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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논문 감시 사이트 서울대 연구자 논문 데이터 부적절 사용 의혹 추가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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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논문 감시 사이트 서울대 연구자 논문 데이터 부적절 사용 의혹 추가 제기

2020.11.18 18:31
연구책임자 "책임 있게 조치할 것"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 진행중
이번에 데이터 사용에 관해 의혹이 제기된 2002년 셀 논문의 그림(왼쪽)과 이듬해 PNAS의 논문 그림이다. 이미지의 노출을 조절하면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 논문의 제1저자인 백성희 서울대 교수는 아날로그로 촬영된 원본 이미지가 모두 있으며 이를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이미지가 잘못 들어간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이니 2012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도 밝힌 내용이라고 말했다. 당시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실성위는 그럼에도 제1저자로서 실험 데이터가 그림과 일치하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부주의의 책임이 있다고 밝히고 수정을 권고했다. 논문은 아직 수정되지 않은 상태다. 펍피어 화면 캡쳐
이번에 데이터 사용에 관해 의혹이 제기된 2002년 셀 논문의 그림(왼쪽)과 이듬해 PNAS의 논문 그림이다. 이미지의 노출을 조절하면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 논문의 제1저자인 백성희 서울대 교수는 아날로그로 촬영된 원본 이미지가 모두 있으며 이를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이미지가 잘못 들어간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이미 2012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도 밝힌 내용이라고 말했다. 당시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실성위는 제1저자로서 실험 데이터가 그림과 일치하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부주의의 책임이 있다고 밝히고 수정을 권고했다. 논문은 아직 수정되지 않은 상태다. 펍피어 화면 캡쳐

한 국내 연구자가 해외 논문 부정 감시 사이트를 통해 10년 전 발표한 논문의 이미지를 중복 사용하는 등 논문 데이터를 부적절하게 취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달 새 이 연구자의 연구에 대해 추가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 가운데엔 해당 연구자가 서울대 교수로 임용되기 전 미국에서 박사후연구원과 연구교수 생활을 하며 직접 실험을 주도한 연구 논문도 일부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연구자는 “제1저자 논문은 이미 다른 계기로 8년 전 소속 기관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졌고 제1저자의 의도적인 조작이 아니라 연구실 스탭이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였음이 밝혀졌다”며 “나머지 의혹 역시 대부분 무리한 의혹인 만큼 현재 진행중인 기관(서울대)의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에 적극 협조해 의혹을 풀겠다”라고 밝혔다.


해외 논문 부정 감시 사이트 ‘펍피어’는 지난 달부터 백성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참여한 논문 8편에 대한 데이터 부적절 사용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펍피어는 전세계 연구자들이 출판된 논문의 데이터를 서로 검증하고 부적절하게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를 제보하는 온라인 사이트다. 논문 부정을 감시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익명이다 보니 다소 무리한 의혹 제기도 일부 있다는 평도 있다. (2020년 10월 22일  데이터 중복사용 의혹 서울대 자체 조사 착수 "일부 실수 인정") (2020년 10월19일 작년 노벨상 수상자 논문 조작설에 과학계 떠들썩…한국인 연구자 포함 '파장')


이번에 추가로 의혹이 제기된 논문은 크게 두 종류다. 하나는 백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으로 총 3편이 제기됐다. 2005년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의 경우 단백질 존재 여부나 양을 확인하기 위한 웨스턴블롯 이미지를 모은 그림 가운데 이미지 하나가 복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아래 사진). 2006년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그림 두 곳에서 복제 의혹이 제기됐다. 2011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논문에서는 그림 한 곳에서 이미지를 잘라 붙인 듯한 흔적이 지적됐다. 


백 교수는 18일 기자와 만나 “대부분 무리한 의혹 제기”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네이처 논문의 경우 웨스턴블롯 밴드가 나타나지 않고 배경만 있는 네거티브 이미지를 복제 이미지로 지적했는데, 굳이 복제해 붙일 이유가 없는 이미지라는 것이다. 두 이미지를 붙였다고 의심받은 PNAS 논문 이미지의 경우도 원본 데이터 그대로인데, 편집 과정에서 두 이미지를 각각 붙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2005년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의 그림이다. 웨스턴블롯의 밴드가 나타나지 않은 배경 부분이 복제됐다는 의혹이 펍피어에 제기됐다. 펍피어 화면 캡쳐
2005년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의 그림이다. 웨스턴블롯의 밴드가 나타나지 않은 배경 부분이 복제됐다는 의혹이 펍피어에 제기됐다. 펍피어 화면 캡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논문들은 백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다. 모두 3편이 제기됐다. 백 교수가 박사후연구원 및 연구교수 때 한 실험이 바탕이 된 논문으로 모두 지도교수인 마이클 로젠필드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교신저자로 올라있다. 2006년 PNAS 논문에서는 두 개 그림에서 3군데의 이미지가 복제됐다는 의혹과, 2005년 셀 논문과 같은 그림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아래 사진). 2003년 PNAS 논문과 2002년 ‘셀’ 논문에서는 서로 다른 논문임에도 3개의 같은 이미지가 사용됐다는 사실이 지적됐다. 2002년 셀 논문에서는 3곳에서 이미지가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 교수는 “2012년 다른 문제로 지도교수인 로젠필드 교수 연구실에서 10년간 수행했던 모든 논문에 대해 연구진실성위훤회의 강도 높은 전수조사가 이뤄졌고, 로젠필드 교수가 교신저자였던 2002년과 2003년 논문들도 이 당시 모두 포함돼 철저히 검증을 받았다”며 “원본 데이터를 모은 수기 연구노트까지 모두 제출해 검증 받았고, 그 결과 일부 실수가 있었으나 사진으로 촬영한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착오로 일부 데이터를 잘못 사용한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2005년 셀과 2006년 PNAS에 같은 이미지가 중복 사용된 건(아래 사진)에 대해서는 “제가 한국에 오면서 제가 수행했던 실험 데이터를 다른 박사후연구원이 이어 받아 제1저자로서 논문으로 완성했는데(셀) 그 과정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불필요한 데이터 두 줄(나중에 PNAS에 사용된 데이터 일부)이 포함되면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백 교수는 “잘못 들어간 데이터를 확인하지 못한 것은 제1저자인 내 잘못이 맞지만 의도적인 부정이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2005년 셀 논문(왼쪽)과 2006년 PNAS 논문에 사용된 비슷한 이미지의 사례다. 백 교수는 같은 이미지가 맞으며, 미국 연구실에서 수행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후임 박사후연구원이 셀 논문을 쓰면서 PNAS 논문에 들어가야 할 데이터 두 개(알파Tip60, 알파PloII)를 잘못 추가했다고 밝혔다. 백 교수의 원본 데이터에는 맨 아래 두 데이터가 없다. 펍피어 화면 캡쳐
2005년 셀 논문(왼쪽)과 2006년 PNAS 논문에 사용된 비슷한 이미지의 사례다. 백 교수는 같은 이미지가 맞으며, 미국 연구실에서 수행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후임 박사후연구원이 셀 논문을 쓰면서 PNAS 논문에 들어가야 할 데이터 두 개(알파Tip60, 알파PloII)를 잘못 추가했다고 밝혔다. 백 교수의 원본 데이터에는 맨 아래 두 데이터가 없다. 펍피어 화면 캡쳐

이들 논문에 대한 조사 보고서가 나온 지 7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논문에 수정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학술지에 수정을 요청할 최종 권한이 교신저자에 있어 캘리포니아대 조사 이후 모든 사안에 대해 학술지에 수정 요청을 하길 바란다는 뜻을 교신저자에게 밝혔지만, 그 결과까지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이달 중순 다시 한번 수정 요청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생명과학계는 비판과 함께 의혹을 책임있게 풀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익명의 제보자는 e메일을 통해 “2000년대 초반 제1저자로 쌓은 업적은 교수 임용의 출발이었을 것이고 2004년 이후 교신저자로 쌓은 업적은 세금으로 지원되는 국가연구비 수주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의혹을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생명과학 분야 연구자는 "학술지 에디터 입장에서  데이터가 중복 사용된 이미지를 하나라도 발견하면 그 논문에는 그대로 게재 불가 판정을 내린다"라며 "논문은 물론 학술지에서도 진실성은 매우 중요한 일인 만큼 위중하게 취급된다"라고 말했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에서는 소속 기관(서울대)가 조사에 나서지 않느냐는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서울대는 이미 연구진실성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서울대 교수는 “기관 차원에서 절차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라며 “연구진실성은 양보의 여지가 없는 만큼 의심을 확실히 털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 교수는 “이런 문제를 감추거나 논문 수정을 일부러 하지 않을 이유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라며 “참담한 마음이지만 부주의했던 부분이 있는 제1저자 논문에 대해서는 계속 수정 요청을 하고, 교신저자 논문 역시 책임지고 검증해 책임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10월 중순, 펍피어에는 백 교수팀의 논문 한 편에 대해 데이터 부적절 사용 의혹이 처음 제기됐다. 백 교수와 이세웅 호주 퀸즐랜드대 교수가 각각 교신저자와 제1저자로 참여한 ‘몰레큘러셀’ 지 논문으로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그레그 서멘자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에 대해 논문 데이터 부적절 사용 의혹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펍피어에는 이달까지 서멘자 교수가 참여한 논문 가운데 30여 편에서 데이터 부적절 사용 의혹이 불거졌는데, 그 중 한 편이 이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는 그림 6군데에서 데이터 부적절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백 교수팀은 지난달 e메일을 통해 “자체 조사 결과 4개는 실제로 부적절 사용이 아닌 오해”라며 “다만 2개에 대해서는 사진을 잘못 넣는 등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원본 데이터를 찾아 확인한 결과 단순 실수로 판단되며 전체 결론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며 “학술지 에디터와 상의해 수정 등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밝혔다. 17일 현재 아직 논문 수정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지만, 백 교수측은 “절차에 시간이 걸릴 뿐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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