 자연계 인과관계를 이해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실린더 속에 물을 담아 놓고 먹이를 띄워 놓은 후, 주변의 물체를 집어넣어 수위를 높인 뒤 먹이를 먹을 수 있는지 알아본 것이죠.

 

  연구팀이 총 6가지 주제를 갖고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저는 4가지 테스트에 가볍게 성공했습니다. 물과 모래가 담긴 실린더 중 물 실린더를 골라 돌을 집어넣었고, 물에 뜨는 물체보다는 가라앉는 물체를 이용해 수위를 올렸습니다. 속이 빈 물체보다는 꽉 찬 단단한 물체를 물 속에 집어넣었고, 이미 수위가 높은 실린더의 먹이를 먼저 골라 먹었거든요. 실린더의 너비나 U자관을 이해하는 것은 좀 어려웠고요.

 

  연구에 참여했던 사라 젤버트 오클랜드대 심리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동물이 자연계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 인지능력을 이해하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물의 수위의 오르내림을 이해하는 것은 5~7세 어린이와 맞먹는 수준이다”라고 제 능력을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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