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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코로나19 치료제 '나노 단백질'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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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코로나19 치료제 '나노 단백질'에 주목한다

2020.11.16 07:42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바디(보라색)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흰색)에 붙은 모습을 3차원(3D) 프린팅 모형으로 제작해 손에 들어 보이고 있다. 피츠버그대 제공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바디(보라색)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흰색)에 붙은 모습을 3차원(3D) 프린팅 모형으로 제작해 손에 들어 보이고 있다. 피츠버그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부터 11개월이 지났다. 인류는 전례 없는 속도로 이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을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신종 감염병이다 보니 전에 시도되지 못했던 다양한 새로운 기술들의 경연장이 되기도 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달 초 두 편의 코로나19 관련 논문을 긴급히 공개했다. ‘나노바디’라는 제3의 치료제 기술에 대한 논문이다. 나노바디는 항체의 일부분만 인공적으로 제조한 나노 단백질이다. 기존의 대표적인 치료제 전략인 화합물 기반 치료제와 항체치료제의 장점을 모은 절충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온도 변화에 강하고 안정적이며, 무엇보다 대량생산이 쉽고 싸며 입자 크기가 작아 흡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항원 특정 부위만 공략 항체 치료제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치료제로 화합물을 이용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바이러스 단백질 가운데 증식이나 세포 침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항원)을 인식해 달라붙어 바이러스 독성을 없애는 항체치료제를 널리 연구하고 있다. 가장 먼저 긴급사용승인 및 사용승인을 받아 현재 경증 환자에게 투여되고 있는 렘데시비르는 화합물 방식 치료제의 대표주자다.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여해 화제가 됐던 미국 리제네론의 치료제나 이달 10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일라이 릴리의 치료제는 대표적인 항체치료제다.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감염 뒤 회복한 환자의 혈장을 이용해 치료하는 것과 원리는 비슷하지만, 여러 항체 가운데 특정 항체만 정제한 형태를 많이 쓴다. 이를 ‘단일클론항체’라고 부르는데 대부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개시하는 역할을 하는 표면 돌기 단백질(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부위를 인식해 둘러싸 침투를 막는다. 비유하자면 맹수인 호랑이떼가 달려들 때 호랑이의 입만 골라 재갈을 물려 공격을 못하게 막고 결국 굶겨 죽이는 것과 비슷하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개발 중이다.

 

●항체치료제 단점 보완한 나노바디 

 

항체치료제는 항체를 기반으로 설계해 제조하기 때문에 화합물보다 개발 속도가 빠르고, 사용 시 단기적인 예방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물 세포를 이용해 배양할 필요가 있어 미생물이나 화학적인 제조 방법을 이용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화합물 방식에 비해 제조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느리다는 게 약점이다.

 

피츠버그대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바디(보라색)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흰색)의 결합부위(RBD)와 붙은 모습을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피츠버그대 동영상 캡쳐
피츠버그대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바디(보라색)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흰색)의 결합부위(RBD)와 붙은 모습을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피츠버그대 동영상 캡쳐

나노바디는 항체치료제를 더 경량화, 세분화해 단점을 보완했다. 호랑이 입에 큰 재갈을 물리는 대신 이빨만 골라 달라붙어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만드는 전략과 비슷하다.

 

장청 미국 피츠버그대 약학과 교수팀은 단백질을 미세하게 설계해 실제 항체보다 크기는 10분의 1 수준으로 작으면서 적은 농도만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나노바디를 동물인 라마에서 발굴해 사이언스 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만든 나노바디는 온도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고 동결건조도 가능했으며 미생물로 생산할 수 있어 생산 가격도 저렴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이렇게 발굴한 나노바디를 여러 종 묶어 복합체를 만들어 투여하면 효과가 더 높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물방울 20방울에 해당하는 1mL에 나노바디를 0.06ng(나노그램. 1ng는 10억분의 1g)만 넣어도 바이러스 농도를 절반으로 억제할 수 있었다.

 

피터 월터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팀 역시 비슷한 나노바디를 만들어 같은 날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효모를 이용해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주요 부위(RBD)에 부착하는 나노바디를 만들고, 이를 극저온현미경으로 관찰해 효율적으로 바이러스를 중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나노바디 역시 여러 개를 모으면 효과가 좋아졌고, 열이나 동결건조에 강하며 매우 적은 농도만으로 효과를 발휘했다.

 

인체 항체인 이뮤노글로불린G(IgG, 왼쪽)과 나노바디를 비교한 그림이다. 나노바디 크기가 10분의 1 정도로 작다.  분석생분석화학 논문 캡쳐
인체 항체인 이뮤노글로불린G(IgG, 왼쪽)과 나노바디를 비교한 그림이다. 나노바디 크기가 10분의 1 정도로 작다. 분석생분석화학 논문 캡쳐

●바이러스 속이는 위장전술 치료제 

 

최근에는 나노바디 대신 ‘나노디코이(미끼)’라는 새로운 나노 입자 치료제 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나노디코이는 위장 전술을 구사해 바이러스를 속이는 입자 치료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과정을 시작하는 관문인 인체세포 표면 단백질(ACE2) 등 일부 단백질을 포함한 가상 세포체다. 인체에 투여하면 바이러스가 인체세포의 ACE2 대신 나노디코이의 ACE2 단백질과 달라붙게 하는 식으로 증식을 막는다. 호랑이에게 허수아비를 보내 사람 대신 물게 해 허탕을 치도록 유도하는 원리다.


미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은 이달 3일 이 같은 방식의 나노디코이를 설계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고 중증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고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에 발표했다. 미국 생명공학사 네오류킨 테라퓨틱스 역시 나노디코이를 설계해 햄스터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중증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 ‘사이언스’ 6일자에 발표했다. 네오류킨 연구팀은 “스프레이로 코나 기도에 뿌려 폐 감염을 막는 형태도 가능하다”라며 “임상시험에 적용할 수 있을지 타진중”이라고 밝혔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포함한 인공 나노 입자인 나노디코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한 모습을 표현했다. PNAS 논문 캡쳐
스파이크 단백질을 포함한 인공 나노 입자인 나노디코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한 모습을 표현했다. PNAS 논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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