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많이 접할수록 코로나19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불안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성완 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전국의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런 내용의 설문결과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 14일자에 발표했다.
감염병과 같은 새로운 위험의 경우 일반 대중은 관련 지식을 알기 힘들다. 이 경우 신문이나 TV,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경향이 높다. 감염병에 대한 사람들의 전반적인 태도와 위험 통제, 위험 인식, 행동을 결정하는 데 대중매체가 큰 영향을 준다. 다만 질병 관련 대중매체 사용과 그에 따른 심리사회적 영향에 대한 역학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5일까지 19~65세 사이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은 온라인으로 익명으로 진행됐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500명, 대구 500명, 광주 500명이 참가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관련 대중매체 사용과 코로나19에 대한 지식, 감염에 대한 두려움, 감염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조사했다. 비실험적 상황에서 변수 간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구조 방정식 모델을 이용해 변수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많이 접할수록 감염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불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참가자들에게 '이전보다 뉴스를 볼 시간이 많아졌다'와 '코로나19와 관련된 뉴스를 잦게 체크한다'는 질문 2가지를 물었다. 1~5점을 척도로 점수가 높을 수록 대중매체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과장된 보도와 미확인 기사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퍼뜨릴 수 있다"며 "대중매체의 이용의 부정적 영향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대중매체 이용이 늘어나도 코로나19에 대한 지식 수준은 향상되진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는 대중매체를 통해 얻은 질병 정보가 지식을 증가시킨다는 이전 연구 결과와 상반된다”며 “대중매체 활용이 정확한 지식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히려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낙인을 강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코로나19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고 있는 응답자일수록 코로나19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불안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지식 수준은 코로나19에 대한 질문 6개로 평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자료를 기초로 한 것으로 질문에 올바르게 답한 비율이 높을수록 지식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연구팀은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뉴스에서 올바른 지식을 얻지 못해 편견과 두려움 및 불안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심리방역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대중 매체를 통해 올바른 의학 지식이 전달될 수 있도록 언론과 의료 전문가들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