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표지로 읽는 과학]벌거숭이두더지쥐도 ‘사투리’ 쓴다

통합검색

[표지로 읽는 과학]벌거숭이두더지쥐도 ‘사투리’ 쓴다

2021.01.31 06:00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9일자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달 29일 어딘가를 향해 소리치는 ‘벌거숭이두더지쥐’의 모습을 표지에 실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동아프리카에 사는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땅 밑에 굴을 파고 사는 설치류다. 약 300마리 정도가 무리를 지어 굴에서 살아간다. 포유류 가운데 예외적으로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체계적인 군집생활을 위해 이들은 식량을 보급하고 굴을 유지보수하는 일꾼 쥐와 굴에 침입하는 적과 싸우는 전투 쥐로 역할을 나눴고 번식을 담당하는 여왕 쥐 한 마리가 전체 무리를 통치한다. 


앨리슨 바커 독일 막스델브뤼크 분자의학센터 연구원팀은 개미나 벌처럼 군집 생활을 하는  벌거숭이두더지쥐가 조직적인 무리생활을 하는데 군집별로 형성된 '사투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사이언스에 29일 소개했다. 

 

연구팀은 벌거숭이두더지쥐들이 내는 소리를 분석해 군집 별로 고유의 ‘사투리’를 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벌거숭이두더지쥐들은 ‘삑’, ‘쯧’, ‘끙’, ‘으르렁’ 등 다양한 소리를 내는데 군집에 따라 내는 소리가 다르고 같은 군집끼리는 비슷한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벌거숭이두더지쥐 7개 무리, 166마리로부터 소리 데이터 3만 6000개를 얻었다. 이 데이터를 소리를 음향 특성에 따라 자동으로 분류하는 소프트웨어로 분류했다. 그 결과 인간 사회처럼 같은 언어권이나 국가 안에서도 지역별로 독특한 억양과 발음의 사투리가 별도로 발달한 것처럼 이들 무리도 같은 무리끼리는 비슷한 음향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벌거숭이두더지쥐들이 자신이 소속된 무리의 사투리에 반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무리의 소리를 들려줬다. 그 결과 다른 무리에서 확보한 울음소리보다 자신이 소속된 무리의 소리에 더 잘 반응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소리에 대한 응답률은 같은 군집에 살기만 한다면 나이, 성별에 관련 없이 비슷했다. 갓 태어난 벌거숭이두더지쥐를 다른 무리에서 키우게 했는데 6개월 안에 새로운 무리의 사투리를 익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무리의 여왕 쥐가 무리가 쓰는 사투리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험 중 우연한 사고로 여왕 쥐가 죽자 무리의 두더지쥐들은 다른 여왕 쥐가 나타날 때까지 쓰던 사투리를 쓰지 않았다. 새 여왕 쥐가 군림하자 군집에서 쓰는 사투리도 달라졌다. 이런 결과들은 벌거숭이두더지쥐들의 사투리가 유전이 아닌 문화적으로 형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게리 르윈 막스델브뤼크 분자의학센터 연구원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사투리를 갖는 것은 사회적 유대를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 + 3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