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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부르는 급성심근경색, 금나노 칩으로 조기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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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부르는 급성심근경색, 금나노 칩으로 조기 진단

2021.01.21 13:03
재료硏, 혈액 1g 속 단백질 10억 분의 1 검출 칩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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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한국재료연구원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극미량의 단백질로 급성심근경색을 재빨리 진단하는 칩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나노바이오메드 리서치’ 창간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왼쪽). 오른쪽은 이 칩에 사용된 나노선 적층 기술 미국 특허 등록증이다. 한국재료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민감도가 크게 향상된 급성심근경색 진단용 칩을 개발했다. 

 

박성규 한국재료연구원 나노바이오융합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했을 때 혈액 속에 나타나는 극미량의 단백질을 검출하는 칩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존 기술로 검출할 때 필요한 최소 단백질 양의 30분의 1만 있어도 검출이 가능해 의료 현장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급성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막혀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줄고 결국 심장근육이 괴사하는 병이다. 급성심근경색이 발병하면 보통 2시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는 수술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 신속한 응급조치가 필요한 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급성심근경색 초기 단계에서 혈액 속에 생기는 단백질인 트로포닌(cTnI)을 바이오마커로 삼아 조기에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연구팀은 대기 오염물질을 검출하기 위해 만든 기존 칩을 이용했다. 이 칩에는 지름 40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길이 1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 분의 1m)인 은 나노선이 적층돼 있고, 은 나노선이 오염물질을 포착하는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단백질의 경우 은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은 나노선을 금 나노선으로 바꿔 칩을 개조했다.  

 

칩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바이오마커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해 단백질을 금 나노선에 고정한 뒤 형광물질이 묻은 또 다른 항체를 단백질 반대편에 붙였다. 그리고 금 나노선에 가시광선을 쪼였다. 

 

금 나노선이 가시광선을 흡수하면 플라즈몬 공명현상이 나타나면서 형광 신호가 증폭돼 단백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플라즈몬 공명현상은 자유전자들이 금속 표면에서 집단 진동을 일으키는 현상인데, 나노선이 흡수한 가시광선을 산란시켜 형광 신호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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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나노선을 수십 개의 작은 우물 구조로 만들어 하나의 칩으로 수십 개의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분석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사진은 연구팀이 만든 칩과 단백질(바이오마커)을 검출하는 원리다. 한국재료연구원 제공

시험 결과 이 칩을 이용하면 혈액 1g에 단백질이 0.1ppb(물질의 농도 단위로 1ppb는 10억 분의 1)만 있어도 검출이 됐다. 이는 기존 진단 방법으로 단백질을 검출할 때 필요한 최소량의 30분의 1 수준이다. 검출에 걸리는 시간도 2시간 이내로 기존 방법과 비슷했다. 

 

연구팀은 나노선을 수십 개의 작은 우물 구조로 배치해 하나의 칩으로 수십 개의 단백질을 동시에 분석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각 우물에 서로 다른 질병의 바이오마커가 되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를 붙여 두면 급성심근경색은 물론 패혈증, 난치성 암, 치매 등을 한꺼번에 진단할 수 있는 셈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급성심근경색과 패혈증 같은 질병을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어 사망률과 의료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국내 체외진단기기업체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 진출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독일 출판사 와일리(Wiley)가 1월 창간한 학술지 ‘어드밴스드 나노바이오메드 리서치’ 창간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또 나노선 적층 기술은 지난해 미국 특허 등록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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