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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새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바람직한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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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새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바람직한 습관'

2021.01.09 06:00
목표달성에 필요한 어떤 행동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게 만드려면 많은 시간을 들여 여러번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목표달성에 필요한 어떤 행동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게 만드려면 많은 시간을 들여 여러번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학자들은 우리가 하는 행동들의 대다수가 사고 과정을 거치지 않은 ‘자동적’ 과정이라고 본다. 예컨대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하고 이빨을 닦고 옷을 입고 집을 나서는 일련의 과정은 굳이 뇌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반쯤 자고 있는 상태에서도 해낼 수 있다. 매일 아침마다 ‘세수는 어떻게 하는 걸까' '이빨은 어떻게 닦는걸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상당기간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생각 없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행동을 ‘습관’이라고 한다. 아침마다 커피를 마신지 수년 째, 지하철에서 책을 봐 버릇한지 수년 째, 집에 오면 바로 TV부터 켜는 습관 등 너무 자주 한 나머지 몸에 배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자동적으로 하게 되는 행동들을 말한다. 


새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우선, 새해의 나는 작년의 나와 단절된 새로운 존재일 거라는 생각에 그동안 이루지 못했던 어려운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어려운 만큼 새해 목표를 지키는 데에는 많은 자기통제력 또는 의지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실패 가능성을 높인다. 자기통제력이나 의지력은 마치 게임으로 치면 자원 소모가 매우 큰 필살기 같은 존재여서 그 사용 횟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아무 때나 펑펑 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학자들이 ‘바람직한 습관’의 힘에 주목한다. 오랜 기간 동안 반복을 통해 원하는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어 두면 힘들게 자신과 싸우지 않아도, 즉 피곤하게 뇌와 정신적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행동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목표 달성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자동화 함으로써 가급적 ‘덜 힘들게’ 만들어 달성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바람직한 습관,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시간과 반복


다들 알고있겠지만, 우선 어떤 행동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게 만드려면 많은 시간을 들여 여러번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후 산책하는 습관 들이기, 매일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먹는 습관 들이기 같이 비교적 간단한 행동들은 약 2~3달 동안 매일 반복하면 습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보다 복잡한 행동들, 예컨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조깅하기 같은 것들이 습관이 되려면 더 오랜 시간과 더 많은 반복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웬디 우드에 의하면 습관이란 ‘기억 시스템’이다. 즉 어떤 습관의 회로가 생기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한 번 자리잡으면 잘 없어지지도 않는다. 새로운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는 초반은 매우 힘들지만 조금씩 익숙해지고 나면 언제그랬냐는 듯 편해진다는 얘기다. 


의지보다 보상


이렇게 난이도가 높은 습관을 들이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이유, 목표의 중요성 등을 되새기거나 ‘나는 할 수 있다!’ 같은 다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목표의 중요성을 되새기거나 의지를 다지는 행동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편이다. 목표 달성의 중요성을 ‘몰라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하기 싫고 힘들어서 안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드에 의하면 정신적 무장보다는 무거운 몸을 움직이게끔 만드는 유인 또는 ‘보상’을 통해 행동을 조금이나마 즐겁게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예컨대 조깅의 경우 아무데서나 대충 달리기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좋아하는 장소에서 달린다든가, 목표치에 도달하면 특별히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가는 등의 보상을 마련할 수 있겠다. 즐거운 게임의 형태를 통해 학습 또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금이나마 어떤 행동을 하고싶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장애물 제거


또한 바람직한 행동을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장애물 또는 마찰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한 연구에 의하면 헬스장에 등록한 사람들의 경우 헬스장의 위치가 가까울수록 더 방문 빈도가 잦았고 위치가 멀수록 방문 빈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특히 헬스장이 8km 이상 거리에 있으면 일주일에 한 번 갈까말까 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 외에도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불량식품은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넣어 두는 대신 과일이나 야채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거나, 손질이 귀찮아서 과일과 채소를 먹지 않는 것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 손질된 것들을 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요는 행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가급적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와 어깨가 아프다는 점이 집중해서 일하는 행동을 방해해서 무엇보다 가장 편안한 자세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의자와 올바른 자세를 잡아주는 쿠션이나 지지대 등을 시험 중이다. 몸이 불편해진다는 장애물을 제거해서 한 번 앉으면 적어도 몇 시간은 집중해서 일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목표다. 

 

의외로 많은 학자들이 사람들에게 목표를 정말 달성하고 싶다면 의지력의 신화에 기대기보다 “당신의 의지력을 믿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신과 싸우서 이기는 게 한 두 번이라면 가능하지만 이런 초인적인 능력을 매일매일 발휘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자신과 싸우려 들다 보면 금방 지쳐 목표고 뭐고 다 포기하기 십상이다.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그 과정을 가급적 쉽고(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게끔 자동화 시키기) 재미있게(활동 자체를 즐겁게 만들거나 충분한 보상 곁들이기) 만들어야 한다는 점 기억해보자. 

 

※참고자료
-Ouellette, J. A., & Wood, W. (1998). Habit and intention in everyday life: The multiple processes by which past behavior predicts future behavior. Psychological Bulletin, 124, 54–74.
-Wood, W., Tam, L., & Witt, M. G. (2005). Changing circumstances, disrupting habit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8, 918–933.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게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법과 겸손, 마음 챙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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