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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위협소행성 '아포피스' 한국 우주개발 새 목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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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위협소행성 '아포피스' 한국 우주개발 새 목표 될까

2021.01.29 08:00
아포피스는 2029년 4월 13일 지구에 3만 1000km 까지 접근한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아포피스는 2029년 4월 13일 지구에 3만 1000km 까지 접근한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지구와 비슷한 주기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소행성 ‘아포피스’가 2029년 4월 13일 지구로부터 3만1000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한다. 지구에서 약 3만6000km 떨어진 정지궤도에 떠있는 천리안 위성보다도 더 가까운 거리다. 2004년 미국 과학자들이 처음 발견한 이 소행성은 지름 390m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크기만 하다. 아포피스가 북두칠성과 비슷한 밝기로 빛나며 지구의 밤하늘에 등장하기 앞서 2028년 12월 한국의 첫 소행성 탐사선이 아포피스 공전궤도로 날아간다. 이 탐사선은 한국이 독자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차기 개량형 모델에 실려 2026년 말 발사된다. 탐사선은 지구로 접근하는 아포피스 주변을 돌면서 지구 중력에 소행성의 자전 주기와 표면 구조가 바뀌는 모습을 생생히 전할 예정이다. 2029년 7월에는 소행성 표면에 가까이 접근해 초소형 탐사로봇을 내려놓고 시료 채취에 나선다. 소설 같은 이 이야기는 한국이 추진하는 첫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의 시나리오 일부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은 25일 대전 유성 천문연에서 열린 과학기술미래포럼에서 한국 우주 탐사의 전환점을 마련할 첫 소행성 탐사 계획을 공개했다.

 

● 태양계 비밀 직접 탐사할 수 있는 드문 기회

 

소행성은 태양계가 처음 형성될 때 환경을 비교적 잘 보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 과학자들이 소행성을 태양계의 화석으로 보는 이유다. 소행성에는 희토류나 희귀 광물이 많아 미래 자원의 보고로도 꼽힌다. 일부 소행성들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행성 방위 측면에서도 연구가 필요하다. 324일마다 한번씩 태양 주위를 도는 아포피스도 확률은 매우 낮지만 충돌 가능성은 상존한 지구위협 소행성으로 분류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2068년 지구와 아포피스가 충돌할 확률은 38만 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만에 하나 한반도에 떨어진다면 수도권 전체를 파괴할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가졌다.

 

소행성 탐사는 태양계를 연구하는 과학 임무 중에서도 가장 도전적인 과제다. 우주 공간을 수억 km나 날아가서 지름이 1km도 되지 않는 소행성에 정확히 안착하는데 첨단 과학과 수학, 기술이 동원된다. 우주 선진국들은 일찍부터 소행성 탐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납세자인 국민들에게 과학적 호기심을 유발하고 탐사 성공을 통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우주개발의 필요성을 알리는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지난달 지구에서 3억 4000만km 떨어진 소행성 ‘류구’의 흙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도 지난해 10월 3억 3400km 밖 소행성 ‘베누’의 표면에 다가가 암석 표본을 채집하는 데 성공했다.

아포피스는 인류가 탐험했던 다른 소행성보다 훨씬 가깝게 지구에 접근하는 만큼 ‘가성비(가격대 성능비)’ 좋은 소행성 탐사 기회라는 분석이다.

 

미국에서도 2023년 지구로 귀환하는 오시리스-렉스를 아포피스 탐사용으로 돌리자는 제안이 나왔다. 프랑스와 대만도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탐사가 제안됐다. 최 본부장은 “먼저 추진 의지를 보이는 나라가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며 “현재 국내 기술로 지구 화성 사이 소행성 벨트나 화성 너머까지 가기는 어려워도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 탐사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포피스 만한 천체가 지구를 스치듯 지나가는 것은 1000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나는 천문현상이다. 지금까지 관측된 바 없는 소행성이 중력에 의해 받는 다양한 영향을 볼 기회다. 아포피스가 지구에 접근하면 아포피스의 궤도와 자전 특성이 모두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문홍규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아포피스 양 끝에 작용하는 중력의 차이로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표면 흙이 흩날릴 수 있다”며 “그 결과 지표 아래가 드러나면 태양계 초기 비밀을 담은 소행성 내부를 들여다보는 과학적으로 매우 드문 기회를 얻는다”고 말했다.

 

● 발사체·위성 다음 단계의 우주개발로 구체화


한국은 올해 10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발사를 앞두고 있다. 독자 개발한 차세대중형위성을 3월 20일 발사하는 등 위성 분야에서도 세계 6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다음 단계의 우주개발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의 우주탐사 계획은 2022년 발사가 예정된 달 궤도선 사업과 2030년 달 착륙선 사업이 전부다.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선을 개발하면 두 사업 사이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제안이다. 다양한 우주탐사 사업을 통해 향후 개발할 우주발사체 성능과 사용 목적도 좀더 분명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도 소행성 탐사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2018년 마련된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는 소행성 탐사에 초소형 위성을 활용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 사업을 활용해 소행성 자원을 채취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발에 수년이 걸리는 우주탐사를 감안하면 늦어도 2022년에는 설계에 들어가야 한다. 우주개발 주체가 국가에서 민간 주도로 바뀌는 ‘뉴스페이스’를 감안한 민간 참여 확대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한국도 발사체와 위성기술 확보에 이어 다음 단계 우주탐사에 대해 구체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우리 기술을 바탕으로 국가 경제력과 과학적 성과를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 우주탐사를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논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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