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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1단 300t 엔진 101초 연소 성공…10월 발사 향해 순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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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1단 300t 엔진 101초 연소 성공…10월 발사 향해 순항 중

2021.02.25 17:00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5일 1단에 탑재될 300t급 액체엔진 연소시험에서 100초 연속 연소에 성공했다. 고흥=김우현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5일 1단에 탑재될 300t급 액체엔진 연소시험에서 101초 연속 연소에 성공했다. 고흥=김우현

한국이 독자 개발하고 있는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1단에 탑재될 300t급 액체엔진이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101초 연속 연소에 성공했다. 지난달 28일 첫 연소시험에서 30초 연소에 성공한 데 이어 이날 두 번째 연소시험에서는 시간을 3배 이상 늘렸다. 이번 성공으로 누리호는 올해 10월 첫 발사를 위한 여정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이날 연소시험을 총괄한 오승협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오늘 연소시험은 실제 발사와 동일한 과정으로 진행됐다”며 “당초 계획대로 101초 동안 정상적으로 연소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연소시험은 오전 10시 31분 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시험에 돌입했고, 오후 1시 산화제와 연료를 동시에 충전하기 시작해 오후 2시 41분 시험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1단에 탑재될 300t급 액체엔진 101초 연속 연소 성공 (조승한 기자 제공)

오후 2시 55분 드디어 300t급 액체엔진에 불이 붙었고, 동시에 우레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며 거대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엄청난 양의 흰 연기는 순식간에 상공으로 퍼져나갔다. 연소시험장과 1.2km 떨어진 연구동에서도 엔진의 위력은 충분히 느껴졌다. 오 부장은 “1단 엔진에는 산화제 90t, 연료 40t을 채웠다”며 “초당 1t씩 태운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시험은 누리호 1단의 실제 발사체와 완전히 똑같은 인증모델(QM)을 이용해 성능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누리호는 길이 47.2m, 무게 200t으로 1단 엔진을 비롯해 75t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 2단 엔진과 7t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 3단 엔진이 장착된 3단형 로켓이다. 1.5t 무게 인공위성을 고도 600~800km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개발에 1조9572억원이 투입됐다.


누리호 1단은 75t 엔진이 하나 장착된 2단과 7t 엔진을 단 3단에 비해 추력이 크고 구조가 복잡해 기술적으로 개발하기가 가장 어렵다. 핵심은 엔진을 묶어 하나의 엔진처럼 만드는 클러스터링 기술이다. 1단에 쓰이는 4기의 75t 엔진이 마치 1기 엔진처럼 작동하듯 성능을 내야 한다. 하나라도 추력이 어긋나는 순간 발사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시험에서는 4기가 모두 한 몸처럼 정확히 작동됐다.

 

각 엔진에 공급되는 연료와 산화제를 정확히 제어해 공급해야 하고 엄청난 화염을 내뿜으며 다른 엔진에 영향을 주는 엔진들끼리의 수평과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24년 인류를 달에 보낼 때 쓰기 위해 개발중인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 발사체도 지난달 18일 4개 엔진을 함께 점화하는 첫 클러스터링 연소시험 중 80초 만에 멈춰 시험을 중단했을 정도로 까다로운 기술이다.

 

엔진은 커질수록 만들기 어려워 세계 우주 선진국들도 SLS처럼 엔진 여러 개를 묶어 큰 추력을 내는 클러스터링 방식을 활용했다. 미국의 아폴로 계획을 성공시킨 새턴V 엔진, 유럽의 아리안 발사체, 러시아 소유스 발사체 모두 클러스터링 로켓이다.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재사용로켓 팰컨9은 86t 추력의 멀린 엔진 9기를 묶었다. 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 3기를 묶어서 발사하는 팰컨 헤비도 개발했다. 클러스터링은 누리호처럼 엔진 하나를 개발해 여러 단에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날 연소시험은 지난달 28일 30초 연소시험에 이은 2차 시험이다. 실제 발사에 쓰는 자동 발사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진행됐다. 지난달 1차 연소시험에서는 75t 엔진 4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초기 성능을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추진제 공급 시스템, 발사체 제어 시스템 등이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최종적으로는 다음 달 진행될 127초 연소시험까지 성공해야 한다. 누리호가 실제로 발사돼 우주에 올라가면 1단의 추진제를 모두 태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127초다.  3월 말 누리호 1단이 실제 비행하는 시간인 약 127초간 1단 추진제를 모두 쓰는 최종 시험만이 남았다.

 

오 부장은 이날 “엔진 4기가 설계범위 2% 내에서 균일한 성능을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1단 최종 연소시험이 한번 더 남아있지만 오늘 시험이 누리호 1단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누리호 발사의 7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1단 시험이 잘 진행되면 10월 발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이날 누리호를 하늘로 쏘아올릴 제2 발사대도 공개했다. 제2발사대는 나로호 발사에 쓰인 제1발사대와 별도로 만든 발사대다. 높이가 약 45.6m로 누리호의 길이 47.2m와 비슷하고 1, 2, 3단 엔진에 연료, 산화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제2발사대는 겉모습부터 제1발사대와 달랐다. 2, 3단 엔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타워 형태로 만들어졌다. 제2발사대는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할 ‘엄빌리칼’ 케이블 7개를 누리호에 연결한다. 엄빌리칼 케이블은 총 7개로 1, 2, 3단 엔진에 연료용 케이블과 산화제용 케이블이 각각 1개씩 연결된다. 나머지 1개는 전기 공급용 케이블로 2단에 연결돼 발사체 전체에 전기를 공급한다. 발사체가 최고 추력에 도달할 때까지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해 줄 지상 고정 장치, 발사체 이륙 시 엄빌리칼 케이블을 빠르게 수납해 발사체와의 충돌을 방지하는 엄빌리칼 케이블 수거장치도 있다.

 

강선일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발사대팀장은 ”제1발사대는 러시아에 설계 도면을 받아 제작했다면 제2발사대는 초기 개념을 잡고 설계, 도면 작성 등 모든 과정을 직접 했고 부품도 모두 국내 기술로 자체 제작했다“며 ”오는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누리호의 최종 인증모델로 연료를 주입하고 인터페이스를 검증하는 등 엔진 점화 직전 단계까지 시험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누리호는 비행모델(FM) 최종 조립을 마치는 대로 올해 10월 첫 도전에 나선다. 내년 5월에는 무게 200kg 성능검증위성을 싣고 발사될 예정이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현재 조립동에서 누리호 비행모델을 조립 중”이라며 “7월까지 조립을 끝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누리호 개발에는 전체 조립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엔진 제작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대 제작에 참여한 현대중공업 등 국내 산업체도 300곳 이상 참여했다. 누리호 예산 중 산업체에 집행한 예산만 1조 5000여억원이다.

 

이날 테스트는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청와대 관계자들도 지켜봤다. 취임 후 처음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한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도 이날 시험을 지켜봤다. 최 장관은 “많은 연구자들과 산업체 관계자들이 땀흘려 노력해 온 결과 오늘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기쁘다”며 ”올해 10월 누리호 발사가 차질없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고흥=김우현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5일 누리호 1단 엔진 연소시험 고흥=김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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