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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걸리면 뇌졸중 걸리기 쉽다는데,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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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09일 18:00 프린트하기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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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카(BRCA1) 유전자는 ‘유방암 유전자’로 악명이 높다.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80%까지 치솟기 때문이다. 작년 5월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도 유전자 검사 결과 이 유전자에 문제가 있는 것이 밝혀져 유방 절제 수술을 받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계기가 됐다. 


  그런데 이 유전자가 유방암뿐 아니라 뇌의 형성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미국 솔크 연구소 인더 베르마 박사팀은 브라카 유전자가 뇌를 발달시키는 것은 물론 신경세포가 올바른 방향으로 자라게 하는 데도 필수라는 것을 알아내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브라카 유전자를 돌연변이시킨 태아 쥐의 뇌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문제가 생긴 부분은 대뇌피질과 소뇌, 후신경구 등 뇌의 핵심부위다. 대뇌피질은 시각, 청각 같은 감각과 운동기능, 언어기능를 담당하는 곳이다. 정상이라면 6개 층으로 구성돼야할 이 부위가 브라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자 초보적으로 구분된 2개 층으로 형성되는 데 그쳤다.

 

  자세, 균형 유지를 돕는 소뇌의 경우 있어야 할 주름이 사라지고 매끈해졌으며, 후각을 담당하는 후신경구 부위는 거의 발달하지 않았다. 신경세포 또한 정상 수명보다 빨리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원인을 밝히기 위해 브라카 유전자가 DNA가 복제될 때 DNA가 훼손되지 않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DNA가 훼손된 돌연변이 세포는 암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p53 단백질’이 자살하도록 유도하는데, 그 결과 뇌와 신경세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신경세포의 수명 역시 비정상적으로 짧아진 것이다. 


정상적으로 발달한 뇌(위)와 BRCA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뇌(아래). 녹색으로 빛나는 부분이 세포가
정상적으로 발달한 뇌(위)와 BRCA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뇌(아래). 녹색으로 빛나는 부분이 세포가 '자살'해 사멸한 부분이다. - PNAS 제공

  연구팀은 추가 실험을 통해 p53 단백질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했다. 브라카 유전자와 p53 단백질이 모두 없는 쥐를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실험용 쥐의 뇌에서 신경세포가 이상한 방향으로 자라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브라카 유전자가 DNA가 훼손되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뿐만 아니라 신경세포가 올바른 방향으로 자라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유방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브라카 유전자가 뇌 발달에도 필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지금까지 수수께끼였던 유방암 병력이 있는 환자들이 왜 뇌 발작, 뇌졸중을 더 잘 겪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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