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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빨판, 벼룩 뒷다리, 파리지옥 이빨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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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빨판, 벼룩 뒷다리, 파리지옥 이빨의 공통점은?

2014.05.16 03:00
영국 탈린공대 연구팀이 개발한 수중촬영용 로봇. 바다거북처럼 4개의 물갈퀴를 달아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 탈린공대 제공
영국 탈린공대 연구팀이 개발한 수중촬영용 로봇. 바다거북처럼 4개의 물갈퀴를 달아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 탈린공대 제공

 

  수심 1m의 평화로운 수조 속. 어기적거리며 바닥을 기어가던 문어가 다리를 뻗어 돌을 더듬는다. 먹잇감을 찾는 중이다. 그 순간 다리로 전해지는 낯선 감촉. 문어는 돌 틈새를 향해 물을 뿜어 물고기가 튀어 오르게 만든 다음 재빨리 다리로 한 바퀴 감았다. 다리에 달린 빨판은 물고기를 옴짝달싹 못하게 꽉 붙잡았다. 사냥 성공이다. 

 

  문어 다리는 생체모방 공학자들에게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다리 하나에 200여 개의 빨판이 달려 있어 움켜쥐는 힘이 강할 뿐 아니라 부드럽게 휘어져 수술용 로봇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공동연구진은 문어 빨판이 죽은 먹잇감을 잡을 때보다 살아 있는 먹잇감을 틀어쥘 때 4배 더 강한 흡착력을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빨판이 자신의 몸에는 들러붙지 않도록, 즉 자신의 몸에 닿을 때는 흡착력이 ‘0’이 되도록 설계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문어가 이처럼 빨판의 힘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이유는 피부 표면에서 기름 성분의 화학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커런트바이올로지’ 15일자 논문에서 “화학물질이 분비되는 양에 따라 빨판의 부착력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중로봇 개발에는 바다거북이 좋은 모델이다. 바다거북은 다리 4개를 각각 움직여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방향을 바꾼다. 지난해 영국 탈린공대 연구진은 바다거북의 다리를 본떠 로봇 몸체에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물갈퀴 4개를 달아 거북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프로펠러가 달린 수중로봇은 바닥에 쌓인 침전물을 일으켜 물을 혼탁하게 만드는 반면 거북로봇은 다리로 헤엄쳐 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머리에 카메라를 달자 거북로봇은 훌륭한 수중 촬영용 로봇으로 변신했다. 

 

문어가 빨판의 힘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원리를 본떠 유연하지만 쥐는 힘이 강한 수술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 위키피디아 제공
문어가 빨판의 힘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원리를 본떠 유연하지만 쥐는 힘이 강한 수술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 위키피디아 제공

  조규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벼룩의 뒷다리에 주목했다. 벼룩의 다리는 펴는 근육, 접는 근육, 방아쇠 근육의 3가지로 구성된다. 다리를 접은 상태에서는 접는 근육에 모든 에너지가 모여 있다. 하지만 벼룩이 다리를 펴 방아쇠 근육이 수축되면 에너지는 펴는 근육으로 옮겨가고 벼룩은 이 힘으로 몸길이의 100배가 넘는 높이를 뛰어오른다. 

 

  조 교수팀은 형상기억합금 스프링으로 벼룩의 세 근육을 만들어 벼룩의 다리 구조를 그대로 본뜬 벼룩로봇을 만들었다. 벼룩로봇은 몸길이 2cm인 초소형 로봇이다. 벼룩로봇은 자신의 몸길이의 30배가 넘는 높이를 뛰어오르는 데 성공했다. 조 교수는 “벼룩로봇은 장애물이 많은 지역을 정찰하는 정찰용 로봇으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식물의 움직임도 모방의 대상이다. 가령 파리지옥은 곤충이 잎에 앉는 순간 0.1초 만에 잎을 닫아버린다. 이는 잎에 있는 섬유질의 구조가 세 겹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인데, 먹잇감이 잎에 앉는 순간 맨 위와 맨 아래 섬유질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져 마치 똑딱 핀이 순식간에 접혔다 펴지는 것처럼 입을 열었다 닫는다. 파리지옥의 섬유질을 모방해 인공 파리지옥을 만들면 모양을 변형시키는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안면마비 환자에게 웃음을 찾아줄 수 있는 인공근육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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