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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대상' 정쟁으로 위협받는 국내 백신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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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대상' 정쟁으로 위협받는 국내 백신 접종

2021.02.24 21:48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전북 군산시 코로나19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생산시설을 찾아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비교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전북 군산시 코로나19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생산시설을 찾아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비교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이틀 앞두고 정치권에서 ‘실험대상’이라는 격한 표현이 나오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두고 정쟁화해서는 안되며 국민들의 백신에 대한 신뢰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첫 백신 접종을 앞두고 불필요한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이미 ‘백신여권’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어 국내 상황과 대비된다. 

 

● 백신 접종 앞두고 정치정점화한 한국

 

‘실험대상’ 논란은 유승민 국민의힘 의원이 “일부 의료진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데 대통령이 먼저 맞아야 불신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원수가 실험대상인가”라고 맞받아치며 일파만파 커졌다. 방역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접종을 보류했고 1953년생으로 65세가 넘은 문재인 대통령이 접종 대상에서 제외되며 논란을 키웠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을 끌어들여 불안감에 접종하지 못하는 것처럼 정쟁화해서는 안된다”며 “저라도 먼저 맞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첫 백신 접종을 앞둔 상황에서 백신의 원활한 접종이 아닌 불필요한 ‘실험대상’ 논란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국민들의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접종을 앞둔 백신은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과 효과성이 검증되고 허가를 받은 것”이라며 “백신을 접종받는 국민을 실험대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영준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의 안전성을 두고 정치쟁점화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아무 의미도 없고 이득도 없다”며 “불필요한 논란은 오히려 백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낮추는 것이며 백신 접종을 쟁정화하는 것은 마이너스”라고 잘라 말했다. 

 

● 유럽선 봉쇄 해제 검토 넘어 ‘백신여권’ 논의 급물살

 

3개월 가량 일찍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한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서는 봉쇄 해제를 넘어 ‘백신여권’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첫 백신 접종을 앞둔 가운데 정치권에서 ‘실험대상’ 논란으로 어수선한 국내 상황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았다는 증명서를 도입할지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감염병 확산 초기에 거론됐던 ‘면역여권’ 개념과 유사한 것으로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의 경우 해외 여행이나 극장, 술집과 같은 장소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블룸버그의 코로나19 백신 트래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2월 9일 기준 1280만6587회분이 접종됐다. 유럽연합(EU)의 1721만7617회분까지 포함하면 유럽에서만 약 3000만회분의 접종이 이뤄졌다. 미국은 2월 9일 기준 4314만599회분, 이스라엘은 564만6894회분의 접종이 진행됐다. 

 

아이슬란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소지한 사람들은 입국시 자가격리나 진단검사를 받지 않고 입국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의 상당 부분을 관광에 의존하고 있는 그리스도 올해 여름 EU 차원에서 ‘백신여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다만 ‘백신여권’ 도입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멜린다 밀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백신여권은 실행 가능하지만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의 차이 확인, 국제 표준화, 개인 데이터에 대한 보안 유지, 윤리적 기준 충족 등 다양한 조건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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