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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가족 면회 불가능해지면서 뇌기능 악화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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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가족 면회 불가능해지면서 뇌기능 악화 '악순환'

2021.01.11 13:28
코로나19 중환자 뇌기능 악화되는 이유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는 인공호흡이나 진정제 사용, 가족간의 면회가 어려워서 겪는 소외감 등으로 섬망과 같은 뇌기능장애를 기존 호흡기질환 중환자보다 더 오래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가 다른 급성 호흡기질환에 걸렸을 때와 달리 뇌 기능 장애를 더 오래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호흡 치료나 진정제 사용 치료의 여파 외에도 가족과의 면회가 어려워 겪는 심리적 소외감 때문에 일시적인 혼란이나 의식불명 상태를 유지하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렌다 펀 미국 밴더빌트대 위중병 및 뇌기능장애와 생존 센터(CIBS) 정보품질관리 책임자와 라파엘 바데네스 스페인 발렌시아대 수술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이 과거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보다 급성 뇌기능장애를 더 오래 겪는 이유가 면회가 어려운 점과 진정제 사용이 늘어난 게 원인이라고 이달 8일 국제학술지 '랜싯 호흡기의학'에 발표했다.

 

중환자실에서 환자들은 의식 흐릿해지거나 인지 기능이 약화되고 비정상적인 행동과 떨림 등의 신경 증상을 나타내는 섬망이나 혼수상태를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 섬망은 중환자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섬망에서 회복해도 인지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4월 28일 이전까지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환자들이 기존의 다른 급성 호흡기질환 환자들과 비교해 섬망과 같은 뇌기능장애를 얼마나 겪는지 검사했다. 연구팀은 스페인 등 14개국 성인 중환자실 69개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2088명을 조사했다. 환자의 입원 기간 중 21일 동안 섬망과 혼수상태를 얼마나 오래 겪었는지, 어떤 조치를 받았는지 조사하고 28일 동안 환자가 받은 인공호흡 치료, 총 중환자실 입원 기간, 건강 상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환자 중 82%가 혼수상태를 10일 동안 겪었고, 55%는 섬망을 3일 동안 겪은 것을 발견했다. 가장 많은 환자에서 양쪽을 포함한 급성 뇌기능장애가 12일 동안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 결과에서 급성 호흡기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혼수상태는 4일, 섬망은 1일, 급성 뇌기능장애는 5일 동안 겪은 환자가 가장 많았다. 기간이 2배가 차이 나는 셈이다.

 

밴더빌트대 제공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는 섬망이나 혼수상태와 같은 뇌기능장애를 겪는 기간이 인공호흡치료를 받은 기간과 비례로 늘어났다. 시간에 따라 A의 혼수상태(짙은 파란색)과 섬망(붉은색)을 겪은 환자 비율이 B의 침습적 인공호흡 치료를 받은 환자(짙은 파란색) 비율과 비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밴더빌트대 제공

인공호흡이나 진정제를 통한 치료는 환자가 섬망을 겪을 확률을 높였고 면회는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이 조사한 2088명의 환자 중 88%는 입원 중 인공적으로 산소 공급을 받았고 그중 67%는 입원한 날 인공호흡 치료를 받았다. 벤조디아제핀을 주입받은 환자는 섬망을 겪을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5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조디아제핀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해서 수면과 진정 효과를 가져와서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로 쓰이는 약물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자체가 과거의 급성 호흡기질환보다 급성 뇌기능장애를 더 오래 일으키게 할 수도 있지만 치료 과정에서의 변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코로나19 중환자가 진정제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과 면회 금지에 따른 소외감을 겪은 것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대면이나 화상 통화와 같은 비대면 방식으로 가족의 면회가 허용됐던 환자는 섬망을 겪을 가능성이 30% 낮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펀 책임자는 연구 결과가 대다수의 중환자실에서 진정 치료 과정이 모범 지침에서 어긋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펀 책임자는 “조사한 병원 중 대부분에서 모범 지침을 숙지한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보고를 올린 것을 발견했다”며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진정제 부족이 우려됐고 폐 기능장애에 대응하기 위해 깊은 진정과 같은 조치가 필요했는데 이런 과정에서 뇌기능장애를 예방하려는 조치는 밀려났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프라티크 판다리판데 밴더빌트대 의료센터 마취학과 교수는 “환자들이 뇌기능장애를 겪는 기간이 늘어나는 상황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2차, 3차 코로나 유행에 들어서면서 중환자실이 진정제 사용을 줄이고 더 잦은 빈도로 깨우거나 호흡 훈련을 시키고, 안전한 대면 또는 비대면 방식의 면회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의를 환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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