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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인공태양 1억도서 20초간 플라스마 발생…세계 최초 세계 최장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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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인공태양 1억도서 20초간 플라스마 발생…세계 최초 세계 최장 기록

2020.11.24 12:10
핵융합연 'K스타' 성과 발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한국형초전도핵융합장치(KSTAR)로 1억 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발생시키는 실험을 진행 중인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연구원들. 올해 10월 세계 최초로 20초간 플라스마 연속 발생에 성공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한국형초전도핵융합장치(KSTAR)를 이용해 1억 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20초 이상 연속으로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정도의 높은 온도의 플라스마를 이렇게 길게 유지한 건 세계에서 처음이다. KSTAR는 지난해 1억 도에서 8초 운전으로 세계 기록을 세운 뒤 이번에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다시 한번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20초 짧아보여도 1950년대 이후 첫 기록

 

KSTAR는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상에서 구현하기 위해 만든 실험로다. 태양에서는 가벼운 원자핵(중수소, 삼중수소)이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헬륨)으로 바뀌고, 이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만큼 고속의 중성자가 튀어나온다. 이때 중성자가 가진 엄청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면 핵융합 발전이 된다. 

 

화력 발전에서 300만 톤(t)의 석탄으로 생산하는 에너지를 핵융합 발전에서는 중수소 100kg과 삼중수소를 만들 리튬 3t으로 만들 수 있다. 욕조 절반 가량의 바닷물에서 얻은 중수소와 노트북 배터리 하나에 들어가는 리튬으로 한 가정이 30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이기도 하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1억 도 이상 초고온 상태의 플라스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이온 상태)가 필요하다. 태양은 질량이 크고 그만큼 중력도 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초고온 플라스마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하지만 지구에서는 중력이 작아 1억 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줘야 하고, 이를 구현하는 게 KSTAR다.

 

윤시우 핵융합연 KSTAR연구센터장은 “KSTAR는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도넛 모양의 토카막이라는 장치에 고온의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가둬 놓는다”며 “초전도 자석 제작, 플라스마 제어 등 핵융합을 일으키는 핵심기술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핵융합 반응이 안정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초고온 플라스마가 오랫동안 유지돼야 한다. 그간 일본, 유럽 등 다른 핵융합 장치들은 1억 도 이상 초고온 플라스마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10초 유지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KSTAR는 2018년 처음으로 1억 도에서 1.5초 간 플라스마를 발생하는 데 성공한 이후 지난해는 이를 8초로 늘려 세계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일본은 5초, 유럽은 7초가 최장 기록이다. 무엇보다 일본과 유럽의 핵융합 장치는 KSTAR와 달리 상전도 구리 자석을 쓰고 있어 플라스마를 가두기 위해 높은 전류를 계속 흘리면 자석이 너무 뜨거워져 장시간 연속운전이 어렵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윤 센터장은 “올해 9월 KSTAR가 14초간 플라스마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고, 10월 20초를 기록했다”며 “고온의 플라스마가 붕괴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유석재 핵융합연 원장은 “20초라는 숫자가 짧아 보이지만 1950년대 핵융합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연구개발이 시작된 이후 처음 달성한 기록”이라며 “이제껏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숫자”라고 말했다.

 

●300초 성공하면 365일 발전 가능


KSTAR의 최종 목표는 1억 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300초간 연속으로 운전하는 것이다. 300초간 연속 운전이 가능하면 핵융합발전소를 365일 연중 쉬지 않고 운영할 수 있다는 뜻이다. KSTAR는 이를 위해 내년에는 30초로 운전 시간을 늘리고, 2023년에는 50초, 2024년에는 100초로 세자릿수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300초 운전은 2025년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다. 


윤 센터장은 “고온의 플라스마는 그냥 두면 1초 만에 붕괴하는 만큼 수 초에서 10초대로 운전 시간을 늘리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며 “마찬가지로 기술적으로 100초의 벽을 뛰어넘으면 이후에는 플라스마를 가열하기만 하면 계속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 300초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100초 장벽을 넘기 위해 KSTAR는 토카막 내 디버터를 기존의 탄소에서 텅스텐 소재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디버터는 고온의 플라스마가 가진 열에너지가 진공 용기에 닿기 전 열을 빼주고 진공 용기 내부의 불순물도 제거하는 부품이어서 장시간 운전 시 중요하다. 


현재 프랑스 남부 카다로슈에는 땅 위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건설 중이다. KSTAR가 핵융합에 필요한 연료인 플라스마를 발생시키고 모아두는 저장고라면 ITER는 핵융합 발전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로다. 2025년 완공이 목표인 ITER는 초전도 도체, 진공용기 등 KSTAR의 노하우가 반영된 핵심 부품들을 대거 쓰고 있다.   

 

윤 센터장은 "ITER는 투입하는 에너지 대비 생산하는 에너지를 10배로 만드는 게 일차적인 목표"라며 "한국을 포함해 ITER 참여국들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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