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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티켓 2장을 잡아라…AI대학원 설립 총력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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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티켓 2장을 잡아라…AI대학원 설립 총력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2021.03.08 07:00

삼성, 웨스턴디지털 등에서 현장 경험 쌓은 전문가 영입

논문 204편, IF 총합 728.8…지난해 대비 전임 교원 2배 늘려

 

전 세계적으로 AI 전문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발주자로 AI대학원 설립을 준비 중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지난해 대비 AI 전문가를 2배 가까이 늘렸다. 왼쪽부터 박경준 DGIST AI협업센터장과 7월 DGIST에 부임하는 송진영 박사, 김용준·진경환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 DGIST 제공
전 세계적으로 AI 전문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발주자로 AI대학원 설립을 준비 중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지난해 대비 AI 전문가를 2배 가까이 늘렸다. 왼쪽부터 박경준 DGIST AI협업센터장과 7월 DGIST에 부임하는 송진영 박사, 김용준·진경환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 DGIST 제공

“최근 전 세계 인공지능(AI) 연구는 총성 없는 인재 전쟁입니다.”


지난달 9일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읍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만난 박경준 AI협업센터장(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은 “지난 1년간 AI의 ‘숨은 고수’를 영입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며 “인공신경망 알고리즘 개발 같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국내 대학에는 드문 하드웨어 전문가까지 골고루 포진시켰다”고 말했다. 

 

지난해 8명이었던 AI 전임 교원은 올해 7월이면 15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최근 5년간 이들이 AI 분야 톱티어 학회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은 204편, 임팩트팩터(IF·피인용 지수)를 모두 합치면 728.8이다. 

 

DGIST는 이들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AI대학원 설립에 힘을 쏟고 있다. 2019년 4개 과학기술원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연 KAIST AI대학원의 전임 교수가 13명, 2020년 개원한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AI대학원 전임 교원이 각각 7명, 9명이다. 

박경준 DGIST 교수. DGIST 제공
박경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AI협업센터장(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은 “AI 연구의 핵심은 결국 인력”이라고 말했다. DGIST는 지난해 대비 AI 전문가를 2배 가까이 늘렸다. DGIST 제공 

박 센터장은 “대구 소재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생산라인의 데이터를 수집해 자동으로 불량품을 골라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이미 AI를 이용해 지역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있다”며 “AI대학원이 설립되면 기술 개발부터 산업체 적용까지 AI 생태계 구축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DGIST의 AI 연구를 이끌 정보통신융합전공 소속 전문가 3인을 만났다.

 

진경환 DGIST 교수. DGIST 제공
영상 신호처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인 진경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 진 교수는 DGIST 부임 전 삼성리서치에서 비디오 영상 신호처리 기술을 연구했다. DGIST 제공
○ 진경환 “‘알파고’ 등장 전부터 알고리즘 짜며 AI 연구”

지난달 부임한 진경환 교수는 신호처리 전문가다. 부임 전에는 AI, 6세대(6G) 이동통신 등 삼성 선행 기술의 핵심기지로 꼽히는 삼성리서치에서 비디오 영상 신호처리 기술을 연구했다. AI를 이용해 영상의 해상도를 높이고, 카메라의 이미지처리장치(ISP) 성능을 개선했다. 최근 갤럭시 S21을 히트시킨 ‘AI지우개’ 기능도 영상 신호처리 기술에서 나왔다. 


그가 AI에 발을 들인 계기는 ‘AI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의 영향이 컸다. 2012년 힌턴 교수는 AI 딥러닝 구현 기술 중 하나인 심층신경망 관련 논문을 발표했는데, 당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에서 알츠하이머병 전조 단계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던 진 교수는 이 논문을 접한 뒤 본격적으로 딥러닝을 파기 시작했다.

 

그는 “구글의 ‘알파고’가 등장하기 전이었고, 텐서플로(구글의 오픈소스 AI 플랫폼)도 없던 시절이어서 직접 알고리즘을 짰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완성한 연구는 당시 MIT 테크놀로지리뷰에 실리며 주목받았다.

 

진 교수는 2016년 유럽연합(EU)의 마리퀴리 장학생에 선발돼 장학금을 받고 3년간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지냈다. 2017년 신호처리의 오래된 난제인 역문제(신호가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문제)를 심층신경망을 이용해 해결한 논문은 2019년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신호처리학회(SPS)에서 최근 3년간 가장 뛰어난 논문으로 선정됐다.   

 

그는 “신호처리 이론은 오래된 정보통신 이론이지만, 여기에 딥러닝을 접목하면 새로운 AI 기술이 나온다”며 “카메라 영상의 화질 개선 등 실제 상용 기술로의 응용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김용준 DGIST 교수. DGIST 제공
김용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는 DGIST 부임 전 미국 웨스턴디지털에서 머신러닝을 이용해 메모리가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DGIST 제공
○ 김용준 “머신러닝은 최적화된 모델 찾는 것”

김용준 교수는 2004년 석사학위를 받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입사해 플래시메모리 연구에 매달렸다. 플래시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가 매년 2배씩 늘어난다는, 당시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의 성을 딴 ‘황(黃)의 법칙’이 등장할 만큼 반도체 기술이 급성장하던 때였다. 늘어난 집적도만큼 플래시메모리 공정은 미세해졌고, 저장된 데이터에는 오류가 잘 생겼다. 이를 해결하는 게 그의 일이었다. 


4년간 반도체 현장을 경험한 그는 미국 유학길에 올라 2016년 카네기멜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머신러닝을 본격적으로 파고든 것도 이때였다. 김 교수는 “머신러닝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방대한 연산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며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관점에서는 소비 전력량이 큰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1위 하드디스크 제조업체인 웨스턴디지털에 스카우트돼 머신러닝을 이용해 메모리가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는 IEEE 데이터 저장 최우수 논문상, IEEE 국제회로설계학회 최우수 논문상, 제31회 삼성반도체기술심포지엄 최우수 논문상 등 다수의 상을 휩쓸었다.

 

김 교수는 “머신러닝의 핵심은 최적화된 모델을 찾는 것”이라며 “데이터나 연산 결과를 주고받기 위해 통신 효율을 높이는 알고리즘도 머신러닝을 이용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7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부임하는 송진영 박사. 송진영 제공
올해 7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부임하는 송진영 박사. 그는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 전문가로 현재 KAIST 연구교수로 있다. 송진영 제공
○ 송진영 “테슬라도 자율주행차에 사고 데이터는 학습 못 시켜”

송진영 박사는 올해 7월 DGIST에 부임한다. 지금은 KAIST 연구교수로 있으면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오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차의 사고를 막을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도로에서 사고 데이터를 수집해 AI에 학습시키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자율주행차 개발에서 가장 앞선 테슬라도 예외 상황 대처 기술 개발이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차 연구용 오픈소스 시뮬레이터인 ‘칼라(CARLA)’를 이용해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들을 AI에 학습시킨 뒤 인간의 전략을 모방하는 ‘이미테이션 러닝’을 이용해 자율주행차가 사고에 대처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경력단절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미국 미시간대 박사과정 중 출산을 하면서 2년간 육아로 휴직하며 사실상 학업을 포기해야 할 위기도 있었다. 그는 귀국 후 KAIST 소속으로 미시간대와 원격으로 연구하며 결국 지난해 박사학위를 거머쥐었다.

 

그는 “AI는 융합 학문”이라며 “DGIST가 융합대학을 표방하고 있고 뇌과학 분야 연구도 매우 뛰어나 AI와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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